• 경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모습. 이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 구 모 씨가 성희롱 문제로 사직한 뒤 잠적했다.
    ▲ 경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모습. 이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 구 모 씨가 성희롱 문제로 사직한 뒤 잠적했다.

    “지난 연주회 때 팬티가 햐얀색이던데?”


    한 교향악단 지휘자가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 자리에서
    자신의 여성 단원에게 공개적으로 던진 [말]이다.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가
    여성 단원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성희롱을 했다 결국 사표를 내고 잠적했다.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 소속 도립 교향악단이다.

    이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 구 모 씨(43)는
    지난 4월 16일 여성 단원 2명, 남성 단원 3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가운데
    한 여성 단원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너 지난 연주회 때 팬티가 하얀색인 것을 봤다.”
    “너 휴대폰 보니까 예쁜 친구들 많던 데 소개해 줘.
    친구들 더러,
    소개팅 안 하면 니 연봉이 깎이거나 짤린다고 얘기해라.”


    구 씨의 발언에 수치심을 느낀 피해 여성 단원은 바로 <경기도 감사관실>에 진정을 냈다.

    구 씨는 문제가 커졌다고 생각했는지,
    지난 10일 교향악단 단원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공개 사과를 했다.

    피해 여성 단원은 사과를 받고 진정을 취소했지만, 그의 동료들은 구 씨를 용서하지 않았다.
    동료들은 “구 씨의 성희롱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구 씨는 이에 지난 15일 사표를 제출하고 잠적한 상태라고 한다.
    지역 언론 등은
    “경기지역 문화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구 씨가 부임 3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고 전하며,
    그의 [부적절한 행동]을 질타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 측은 구 씨 문제가 “단순히 성희롱이 아니다”는 설명이다.

    “구 씨가 사표를 낸 것은 교향악단의 화합을 이끌어 내지 못한 책임을 진 것이다.
    강 씨의 사표 수리는 내주 중 이사회를 열어 결정할 예정이다.”


    구 씨는 경기도가 직접 나서 스카우트해 [모셔온] 지휘자라고 한다.

    국내 Y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구 씨는 대학원을 그만 두고 독일로 가서 음악을 배운다.
    이후 15년 동안 독일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를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해 말보도 담배와 코카콜라를 버렸고,
    윤이상을 존경하는 철학적 음악가”로 소개하며 [극찬]하기도 했다.

    2006년 뒤늦게 운동권 출신 여성과 결혼했다고 한다.
    2009년부터 한 지방 광역시의 교향악단 지휘자를 맡을 때는
    그의 부인이 "그 곳이면 괜찮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초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2월 재계약을 했다.
    임기는 2015년 2월까지였다.

    구 씨가 소속돼 있던 <경기 문화의 전당>은 <경기문화재단>에서 관리한다.
    현재 <경기문화재단>은 배우 출신 조재현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