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집단 지능저하’ 현상

    국가는 30여 년 전보다 飛躍적으로 성장했지만…

    고성혁 (견적필살)
         
          
    1983년,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당시 소니 워크맨은 학생들이 제일 갖고 싶어 했던 전자제품이었다. 그때 삼성전자는 ‘my-my’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필자는 부모님을 졸라 돈을 얻어 소니 워크맨 대신에 삼성 ‘my-my’를 샀다. 국산품을 쓰겠다는 나름대로의 애국심이 발휘된 것이다.

    그러나 크게 후회했다. 당시 삼성 ‘my-my’는 소니 워크맨에 상대가 되질 못했다. 일단 제품의 質(질)에서 차이가 있었다. 결국 어린 마음에 삼성을 미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 RCA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일본 소니가 세계를 주름잡는데 우리나라 삼성은 왜 이 모양이냐’고 투덜거렸던 기억도 난다.

    30년이 지난 오늘, 삼성은 일본 소니를 크게 앞질러 세계 1位의 전자메이커가 되었다.
    삼성전자의 2012년 매출은 200조원을 넘었다. 세계 어딜가도 삼성전자의 제품은 최고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30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1983년 9월1일 대한항공 007機(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에 擊墜(격추)되었다.
    그때 全 국민은 비통해했다. 방송에선 종일 “약소국가의 비극”이라며 소련의 무자비함을 성토했다. 유엔에서조차 우리는 발언권이 없었다. 당시 유엔 가입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지 옵저버(observer) 국가였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유엔 사무총장은 한국인 潘基文(반기문) 씨다.
    세계은행 총재 역시 한국계 미국인 김용 씨다. 한국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유엔 안보리 의장국 또한 현재 한국이 맡고 있다. 역시 30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일이다.

    2012년 8월 기준으로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국제기구 사무국에 진출한 한국인 직원 수는 446명이라고 한다. 유엔본부 59명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30명,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와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각각 13명,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와 세계식량계획(WFP) 각각 12명 등이다. 飛躍(비약)적인 進出(진출)이다.

    1984년 세계 여자 피겨의 1인자는 東獨(동독)의 카트리나 비트였다. 늘씬한 서구인들의 피겨스케이팅을 보면서, 다리가 짧은 동양인은 안된다고 自嘲(자조)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3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 여자 피겨스케이트 1인자는 김연아 선수다. 게다가 韓流(한류) 열풍까지 불어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를 뒤흔들었다. 우리나라 연예인에게 他國人(타국인)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30여 년 전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 반대의 경우도 있다. 30년 전 지금처럼 從北(종북)세력이 날뛰는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어떻게 국정원장을 고소·고발한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국회는 또 어떤가? 현재의 국회는 ‘통일국회’로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대놓고 利敵(이적)행위를 하는 자들이 국회에서 떠드는 세상이 되었다. 30여 년 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국가보안법 위반자가 청문회에서 국정원장 내정자를 질타하는 광경이 생중계 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거꾸로 가는 세상이다.

    나는 그 답을 어제 한 모임에서 들었다.
    ‘한국인의 집단 지능저하’ 때문이라고 한 분이 말씀해 주셨다.
    개인은 빛나지만 집단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광우병 亂動(난동), 북한 核실험에도 무감각한 것이 현재의 우리들의 모습이다.
    국가를 파괴하려 드는 從北세력을 국회의원으로 뽑은 유권자들 역시 ‘한국인의 집단 지능저하’ 때문은 아닐까? 마음이 답답해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