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재 부른 민주당, 죽어나는 대한민국

    차기식 /칼럼니스트

    세계적인 인재들, 조국(祖國)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4일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면서 제가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 했던 마음을 지켜내기 어려워졌다"며 전격 사퇴했다.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열리지도 않았고 절차상으로는 후보 검증이 시작도 되지 않은 단계에서 벌어진 사태라 지켜보는 국민은 참담한 심경이다.
  • 김 후보자의 사퇴는 朴 대통령이 취임하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내각 구성까지도 방해하며 수준 낮은 정치공방에 몰두한 야당의 행태가 빚은 처참한 결과다.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반대만이 살 길'이라는 민주당은 쾌재를 불렀을진 몰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피눈물을 흘린 날이니 국민은 분노한다.

     민주당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반대하는 핵심 쟁점은 일부 방송의 통제권 이관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당은 방송의 공공성과 중립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방송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다면 극히 편향적인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해체부터 주장해야 옳다.

    청와대는 IPTV와 일부 케이블 방송의 인허가권과 법제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는 것은 새 정부의 핵심 프로젝트인 신성장 동력의 창출을 위한 중심과제의 하나이지 방송 장악용이 아니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편향된 언론노조를 앞세워 산업화 시대와 세대를 공격하며 국민 단결을 이간질했던 전력이 있는 자들이니 새 정부가 언론을 장악할 것이라 착각하는가 보다.

     현명한 국민은 새 정부의 편에 섰다.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가 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직후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 내용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66.6%가 '공감한다'고 답했으며,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1.1%('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5.8%,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5.4%)였다."'정부조직개편안이 야당이 주장하는 방송 장악 의도가 없으며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문 내용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신뢰한다'는 의견이 55.1%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20-30대가 주로 반대 39.1%)에 비해 16%P 더 높았다.

    담화문 발표 후 야당의 반응에 대해서는 '만나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86.4%로 '만날 필요가 없다'(10.0%)는 의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론을 무시한 채 "자신의 사퇴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는 것만 봐도 공직후보자 자질이 없다"고 비난하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 김 후보자가 사퇴한 이유가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였음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시민권과 자신이 일군 아메리칸 드림을 포기하고 조국을 위해 마지막 헌신을 바치러 온 사람한테 박수는커녕 손가락질하기에 바빴던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공당(公黨)이 맞는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새 정부 국정 발목잡기에만 급급한 민주당은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공당(公黨) 자격이 없다!

    벤처신화의 주인공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 지명된 이후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은 김 후보자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과 비난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가족의 국적 포기 여부와 부동산 매집 과정 등을 거론하며 공격했다. 그중 대표적인 의혹은 美 CIA 관련설이다. 김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약 4년 동안 美 CIA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1999년부터 2005년까지 美 CIA가 설립한 비영리 공익 벤처캐피털 인큐텔의 이사로 참여했다. 그의 이런 전력을 두고 한국 과학 기술이 미국에 유출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급기야 '김종훈 스파이' 라는 검색어까지 등장했다.

     김 후보자는 존스 홉킨스 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공학 박사를 땄다. 대학교수도 지냈고 알카텔 루슨트의 최고전략책임자(CSO)도 역임했다.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립 목적이 첨단 과학 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을 융합해 국부(國富)로 연결하는 것이라면 이보다 더 적재적소의 이력은 없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김종훈 스파이'설을 계속 제기했고 결국 사퇴로까지 이어졌으니 이보다 더 한심한 일이 또 있겠는가!

     우주ㆍ군사 강국이 된 중국은 국외에 있는 인재들을 조국(祖國)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으로 돌아오는 인재들에게 100만 위안의 돈, 주택, 일자리를 제공했다.
    인구 11억의 중국이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다. 선진국에서 교육받고 역할을 하는 인재가 필요해서였다. 그렇게 1천여 명의 세계적인 인재들이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을 둘러싼 '스파이 논쟁'같은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

    중국으로 되돌아간 1천여 명의 인재들보다 더 뛰어나고 소중한 김종훈 후보자를 불러놓고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났던 우리 정치계는 반성해야 한다.
  •  민주당이 대권을 잡은 후에 똑같은 김종훈 씨를 장관 내정자로 불러들였다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처럼 천박한 반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김종훈 후보자를 검은 머리의 외국인, 매국노 등으로 지칭하며 질투했는데 그런 극단적인 민족주의 논리라면 자식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 민주당 박영선과 안철수 또한 민족을 버린 매국노란 논리가 성립되는데 이게 옳단 말인가?

     김종훈 후보자는 15세 때 아버지를 따라 이민 갔다. IT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즈를 키운 뒤 10억 달러에 팔아 30대 후반에 미국 내 400대 부자에 올랐다. 외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노벨상 수상자 13명을 배출한 벨연구소 사장으로 영입돼 좌초 위기에 몰렸던 연구소를 회생시켰다. 미국 국민으로 살며 해군으로 복무했고 업무 때문에 CIA 비상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조국(祖國)을 위해 한 몸 헌신하려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인재 김종훈 내정자는 야당의 치졸한 정치공세에 치를 떨며 사퇴했다. 김종훈의 사퇴를 지켜본 국외에 있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인재들은 다시는 조국(祖國)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김종훈 내정자의 사퇴로 민주당은 쾌재를 부를지언정, 대한민국은 죽어가고 있다.

     칼럼니스트 차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