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후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 곳곳에 한국의 미 단장 눈길
  • [워싱턴=안종현 특파원]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방문 중 하이라이트는 단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회담을 마친 7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푸짐한 만찬 파티가 열렸다.

    한미동맹 6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한국전쟁에 참전해 함께 피를 흘려준 미국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직접 마련한 자리다.

     

    만찬을 즐기던 참석자들의 눈이 일순간 한 곳으로 쏠렸다.

    아이보리 두루마기에 비취색 치마를 매치한 우아한 한복을 입은 동양 여인.
    박 대통령이었다.
    금박 동정에 철쭉색 옷고름이 눈에 도드라진다.
    몇 시간 전 정상회담에서 입었던 푸른색 재킷 차림과는 전혀 다른 모습.


  • 이날 박 대통령의 한복 패션은,
    평소 화려하지 않은 박 대통령 평소 스타일을 반영한 한국에서의 한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잔뜩 멋을 낸 화려한 자태.
    밝은 색감의 두루마기에는 화려한 꽃무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그것도 미국 땅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적극 어필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국내 언론사 편집국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앞으로 해외순방을 통해 직접 문화홍보대사의 역할을 하며
    우리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고 아름다움을 공유하는 기회를 갖겠다”



    행사장 주변도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갖가지 장식으로 꾸며졌다.

    박 대통령의 한복을 디자인한 김영석 씨가 따로 제작한 꽃문양이 새겨진 테이블보.
    그리고 색동 옷고름 매듭을 응용한 냅킨 홀더는 박 대통령의 패션과 한껏 어우러졌다.

    한국의 대표적인 곡선미를 담은 행사장에 쓰일 기왓장 등도 직접 한국에서 공수해 온 것이다.

  • 반응은 뜨거웠다.

    만찬장에 입장하는 박 대통령을 기립박수로 맞이하던 참석자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바빴다.

    미 국방장관 부부, 정무차관, 그리고 다수의 상-하원 의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 같은 반응은 만찬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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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의 이날 한복 전략은
    취임식에서 밝혔던 국정운영의 4대 과제 중 [문화융성]의 일환이다.

    한국의 문화를 마음껏 과시하고 한류전도사로 거듭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다.
    여기에 앞으로 경제-군사적 관계가 더욱 깊어질 미국과의 교류에서,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시켜 윤활유 효과를 내겠다는 깊은 뜻도 내포돼 있다.

     

    “과거 군사동맹과 경제동맹으로 발전해 온 한미 동맹관계가
    이런 문화행사를 계기로 문화동맹 관계로 진일보하길 바란다.”

        - 서미경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