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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연합뉴스
    ▲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수석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교수가 민주통합당 친노(親盧) 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에만 얽매이는 친노 세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강정 해군기지를 부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병준 교수는 1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난 분명 ‘친노’이다.
    친노란 단순히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책과 이념을 공감하고 승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노의 정치세력화가 못마땅하다.”

    “친노 자체가 인간적 관계의 측면이 너무 강하다.
    친노라고 주장하면서 왜 노무현 대통령의 (한·미) FTA나 강정 해군기지를 다 부정하고 심지어 국민에게 사과까지 하나.”

    “무엇보다 친노는 과거지향적이다.
    노무현 정신의 기치는 혁신이다.
    혁신을 통해 상생과 평화, 인권을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였다.”

    “이제는 노무현을 넘어서야 하는데 그저 노무현 사진만 앞세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디 노무현 대통령뿐인가.
    여전히 김대중 대통령의 후계자를 과시하며 과거 자산만 내세운다.”

    “지금 민주당은 60년 역사와 이름만 남기겠다며 엄청난 개혁을 한다지만, 국민들의 반응이 냉소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혁신 시대에 과거 프레임으로 어떻게 국민을 설득하겠나.”

    “무엇보다 과거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아직도 왜 대선에서 졌을까를 따지니….
    그건 민주당이 던질 질문이 아니다.
    질문이 잘못되면 당연히 오답이 나온다.
    문재인 후보가 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지 않은 것 등의 디테일한 행동, 이정희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 때의 태도 등을 따지며 패인을 분석할 때가 아니다.”


    김병준 교수는 민주통합당이 ‘나꼼수’ 김용민을 선거에 끌어들인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민주당이 자기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고 다른 이들을 데려와 분장시켜 대표상품으로 내세우는지 모르겠다.”

    “박원순 시장도 그렇다.
    민주당에 입당시킨 건 마치 양자로 들인 것과 같다.
    그리곤 정작 공천할 때마다 30~40%는 물갈이를 한다면서 도마뱀 꼬리 자르듯 잘라내 십자가를 지운다.
    그러니 민주당에 대한 애정과 충성도가 약해질 수밖에.”


    안철수 전 대선후보 측의 신당 창당 움직임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그분(안철수 전 후보)이 신당을 만들어도 야권개혁에 별 영향을 못 미칠 것이다.
    한국정치를 이해하려면 국민의 기존 정당과 정치에 대한 불만의 핵심이 뭔가를 알아야 한다.”

    “안철수 현상이란 그 불만에 그저 ‘안철수’란 이름이 덧붙여진 거다.
    우연히 그 시기에 안철수란 인물이 상징적으로 매치된 것일 뿐이다.
    안철수 전 교수가 진정한 리더이자 챔피언이라면 이발소 담론 수준으로 국민의 불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마음을 누그러뜨렸어야 한다.”

    “안철수 전 교수는 나꼼수 수준이다.
    우리가 나꼼수에게 정치개혁을 요구하진 않는다,
    안 전 교수가 미국에서 정치 구상을 했다지만 미국 다녀온다고 슈퍼맨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가 그렇게 하루 아침에 익혀지는 것은 아니다.
    정당을 만들어 ○○당이란 이름이 붙는 순간, 안철수란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