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더 이상은 못 버틸 것

    리비아 카다피처럼 될지,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뒤를 따를지

    백승목(독립신문)     

          


    김정은이 무슨 짓을?


    김정일 사후,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김정은이 북한에서 전권을 승계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은에게는 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2중의 족쇄가 채워져 있다.
    김정은에 채워진 족쇄의 열쇠는 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2012년 4월 11일 노동당규약 개정과 4월 12일 헌법 개정을 통해서 김정은에게 당 중앙위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조선인민군 총사령관(2011.12.29), 공화국 원수(2012.7.18)라는 직함과 군사칭호를 부여 하여, 명목상 최고영도자로 삼았다.

    김정은이 공화국 최고영도자로 추대 된 이후, 2013년 1월 23일 비핵화포기선언에 이어서 장거리로켓발사(2.12)와 3차 핵실험(2.22)을 자행했다.
    이에 대한 UN의 제재가 가시화되자 키리졸브 훈련을 트집 잡아 3월 11일부터는 휴전협정 무효화를 선언(3.6)하였다.


  • 김정은의 위상과 한계


    그렇다면 무엇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장거리로켓발사와 3차 핵실험 등 강경일변도로 치닫게 했으며, 이러한 결정이 김정은의 독단인지, 아니면 장성택과 최룡해 현영철 등 새로운 실력자들의 집단적 결정인지 가늠이 안가는 가운데, 전쟁위기로까지 치닫게 할까?

    북한 전범집단이 호전적 모험주의자 김정은에게 최고영도자 지위를 부여했다 할지라도 죽은 김일성을 영원한 공화국주석으로,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 했다는 사실이 암시하듯 서른 살 애송이에게 핵무기 통제권과 전쟁결정권까지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김정은을 마네킹처럼 세워놓고 실권을 휘두르는 자는 과연 누기일까?
    대개의 관측자들은 장성택과 김경희 내외가 김정일의 고명(顧命)을 받은 후견인 겸 섭정으로서 사실상 군국사무에 관한 결정권까지 행사한다고 보고 있다.
    이게 문제의 발단 이다.


    김정은에게 내일은 없다


    흔히들 권력이란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떠 있을 수 없듯이 부자간에도 형제간에도 나누거나 공유할 수 없는 게 속성이라고 한다.
    더구나 1당 독재 유일체제에 70년간 길들여진 북괴 전범집단에서 ‘유일적 영도’에 반하는 권력의 공유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예컨대 영조의 둘째 아들 사도세자(1735~1762)가 비록 영민했다고는 하나, 어린 나이에 대리청정(代理聽政) 중책을 맡아 왕권에 도전하는 인상을 받자 패당의 모함과 고변도 있었지만, 부왕의 진노로 자식을 뒤주에 가두어 죽인 사건이 권력의 적나라한 속성이다.

    김정은의 집권(후계)과정을 보면, 조고(趙高=장성택)와 이사(李斯=우동측)가 진시황의 죽음을 숨기고 유조(遺詔)를 위조하여 장자 부소(扶蘇=김정남)와 장군 몽염(蒙恬=오극렬 등)을 제거하고 막내인 호해(胡亥=김정은)를 옹립했다가 호해마저 죽인 고사가 연상된다.

    여기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유조를 위조해 호해를 허수아비 왕으로 세운 조고(趙高)가 음모에 동참한 이사(李斯)마저 죽이고 자신에 대한 신료들의 향배를 가늠키 위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했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 고사다.
    북한은 김정은이 아니라 장성택의 세상이 돼 버렸다.


    김정은의 종말....


    이처럼 자신의 위치가 불안하고 섭정(=장성택)의 위세에 눌리고 후견인(=김경희) 간섭에 시달려야 하는 위왕(僞王=김정은)으로서는 사도세자가 대리청정말기에 일탈과 기행 음란에 빠져 죽었듯이 연일 핵 소동과 전쟁굿판을 벌여 자신의 존재감을 재확인하려들고 있다.

    멀지 않아서 연개소문 사후에 중국으로 도주한 장남 남생(=김정남), 골육상쟁을 벌인 차남 남건(=김정철)과 삼남 남산(=김정은), 당(唐)의 두 차례 침략에 버티지 못하고 고구려가 무너지자 남부 12성을 이끌고 신라에 투항한 연정토(淵淨土=장성택)의 역사가 재현 될 것 같다.

    조선 초기 문종의 뒤를 이어 12세에 왕위에 오른 단종(端宗=김정은)을 섭정 보필하던 수양대군(=장성택)이 한명회 권람 등 모사의 부추김과 왕권에 대한 야심으로 계유정란(1453)을 일으켜 김종서와 황보인 등을 제거하고 왕위를 찬탈한 역사가 북에서 되풀이될 기미도 있다.

    북괴체제 상 사람대접을 받는 기준은 계급과 혈통, 혁명성과 투쟁업적이다.
    오사카 기쁨조출신 고영희 혈통에 대한 콤플렉스와 섭정 장성택의 위압에서 해방되고 자신의 위상을 드높이는 유일한 길은 미제와 맞장 뜨고 대남도발로 활로를 찾겠다고 오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와 척을 지고, 장거리로켓으로 미국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데에다가 휴전협정무효화 선언으로 혈맹인 중국과 신의를 배반하고, 전면전 위협으로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남한의 호의를 걷어참으로서 되돌릴 수 없는 파멸을 선택한 것이다.

    김정은에게는 더 이상 내 놓을 카드가 없다.
    3대 세습체제와 함께 서서히 침몰하느냐 권력투쟁 정변이나 급변사태로 갑자기 멸망하느냐 시간문제일 뿐이다.
    김정은의 종말은 리비아 카다피처럼 될지 루마니아 차우세스쿠처럼 될지.. 그것만 남았다.


    우리도 미련을 버려야


    김정은이 한낱 김일성의 대역, 가게무사(かげむしゃ)에 불과 하다고는 하지만, 핵전쟁 불바다 위협과 휴전협정무효선언, 전면전 카드를 꺼내 든 어떤 타협이나 긍정적 변화도 기대 할 수 없게 됐다.
    북괴의 무모한 도발 억제와 유사시 즉각적인 응징보복 외에 대안은 없다.

    김정은은 더 이상 버티려야 버텨낼 여력이 없다.
    선택의 여지가 남아있다면 단말마적 도발 밖에는 없다.
    북괴 3대 세습 폭압독재체제에 대한 어떤 미련도 버려야 한다.
    북괴의 도발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내부의 적(敵)’종북세력 부터 철저히 소탕 박멸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백승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