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강제북송반대 운동 '활활'..UN 北인권 결의안 통과로 이어져"박선영 이사장의 인권과 정의에 대한 헌신, 용기가 큰 힘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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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석우 물망초 이사(전 통일원 차관)  ⓒ 이종현 기자
    ▲ 김석우 물망초 이사(전 통일원 차관) ⓒ 이종현 기자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당시 국회의원)이 작년 2월 14일 오전 7시 반 전화를 걸었다.

    [재중탈북자 31명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강제송환]될 것이라는
    <동아일보> 1면 톱 주성하 기자의 보도에 대해
    우리 시민들이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호소였다.

    박 이사장은 시간을 늦추거나 장소를 편한대로 정하면
    한국민들의 절실한 심정은 희석되어 버린다고 하면서,
    당장 그날 오후 중국의 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자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시민단체와 종교단체의 활동가들에게 황급하게 집회참석 호소 사발통문을 띄웠다.

    오후 2시, 3백 명의 시민들이 모여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정부가
    자신들이 가입한 난민조약상의 [강제송환 금지의무]를 준수하라고
    한국어-영어-중국어로 호소하였다.

    중국의 국기훼손과 같은 과격행위는 일체 삼가하는 선량한 시민들의 집회가
    100일 이상 같은 장소에서 오후 2시와 7시 두 번씩 이어졌다.

    국내 주요언론 매체들이 매일 크게 보도하였고,
    <CNN>, <뉴욕타임스>, <아사히신문> 등 외신들이 앞 다투어 보도하였다.

    집회 일주일 되던 날 박 이사장은 단식에 돌입하였다.


  • ▲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 뉴데일리DB
    ▲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 뉴데일리DB

    단식 12일만에 체력이 떨어진 박 이사장이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실려가자
    언론의 보도는 최고조에 달하였다.

    과연 언론의 힘은 위대하였다.
    온 지구가 재중탈북자의 [강제송환의 불법성]과 [북한인권의 참혹상]을 손금 보듯 알게 되었다.

    한국정부가 우려하던 역효과는 기우에 불과하였다.
    정부 관료나 외교관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 것이다.

    바로 집회시작 40일 만인 3월 22일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투표 없는 콘센서스로 통과시켰다.

    다시 1년 후 금년 3월 21일 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더욱 강력한 결의안을 콘센서스로 쉽게 통과시켰다.

    인권위 참가 외교관들에게 이제는 일일이 북한인권침해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없어졌다.

    중국대사관 집회보도를 통해 북한인권의 참혹상은 잘 알려졌고,
    따라서 이제 외교관들은 바로 문제해결 방안을 논의하자고 하였다.

    북한주민과 재중탈북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국내외 인권활동가들의 노력이 드디어 큰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한 수많은 인권활동가들의 노력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갑작스런 성과가 나타날 수 없다.


  • ▲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 이종현 기자
    ▲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 이종현 기자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박 이사장의 인권과 정의에 대한 헌신,
    자신의 몸을 던지는 용기,
    시민들의 동참과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는 정확한 타이밍과 방법의 선택이 없었더라면,
    북한 개선노력은 상당기간 지루한 과정을 더 거쳤을 수도 있었다.

    [북한인권문제]는 국제여론의 극적인 반전으로
    이제 [북핵문제와 같은 수준]의 현안으로 부각되었고,
    그만큼 박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시민운동의 역사적 의의는 매우 크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자발적 시민운동이 이렇게 완벽하게 성과를 거둔 적은 많지 않다.

    그만큼 한국 시민운동사, 민주주의 역사에 기념비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수많은 탈북자와 북한동포의 인권이 완전하게 보장될 때까지
    박선영 이사장과 선량한 시민들이 이끄는 <물망초>는 선구자적 임무를 져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그러한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이사장의 시민운동이 이렇게 국내외적으로 높은 호응을 획득하였기에
    작년 5월 22일 발기인총회를 거쳐 사단법인 <물망초>를 발족시켰다.


  • ▲ 물망초 학생들의 공연. 2013. 4. 29 ⓒ 이종현 기자
    ▲ 물망초 학생들의 공연. 2013. 4. 29 ⓒ 이종현 기자

    1년의 짧은 기간 동안
    [물망초 학교 개교],
    [치과 병원 봉사],
    [탈북대학생 2명의 미국유학],
    [국군포로 간담회 개최],
    [탈북청소년에 관한 세미나 개최],
    [물망초 인권연구소 발족] 등과 같은 수많은 일을 실현하였다.

    일천한 경험 때문에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으나,
    사회각계의 뜨거운 관심과 회원들의 열정과 자발적 참여가
    단기간 내에 그러한 과업들을 성공시키는 동력이 되어주었다.

    지나간 성과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과제와 임무가 태산같이 앞에 놓여있다.

    아무리 그것이 어렵고 많다 하여도,
    초심을 잃지 않고 회원들의 힘을 모으고 사회의 지지를 얻어내면
    불가능은 없을 것이다.

    <물망초>는 이제 한국 민주주의 시민운동사의 한 획을 긋고,
    인권 사각 지대로 불리던 동북아지역에서 어린이와 병들고 약한 자들을 보듬어서
    주위를 밝혀주는 큰 등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