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소형 전술핵무기 가능성 유력해손자병볍 강해 등으로 이미 유명…응용 능력 기대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신임 국방장관으로 김병관 前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내정했다.

    이에 언론들은 김병관 내정자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하는 북한에 어떤 대응전략을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 대응책이 순항미사일 배치?


    현재 국방부는 북한 핵실험 이후의 대응책으로 한미 연합군의 모든 자산을 활용해 북한 탄도탄 발사 조짐이 보이면 조기에 타격해 제거한다는, ‘킬 체인(Kill Chain)’을 내놨다.

    사거리 800km의 탄도 미사일 배치를 2015년까지로 앞당기고, 한국형 첩보위성도 2021년까지 실전배치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KMD) 시스템도 개발 및 배치를 앞당기기로 했다.

  • 순항미사일의 모습. 현무-3C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연합뉴스]
    ▲ 순항미사일의 모습. 현무-3C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사진: 연합뉴스]


    언론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것은 순항미사일 현무-3C의 실전배치.

    국방부는 13일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우리 군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순항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개발을 포함, 다양한 타격 능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필요시 북한 전역에 어디 곳이라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파괴력을 가진 순항 미사일을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실전 배치했다.
    내용은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다.”


    국방부가 곧 공개한다는 순항 미사일은 현무-3C다.

    사정거리 1,500km로 GPS와 INS(관성항법장치) 등을 활용해 원형공산오차(CEP. 목표물을 맞출 때의 오차를 그린 원형) 30m 이내 급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실제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작은 오두막을 정통으로 맞춰, CEP 5m 이내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인지는 의문이다.
    북한 핵실험이 소형 전술핵무기 실험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의 실제 위험성 모르는 국정원?


    난감한 건 다른 국내 안보기관까지 북한 핵실험 문제를 이상하게 본다는 점이다.

    12일 북한 핵실험 뒤 원세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 긴급회의에 출석해 이런 말을 했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는 우리나라를 향한 게 아니라 대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핵개발이 대륙간 탄도탄(ICBM)과 같은, 대형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럴까?

    해외에서는 전혀 다르게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한의 핵실험이 소형 전술핵무기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 미국, 유럽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 조잡한 모습의 핵배낭. 30kg이 안되는 무게지만 파괴력은 5~20kt에 달했다.
    ▲ 조잡한 모습의 핵배낭. 30kg이 안되는 무게지만 파괴력은 5~20kt에 달했다.



    군사전문가들은 90년대 초중반 러시아에 옐친 정권이 들어섰을 때,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지역에서 수백 개의 핵탄두가 사라진 점에 주목했다.
    그 중 일부-특히 소형 전술핵무기-가 북한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북한이 입수한 전술핵무기를 역설계해 자신들만의 무기로 만들 경우, 여기에 ‘투자’할 국가나 세력들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북한의 ‘미사일 커넥션’은 ‘핵무기 및 기술 수출 커넥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중거리 탄도탄(IRBM) BM-25. 우리나라에서는 무수단 미사일이라고 부른다.
    ▲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중거리 탄도탄(IRBM) BM-25. 우리나라에서는 무수단 미사일이라고 부른다.



    이란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5’나 ‘BM-25’, 시리아의 핵재처리 시설, 예멘, 리비아 등의 스커드C 미사일 등은 모두 ‘북한제’다.
    팔레스타인 헤즈볼라와 하마스 또한 북한제 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이런 ‘반서방 전선’ 입장에서는 ‘핵무기 R&D센터’인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시키고 소형 전술핵무기를 만들어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자신들이 나서지 않고도 테러조직을 활용해 ‘반서방 성전’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방 진영 반응 보면,

    북한 핵실험은 전술 핵무기 실험?!


    이 같은 ‘역학관계’는 북한 핵실험 이후 북한 규탄국가 명단에서도 드러난다.

    외교부가 13일 공개한 북한 핵실험 규탄 국가는 50개국이다. 대부분 미주, 유럽, 아시아 지역 국가들로 서방 진영들이다. 동유럽 국가들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거나 親서방국가다.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이 유일하다.

    반면 북한 핵실험 성공을 기대하는 국가들도 있다.
    이들은 하루 빨리 북한의 소형 핵무기가 상품화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번 핵실험은 그 기대를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12일 북한 핵실험으로 나타난 인공지진 규모는 리히터 4.9.

    국방부 등은 이를 토대로 북한의 핵실험 폭발력이 6~7kt이라고 봤다.
    국정원과 국방부가 북한 핵실험이 성공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 1945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 각국이 실시한 핵실험 통계. 폭발력이 작다고 실패는 아니다.[출처: 위키피디아]
    ▲ 1945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 각국이 실시한 핵실험 통계. 폭발력이 작다고 실패는 아니다.[출처: 위키피디아]



    하지만 1949년부터 1993년까지 미소 양국이 실시한 핵실험 통계를 살펴보면 0.1kt급부터 52mt까지 다양하다.
    그 중 0.1kt~10kt 규모의 핵실험은 주로 고성능 기폭장치나 소형 전술 핵무기 실험이었다.

    소형 전술 핵무기는 폭격기나 탄도탄을 사용하지 않는다.
    폭발력도 전략 핵무기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전쟁에서 적 기갑전력 등을 저지할 때 사용한다.

  • 1950년대 미군이 사용했던 소형 전술핵무기 데이비 크로켓.
    ▲ 1950년대 미군이 사용했던 소형 전술핵무기 데이비 크로켓.



    이를 개조하면 소형 컨테이너나 승합차량에 실을 수 있다.
    테러조직에게는 궁극의 무기다.

    즉 북한이 이번에 소형 전술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면, 전 세계가 위험해졌다는 말이 된다.


    국방장관 내정자 김병관,

    손자병법의 달인


    이렇게 북한 핵실험을 보면 새 정부의 국방장관으로 내정된 김병관 前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의 어깨가 전임자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무겁다.

  •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전임자들과 수준이 다르다.
    ▲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전임자들과 수준이 다르다.



    그나마 한 가지 기대하는 건 김병관 내정자가 ‘손자병법의 달인’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김병관 내정자는 손자병법 강해 등으로 민간인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김병관 내정자가 취임 직후부터 풀어야 할 과제는

    북한 핵기술 확산방지,
    북 핵무기 억제 및 대응수단 마련,
    유사시 핵무기 피해 축소 노력 등이다. 

    다른 나라와 협조해 '핵테러'도 막아야 한다.

  • 미국 뉴욕에서 핵테러가 일어났을 때를 상상한 그림. 우리나라 수도권에 핵테러가 일어나면 그 피해규모는 상상하기 어렵다.
    ▲ 미국 뉴욕에서 핵테러가 일어났을 때를 상상한 그림. 우리나라 수도권에 핵테러가 일어나면 그 피해규모는 상상하기 어렵다.



    핵무기는 크건 작건 치명적 무기다.
    이를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방법을 실전에 써야 한다.

    김 내정자가 이 말을 듣는다면, 아마도 손자병법의 ‘모공(謀攻)’편과 ‘용간(用間)’편이 떠오를 것이다.

    북한과 직접 전쟁을 벌이지 않고 이 같은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열전에는 철저히 대응하면서 냉전을 잘 치르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고, 현재 우리나라의 휴민트(HUMINT. 인간첩보) 능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 내정자가 취임 후 북한 핵무기 문제를 제대로 풀어낸다면, 그는 진정 ‘손자병법의 달인’으로 칭송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