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 북핵 방어할 체계…현실화 어려워
  • 적이 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이 보이면 선제 타격한다는 [킬 체인(Kill Chain)],
    핵무기를 가진 상대와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ance Destruction)]로
    억제한다는 [대응 핵무장].

    김정은 패거리의 핵무기 개발에 대응할 우리나라의 대안은 무엇일까? 


    2013년 2월 국방부 “킬 체인 만들어 북핵 대응” 발표


    지난 2월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국방부는 즉각 “킬 체인 시스템 구축계획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 ▲ 우리 군이 2015년 이내로 구축한다는 '킬 체인'의 개념도. [그래픽: 연합뉴스]
    ▲ 우리 군이 2015년 이내로 구축한다는 '킬 체인'의 개념도. [그래픽: 연합뉴스]



    [킬 체인(Kill Chain)]은 도발하려는 적을 선제 타격하는 방어시스템을 일컫는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2015년까지 이 [킬 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이를 더 빨리 도입한다는 말이다.

    [킬 체인]은 기본적으로 정찰위성, 정찰기, 공중조기경보기 등으로
    북한군의 미사일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고, 표적을 포착한 뒤
    30분 안에 목표를 타격한다는 것이다.

    타격 수단은 사정거리 1,500km인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에서부터
    사정거리 500km의 공중발사 크루즈 미사일인 <타우러스>, <JDAM>, <슬램-ER> 등 다양하다.

    우리 군의 [킬 체인]은 2021년 해상도 30cm(사진 1픽셀의 크기가 가로 세로 30cm)의
    정찰위성을 배치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우리 군은 이 [킬 체인]을 통해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
    소형 핵탄두 장착 미사일,
    공중발사 핵무기 등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2014년까지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감시-탐지-타격결심-타격 등 사실 모든 게 문제다. 


    [킬 체인]에 필요한 [미군] 없이 가능할까? 


    이 [킬 체인]에서 중요한 것은 적의 동향 파악과 실시간에 가까운, 빠른 대응체계다.

    먼저 우리 군은 적의 동향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파악할 능력이 모자란다.

  • ▲ 미국의 대표적 정찰위성 'KH-12'. 키홀 위성이라 부른다.
    ▲ 미국의 대표적 정찰위성 'KH-12'. 키홀 위성이라 부른다.



    미국은 <KH 시리즈> 광학위성,
    구름 아래까지 관찰할 수 있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자기장 탐지(MAD)] 위성 등
    수백 기의 정찰위성을 통해 북한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90분에 한 번씩 지구궤도를 [스쳐가는] 광학위성 한 두 기뿐이다.

    정찰기도 미군은 <CIA>가 운영하는 <U-2S>에다,
    지상의 움직이는 물체를 대부분 파악할 수 있다는 <E-8 조인스 스타즈>를 보유하고 있다.

    20km 가까운 고도 위를 수십 시간 동안 날 수 있는 <글로벌 호크>,
    스텔스 무인정찰기인 <센티넬>도 있다.
    몇 년 안에는 한 번 떠오르면 2주 동안 체공 가능한 <글로벌 옵저버>도 배치할 계획이다.

  • ▲ 미국이 개발중인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 옵저버'의 운용개념.
    ▲ 미국이 개발중인 고고도 정찰기 '글로벌 옵저버'의 운용개념.



    반면 우리나라는 20년 전에 도입한 <금강․백두> 정찰기에 <RF-4>, <RF-5> 정찰기가 전부다.
    <글로벌 호크>를 도입해도 그 숫자가 넉넉하지 않다.

    <피스아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가 있지만
    이것이 <E-8 조인트 스타즈>와 같은 역할을 해내기는 어렵다. 


    적 미사일 [사냥], 가장 필요한 건 [사람]


    대응 능력과 타격 능력도 그렇다.

  • ▲ 스커드 미사일 이동발사차량(TEL). 스커드 미사일은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차량에서 발사한다.
    ▲ 스커드 미사일 이동발사차량(TEL). 스커드 미사일은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차량에서 발사한다.

    북한군은 현재 9개 여단 규모의 [통상 미사일 부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여단은 3개 대대 27대의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동식 발사차량]만 243대에 이른다.

    이 [미사일 여단]은 <스커드-C>, <노동>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별도로 있다는 1개의 [장거리 미사일 여단]은
    50여 기의 <무수단> 미사일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 북한 '무수단' 미사일과 발사차량. 지금까지 발사시험을 한 적은 없다. [사진: 연합뉴스]
    ▲ 북한 '무수단' 미사일과 발사차량. 지금까지 발사시험을 한 적은 없다. [사진: 연합뉴스]



    [미사일 여단]이 [이동식 차량]을 세워놓고
    발사 준비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30~40분 내외.
    그 사이에 과연 우리 군 독자적으로 탐지-지휘보고-타격결심-타격까지 할 능력을,
    그것도 앞으로 3년 이내에 갖출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실제 미군은 1991년 걸프전이나 2003년 이라크 침공 때
    이라크 군의 [이동식 발사차량]을 사냥하기 위해
    <델타포스(SFOD-D)>, 영국 <SAS>, <SBS>, 호주 <SASR> 등을 투입했다.

    진짜 미사일과 가짜 미사일을 가려내고, 정확한 폭격을 유도하기 위해
    숫자도 많지 않은 최정예 특수부대를 적진 깊숙이 보내 [사냥]을 하게 했던 것이다.

  • ▲ 이라크 침공 당시 스커드 미사일 '사냥'에 앞서 브리핑을 듣고 있는 '델타포스'. 연합군은 이들을 '스커드 헌터'라 불렀다.
    ▲ 이라크 침공 당시 스커드 미사일 '사냥'에 앞서 브리핑을 듣고 있는 '델타포스'. 연합군은 이들을 '스커드 헌터'라 불렀다.



    우리 군이 과연 북한 깊숙이 들어가서 당시 연합군과 같은 [사냥]을 할 수 있을까. 


    [핵무장 선언]이 대안?
    정몽준 의원 曰
    “대안 아닌 해답”


    그렇다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핵무장 선언]이 그 대안이 될까? 가능하다는 말도 많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다.

    22일 <정몽준> 의원이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를 보자.

    최근 정 의원은
    “이웃집 깡패가 [최신형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하나 들고 집을 지킨다고 할 수 없다”며
    美전술 핵무기 재배치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주장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든다고 한 게 30년 전이고, 북핵 위기는 20년 전부터 있었다.
    우리 사회가 정상이라면 [비상사태]를 선포했어야 한다.
    국가로서 제대로 작동이 안 된 것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80%가 [美전술핵의 재배치]를 찬성했다.”

    “국가 이익 중에는 우리가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포함된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고 출근하고 동료와 만나고 저녁 식사를 하는 일상에서
    북의 핵위협으로 국민의 3분의 2가 편하게 느끼지 못한다.
    이는 국가 이익이 심대하게 침해당한 것이다.
    이게 하루 이틀이 아니고 몇 년이 가고 있다.

    그래도 해결책이 안 보이고 점점 더 북한 위협을 느낀다면
    이보다 더한 국익 침해가 어디 있나.”

    “5년 뒤 북핵이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생각을 안 하고 조치를 안 취하면 상황이 갈수록 악화한다.
    이렇게 간단히 질문하면 될 것 같다. 핵무장한 북한과 과연 평화 공존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정 의원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에 기대를 걸어봤자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 ▲ 22일 국회에 들른 '빌 게이츠'를 안내하는 정몽준 의원. 그는 국제정치학자로도 유명하다.
    ▲ 22일 국회에 들른 '빌 게이츠'를 안내하는 정몽준 의원. 그는 국제정치학자로도 유명하다.



    “북한이 핵무장한 상태에서 우리 군이 과연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이는 마치 [결혼서약서]와 같은 것이다.
    결혼한 남녀가 이혼할 수도 있지 않은가.”

    “상황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핵우산]에는 미국의 자동 개입 조항이 없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다.
    동서 냉전 때 유럽은 미국의 핵우산을 놓고 많은 논쟁을 벌였다.
    소련에 핵미사일을 쏠 경우 누가 결정하느냐, 선제공격이 포함되느냐 등을 갖고 말이다.
    우리는 [핵우산이 있다]는 걸로 끝이다. 우리 정부나 지식인들이 무책임한 것이다.”


    정 의원은 우리 군의 전력이 핵이건 재래식이건 북한군보다 [절대적 우위]를 점한다는 것도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미군 군사력을 빼고 우리와 북한의 군사력만 비교한다면 절대적 우위라고는 할 수 없다.
    북한의 배후에는 중국도 있다. 전투는 군인이 하지만 전쟁은 국민이 한다.
    국민 전체적으로 어떻게 하느냐를 보면 우리가 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

    이스라엘의 핵개발


    정 의원은 국제정치학 교수 출신답게 [현실적인 국제관계]를 되짚으며,
    <NPT>와 북한의 핵개발, 유엔 안보리의 허술함, 우리나라 [생존]의 문제 등을 역설했다.

    그의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과연 세계 강대국들도 그와 같은 생각일까.

    여기에서 한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한다.

    “우리 국민들이 여기저기서 떠든 이야기를 듣고선 핵개발이 쉽다는 생각을 하더라.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농축기술이나 몇 가지만 갖고 뚝딱 만드는 게 핵무기가 아니다.
    최소한 5년 또는 10년 동안의 계획을 세우고 [조용히] 추진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군사전문가의 말도 비슷했다.

    “세계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우리의 [적]을 돕는 강대국을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동네방네 [핵개발 할 것]이라고 떠들면 우리 동맹들도 도와주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방법은? 이스라엘과 남아공의 사례가 있다.

  • ▲ 이스라엘의 핵무기 탑재 미사일인 '예리코' 발사장면. 이스라엘은 50년대 후반부터 동맹국까지도 모르게 핵개발을 했다.
    ▲ 이스라엘의 핵무기 탑재 미사일인 '예리코' 발사장면. 이스라엘은 50년대 후반부터 동맹국까지도 모르게 핵개발을 했다.

    아프리카와 중동을 통틀어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는 이스라엘과 남아공이다.
    이들은 지금도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50년대 프랑스로부터 핵무기 개발 기술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인 것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1959년 <시몬 페레스> 당시 국방차관이 겪었던 일화가 회고록을 통해
    일부 공개되면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페레스 당시 국방차관이 1959년 아프리카의 세네갈을 방문하고 있는데
    벤 구리온 수상으로부터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귀국하라는 연락이 왔다.
    비상사태가 발생한 줄 알고 돌아오니
    벤 구리온 수상, 골다 메이어 장관,
    <모사드> 부장 하렐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수상의 설명인즉, 소련의 첩보위성이 네게브 사막의 핵시설 건설공사 현장을 촬영했고,
    이 사진을 갖고 <그로미코> 소련 외무장관이 지금 워싱턴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포스터 덜레스 美국무장관에게 그 사진을 들이대고서 미국과 소련이 힘을 합쳐서
    이스라엘에 대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넣으려 하는 것 같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이다.

    특사를 미국으로 보내 간청을 해보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때 페레스가 단호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가 미리 이실직고하면 약점을 잡힌다.
    그냥 가만히 있자.

    도대체 소련 첩보위성이 찍은 사진에 뭐가 나오나.
    땅을 판 구멍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딱 잡아떼면 그만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이스라엘 군과 <모사드> 등이 [총력전]을 펼치며 핵개발에 성공했다.
    1963년에는 보다 나은 [핵기술] 도입을 위해 프랑스 <닷소>社와 손을 잡았다.

    현재 이스라엘은 짧은 시간 내 조립이 가능한 [부품] 형태로 핵무기를 보관 중이라고 한다.
    그 숫자는 200~300개로 추정된다.

    국제정보기업 <IHS> 산하 군사정보기업 <제인스(Jane's)> 그룹은
    이스라엘이 3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대지 미사일인 <예리코>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200여 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플랫폼]도 다수 개발했다.

    그 결과 사정거리 1,300km인 <예리코 2호> 미사일과
    3단 고체연료를 사용해 사정거리가 1만1,500km에 이르는 대륙간 탄도탄(ICBM)
    <예리코 3호>를 보유하고 있다.

  • ▲ 이스라엘의 주력 전투기 'F-15I'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F-15I' 또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 이스라엘의 주력 전투기 'F-15I'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다. 'F-15I' 또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F-15I> 전투기와 <F-16> 전투기,
    <돌핀급(배수량 1,600톤)> 잠수함의 650mm 어뢰 발사관을 통해서도
    핵탄두 장착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핵개발을 추진했다.
    [잃을 게 별로 없어] 핵개발을 공개 선언한 파키스탄이나 이란, 북한과는 전혀 다르다.

    지금 우리나라가 잃을 게 없다면 [핵개발 선언]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어떤가.

    때문에 북한 문제를 이유로 [공개 핵개발 선언]을 할 경우
    오히려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