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스피릿)가 28일 오후 평택 오산미공군기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B-52를 대체하는 미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스피릿) 2대가 28일 한반도로 전개돼 폭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전날 밤 출격한 B-2 폭격기 2대는 공중급유를 받으며 1만 500㎞를 비행, 이날 정오를 전후해 한반도에 도착해 임무를 수행한 뒤 복귀했다.

    한반도에 도착한 B-2 폭격기 2대는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했다. 오산 공군기지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연합뉴스에 포착됐다.
  •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핵무장이 가능한 B-2가 한반도에 전개돼 폭격 훈련을 한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미 전략사령부 소속 B-2가 이례적으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실기동훈련(FTX)인 한미 연합 독수리(FE) 연습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B-2가 미 본토의 기지에서 발진, 공중급유까지 받으며 한반도에 날아와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는 점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와 함께 핵억제 투발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대북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날 훈련은 북한이 지난 26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 등에 대한 공격 위협을 가한 데 대응한 대북 무력시위성 성격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주한미군 측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독수리 연습의 일환으로 장거리 왕복 임무차 B-2 폭격기 2대가 한국으로 전개됐다"며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역량과 공약을 과시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내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미군 측은 "미국은 적의 침략을 억제,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역내에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동맹국에 대한 공약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다"며 "B-2 폭격기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확장억제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본 구성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군은 전략폭격기인 B-52와 6천900t급 핵잠수함인 샤이엔(Cheyenne)의 훈련 참여 사실을 이미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B-52 폭격기의 최근 한반도 전개와 관련, "전략폭격기가 조선반도에 다시 출격한다면 적대세력은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B-2 폭격기 훈련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1978년 개발계획이 수립된 B-2는 1989년 처음으로 시험비행을 했고 1993년부터 미 공군에 인도되기 시작해 2003년 22대 전력화가 완료됐다.

    미 공군의 태평양 지역 전진기지가 있는 괌에는 2009년 3월 처음으로 배치됐다.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극소화하고 엔진에서 나오는 적외선 방출을 억제하는 스텔스 원칙에 충실한 항공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텔스 폭격기이면서도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JASSM 16발, GPS형 관성유도 폭탄인 JSOW 16발, 합동정밀직격탄인 JDAM 80발 등 가공한 무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총 중량 1만8천144㎏에 달하는 핵폭탄 16발을 탑재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B-2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어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재래식 폭탄과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며 "북한이 가장 두려움을 느낄만한 전략무기"라고 평가했다.

    B-52·핵잠수함 이어 B-2도 출격…美 '대북경고'
    연합뉴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미군 전력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미군은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실기동훈련(FTX)인 한미 연합 독수리(FE) 연습 때 전략폭격기인 B-52와 6천900t급 핵잠수함인 샤이엔(Cheyenne)이 참여한 사실을 이미 공개했다.

    이어 28일에는 '보이지 않는 폭격기'로 불리는 B-2(스피릿)가 한반도로 출격해 폭격 훈련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B-2 스텔스폭격기는 이날 낮 오산 미공군기지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연합뉴스에 포착됐다.

    미군이 한미 연합훈련에 주요 전략무기를 잇따라 참여시키고 이를 노출시킨 것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충분한 억제력을 갖췄다는 점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한국은 물론 미국 본토, 하와이, 괌 등을 겨냥한 도발 위협을 벌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도발시 강력한 응징으로 대응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아침 괌에서 출격해 한반도 상공에서 폭격 훈련을 한 B-2는 미 공군의 주력 폭격기인 B-52를 대체하는 스텔스 폭격기다.

    1978년 개발계획이 수립된 이후 극비리에 개발이 진행되다가 1988년 4월 의회의 강력한 요구로 미 공군이 상상도를 공개한 바 있다.

    미 공군의 태평양 전진기지인 괌의 앤더슨기지에는 2009년 3월부터 4대가 배치돼 기존 폭격기인 B-52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핵미사일 16발을 탑재할 수 있는 B-2는 B-52와 함께 핵위협에 대응해 한반도에 미측의 핵우산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미측 핵우산의 3대 축으로는 전략폭격기가 보유한 공대지 핵미사일과 핵잠수함에 탑재된 잠대지핵미사일, 미 본토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꼽을 수 있다.

    이날 한반도 상공에서 이뤄진 B-2 스텔스폭격기의 폭격 훈련에 앞서 또다른 전략폭격기인 B-52도 이달 들어 3차례 이상 한반도로 날아와 폭격 훈련을 했다.

    지난 8일, 19일, 25일에 B-52가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출격해 국내 한 사격장에 세워진 가상의 목표물을 타격하고 복귀한 것이 확인됐다.

    B-52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 6천㎞에 달한다. 사거리 200∼3천㎞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지난 20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핵추진 잠수함인 샤이엔(Cheyenne)은 동해와 남해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여했다.

    미 7함대 소속으로 하와이 진주만이 모항인 샤이엔은 수직발사 순항미사일과 '잠수함 첨단전투시스템(SACS)' 등으로 무장한 공격형 잠수함이다.

    샤이엔은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은 아니지만 사거리 수천㎞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갖추고 있어 원거리 잠대지 공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