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쓰러진 안철수
    되살리는 민주당은 화타(華陀)?

     박근혜 발목잡기 민주당 “100년 집권못한다”

     오 윤 환


  •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해 얼마전 “나꼼수 수준”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이렇게 단언했다.

    “우리가 나꼼수에게 정치개혁을 요구하진 않는다.

    그가 미국에서 정치 구상을 했다지만 미국 다녀온다고 수퍼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철수생각> 책 한권 들고 대선에 뛰어든 안철수나, “씨바” “졸라”를 외치며 선거 때마다 분탕질한 나꼼수와 다를바 없다는 것이다. 앞서 시인 김지하는 안 전 교수를 “깡통”이라고 했다.
     
    ‘깡통‘과 ‘나꼼수’.
    분명 같은 점이 있다.
    둘 다 대통령선거 직후 도망가듯 나라를 떴고, 두 달이 넘도록 해외를 떠돌고 있다.
    안 전 교수는 12월 19일 투표 당일, 개표도 보지 않고 부인과 딸을 데리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날랐고, 나꼼수의 김어준, 주진우는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된 다음 다음날 유럽으로  튄 것이다.

    그 지저분한 <입> 때문에 검찰에 불려가야 할 나꼼수도 딱하지만, 부인과 딸의 손을 잡고 ‘벌쭘한’ 얼굴로 들어와야 할 안 전교수 처지도 몹시 딱해보인다.
    유례없는 혹독한 한파와, 북한 핵위협으로 국민들은 불편하기만 한데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고 돌아오는 안철수 일가족 귀국을 바라볼 국민 시선도 부담이고, 차갑게 식어버린 “새정치”와 “정치개혁” 구호를 되살릴 일도 캄캄할 것이다. 

  • 뿐만 아니라 '문재인-안철수가 재격돌할 경우 단일화 과정에서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잘문에 문재인 37.9% vs 안철수33.4%"라는 리얼미터 여론조사도 나왔고, 안철수의 정치재개를 ‘좋지 않게 본다‘는 응답이 45%, 좋게 본다가 41%로 나타난 갤럽조사도 나왔다.
    캘리포니아 휴가의 뒷맛이 쓰디 쓸 것이다.
    “민주당 입당“을 애절하게 호소하던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입에서조차 ”가만히 엎드려 있으라“는 모욕적인 말까지 나온 터다.

    안철수는 예전의 안철수가 아니다.

    그런 안 전교수를 벌떡 일어나게 하는 화타(華陀)가 민주당이다.
    대선 패배 이후 국립현충원 시멘트 바닥에 엎드려 “통곡의 삼배(三拜)”에, ‘회초리투어’다 뭐다 호들갑떨던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새정부와 국정을 마비시키는 ‘구태’로 복귀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달여다.

    뿐만 아니라 ‘연평도’에서 비상대책위를 열고 ‘안보정당’을 자임했던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 포기’ 발언을 확인한 검찰조사결과를 “공무상 기밀누설행위”(문희상)라고 뒤집어 씌운 것도 불과 며칠 간격이다. 

  • 그 사이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광주 개새끼들” 패악질도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안 전교수가 고개를 바짝 쳐들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이래서 새정치가 필요하다”고 외칠 일만 남았다.
    민주당이 다 쓰러진 안철수를 되살리고, 안철수 신당의 기초를 깔아주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를 마비시킨 것은 오로지 새 정부 방송업무를 어디서 관장하느냐는 소관 때문이다.
    방송업무를 방송통신위에서 미래과학창조부로 이관하는 게 “방송장악음모”라며 정부조직개편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업무를  미래과학창조부로 이관하는 게 “방송장악음모”라는 주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겨례> 논설위원 정연주를 KBS 사장에 임명한 발상의 연장이다.
    방송업무를  미래과학창조부로 이관한다고 미국 시민권자인 김종훈  미래과학창조부 장관 후보자가 방송을 장악하겠으며, <정동영-신경민 방송>으로 찍힌 MBC의 DNA가 바뀔까?
     
    이명박 정부가 승인한 4개 ‘종편’ 가운데 호남출신이 사주인 한 곳이 대선에서 확실히 ‘친노’에 줄을 섰고, 다른 한 곳은 대선이 박빙으로 흐르자 양다리를 걸친 건 세상이 다 아는 얘기다.
    미래과학창조부에서 방송업무를 일관한다고 방송이 장악될 것이라는 생각이야말로 민주당식 ‘음모’일 뿐이다.

    안철수가 인천공항에 “짠” 나타나 “새정부의 발목을 잡는 민주당은 구태의 표본”이라고 외치면, 그 순간 민주당의 해체가 시작된다.
    그 해체는 선거 때마다 ‘90%’ 몰표로 민주당을 찍고 연이은 패배에 분노하는 <호남>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민주당은 다 쓰러진 <깡통>을 되살리는 화타가 분명하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지난 26일 한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지도부가 당내 주류 강경파에 밀려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 일 할 수 있도록 1년은 봐주는 것 아니냐”며 “이러면 야당은 평생 다시 정권 못 잡는다”고 일갈했다.

    또 조주현 서울대 강사는 컬럼에서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 발목잡기로는 100년간 재집권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안철수 부활을 돕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야당으로 일생을 마칠 것이라는 끔찍한 저주다.

    안철수는 김병준 교수 말처럼 “나꼼수 수준”이다.
    “우리가 이발소 담론 수준의 안철수에게 정치개혁을 요구하진 않는다”는 그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발목잡기로 나꼼수와, 이발소 담론 수준의 안철수를 ‘수퍼맨’으로 만들어 가는 중이다.

    안 전교수에게 신당을 만들라고 부추기는 것이 “악마의 유혹”이라던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새 정부 발목잡기야 말로 안철수를 꼬득이는 “악마의 유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