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의 <한겨레21> 글, 내시스런 기사의 최고봉..생물학적 내시 되지말도록!
  • 내시들의 행진



    내가 태어난 곳은 경복궁 서편, 인왕산 밑이다.
    경복궁 동편의 팔판, 사간, 재동, 화동, 명륜, 가회는 번듯하고 큰 기와집이 많은 진짜 양반의 동네이고 경복궁 서편의 필운, 누하, 누상, 체부, 옥인, 신교, 청운은 주로 역관, 한의사 등 중인 계급이 많이 살았다.

    코흘리개 적, 60년대 중엽 만해도 경복궁 서편인 우리 동네에는 내시 할아버지들이 양자를 앞세우고 사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창성동에도 한 분 살았고 효자동에도 한 분 살았다.
    어른들이 ‘내시네 집’이라고 수근댔지만,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유럽 궁전은 광대(king’s fool)를 두었고, 한국은 내시(eunuch)를 두었다. (일본은 두지 않았다.)
    광대의 임무는 면책 특권을 이용해서 임금에게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것.
    『리어왕』의 광대는 왕에게 이런 식으로 말한다.

    “똑바로 새겨둬, 아찌!
    가진 거 다 까구 보여주다간 망해!”

    "Mark it, nuncle.
    Have more than thou showest!"
       -제1막 4장


    그러나 이곳 내시는 엄청난 총애투쟁, 권력투쟁이 벌어지는 여자들 사이를 오가며 임금의 심부름을 했다.
    운, 지능, 간교가 뒷받침되면, 권력을 잡았다.
    남성의 생식을 포기한 대신, 권력의 번식을 추구하는 간교한 권력욕—이것이 내시의 생존 노하우였다.


    지금 이 내시의 노하우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그 사정을 살펴보자.

    [종친떼](종북-친북-떼촛불 혼합체)는 이미 자기들 내부에서 살벌한 상호 견제와 도태가 이루어지는 몬도가네가 되었다.
    북한 전체주의 체제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권력과 돈을 한 몫 챙겨서 얼른 인생 본전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아비규환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4.11 총선때 이미 이 풍조가 만연했다.
    마땅히 지하 혹은 커튼 뒤에 남아 있어야 할 [종북 성골](=평양과 직간접적 커넥션을 가진자들)이 직접 국회의원 배지를 차겠다고 설치는 바람에 [종북 잡골](=평양 커넥션은 없지만 대한민국을, 친일파가 지배해 온 미제국주의 식민지로 보는 활동가들)과 [친북](=대한민국을 식민지로 보지는 않지만, 정치적 이익을 위해 종북과 손을 잡는 정치인들)이 소외당했다.
    [잡친](雜親=종북잡골 + 친북)이 힘을 합쳐 [종북성골]을 공격했다.

    [잡친] 반란이 바로 통진당 분열 사태이다.


  •  
  • 이제 북한 전체주의 체제의 자체 붕괴가 더 빨라지고 있는 만큼 내부의 권력투쟁과 음해는 나날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럴 때는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바로 내시의 노하우, [내시의 화법(話法)]이다.
    말하지 않고 말하기, 공격하지 않고 공격하기, 끼워서 도매금으로 낙인찍기…

     

    [내시 화법]을 가장 잘 쓰는 사람은 <한겨레>의 이세영 기자.
    2월 3일, 그가 『한겨레21』에 쓴 기사는 내시 노하우의 정수(精髓)이다.
    백 년 만에 이 노하우를 발굴해서 이토록 완벽하게 복원할 수 있다니!

    일단 복원된 노하우는 이제 마른 들판에 불길 번지듯 퍼져나갈 게다.
    [깡통진보] 논객들은 앞으로 이 같은 [내시 화법]을 널리 애용하게 될 게다.

    이 모두 이세영 기자의 공로다.

    앵알앵알 조분조분 읊조리는 내시 목소리를 듣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단, 그들이 [내시 화법]을 한층 더 완성시키기 위해, 진짜 생물학적 내시가 되겠답시고 발광하지 않기를 빌 뿐이다.
    그냥 [내시 화법]만 애용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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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하 시인, 말년행보 논란...잘 늙기의 어려움”이란 이세영의 글은 얼핏 보면 김지하를 비판한 것처럼 보인다. 

  • 그러나 17개 문단 중에 김지하를 직접 비판하는 것은 3개 밖에 되지 않는다.
    [깡통진보][쑥부쟁이] 백낙청이 이끄는 '원탁할배'들을 비판하는 문단이 무려 3개다.
    나머지는 늙어서 한자리 해 보겠다고 설치는 ‘왕년에 잘나갔던 인사들’의 노욕을 비판하거나, 평범한 애국 노인들의 행동을 “노년에 부딛히는 삶의 무의미함을 탈출하기 위한 극우 활동”이라고 폄하하거나, 불우한 노인들을 위한 복지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거나, 노년기의 심리적 위기에 대한 걱정으로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깡통진보]의 성역(聖域) '원탁할배'들을 이단 옆차기로 질러 버리고, 짐짓 김지하를 비판한 척 포장한 다음, “나, 노인의 심리적 육체적 웰빙을 엄청, 걱정하는 사람이야!”라고 너스레 떠는 횡설수설이다.

    현란하다 못 해 처량하다.
    그냥 한 줄 쓰면 될 것을 무려 17개 문단에 걸쳐 요리조리 이 짓 저 짓 이 꾀 저 꾀….
    한 줄을 어떻게 쓰냐고?
    이세영 기자는 똑바로 봐 두도록.

    “쑥부쟁이 백낙청 할배는 이제 집에서 쉬어라.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훈수질,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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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영의 글이 얼마나 내시스러운지, 하나 하나 살펴 보자.

    김지하를 “한 자리 하려고” 설치는노인 혹은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 튀어보려고” 설치는 노인으로 낙인찍지만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
    내시들이 잘 사용하는 [공격하지 않고 공격하기] 수법이다.

    이세영이 기껏 내놓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그가 야당의 대선주자와 거물급 지식인을 겨냥해 쏟아낸 언어의 신랄함은 과거 ‘오적’에서 보여준 치열한 풍자정신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라리 그것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으로 상징되는 동년배 우익들의 저잣거리 언어에 가까웠다.”


    “(너무) 신랄하다” 혹은 “동년배 어버이연합스럽다”라는 것이 이세영이 김지하를 비판하는 근거다.
    이세영은 김지하가 왜 안철수를 [깡통]이라 불렀고 백낙청을 [쑥부쟁이]라고 했는지, 전혀 그 이유를 짐작하지 못 한다.


  • 안철수 현상은 왜 나왔나?
    민주당이 (지난 4.11 총선 때부터 보면) 한미FTA, 강정해군기지를 반대하고 NLL과 DMZ를 뭉개고, ‘야권 연대’를 저질러서 통진당에 국회의원 배지를 헌납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사람들이 안철수 지지세력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안철수 현상]은 한마디로, [책임 있는 온건 리버럴 정치세력에 대한 갈망]이었다.



  • 그럼에도 안철수는 이에 대해 무슨 태도를 취했나?
    아무런 확고한 원칙과 신념 없이 ‘국민’ 타령만 하면서 끝까지 기웃기웃 눈치만 보지 않았나?
    자신을 정치 스타로 만든 국민적 갈망이 무엇인지 감조차 잡지 못 한 존재—백치 아닌가?
    이게 바로 [깡통] 아닌가?

    김지하를 ‘(지나치게) 신랄하다’고 비판하려면, “안철수가 깡통이 아니다”라는 것부터 먼저 주장했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 그런 주장 없이 김지하를 깠다.
    비열한 [내시 화법]이다.


    김지하가 “동년배 어버이연합스럽다”고?

    이게 무슨 개무식한 소리인가?
    어버이연합 평균 연령이 88세이고, 김지하는 72세다.
    동년배가 아니다.

    6.25가 났을 때 김지하는 열 살이었고, 어버이연합 할아버지들은 총을 들고 싸웠다.
    4.19 때 김지하는 서울대 학생이었고 어버이연합 할아버지들의 동년배들은 죽은 백골, 30대 상이군인, 혹은 뼈빠지게 일하는 직장인이었다.

    김지하의 멘탈은 최해월(동학 2대 교주, 3년 6개월의 수배끝에 1898년에 체포되어 그 해 6월 2일, 종로3가 좌포청 자리에서 교수형 당함)과, (공산주의자였던) 부친과, 故 지학순 주교(반유신 운동의 대부, 북한 전체주의에 대해서는 철저한 반대입장을 끝까지 지킴)에 의해 깊게 영향받은 사람이고, 어버이연합은 포성, 총소리, 전우의 시체에 영향받은 분들이다.

    이 둘을 놓고 ‘동일하다’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무식하고 (양자 모두에 대한) 싸가지 없는 모욕이다.
    이세영은 사실을 무시하고 김지하를 낙인찍었다.
    비열한 [내시 화법]이다.

     

    이세영은 김지하가 왜 백낙청에 대해 [쑥부쟁이]라고 불렀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 한다.

    김지하를 비판하려면 우선 그를 이해해야 할 것 아닌가?
    [쑥부쟁이]는 얼굴마담을 뜻한다.

    그는 백낙청에게 “당신은 그 정도 나이 먹고 그 정도 배운 사람이 왜 종북 얼굴마담 하면서 사는 거야?”란 소리를 한 것이다.

    김지하의 백낙청 비판에 대해 이세영이 반박하고자 한다면, 백낙청의 종북 얼굴마담 역할이 “의미 있는 일”이란 점을 주장해야 한다.
    이세영은 자기 주장 없이 김지하를 낙인찍었다.
    비열한 [내시 화법]이다.

     
    이세영은 왜 이런 비열한 화법으로 김지하를 깠나?
    백낙청이 이끄는 '원탁할배'들을 공격하기 위해서다.
    실제 공격목표는 '원탁할배'이지만, 이들만 까다가는 역공당할까 봐 김지하를 총알받이로 사용했다.

    이건, 진짜 내시도 혀를 내두를, 예술의 경지에 이른 내시 화법이다.

    이세영은 이렇게 썼다.

    “지난 대선 당시 시민사회 원로들로 구성된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가 안철수 후보의 독자 행보에 거듭 제동을 걸자, 친안철수 성향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선 “선출되지도, 책임지지도, 교체되지도 않는 권력인 소위 ‘원로’라는 무리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kongheejun)는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진보에 ‘원로’라는 집단이 존재하는 사실부터 난센스라는 지적도 있다.
    현존 질서와 전통의 권위를 부단히 의심하고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의 진정한 전통(‘반전통의 전통’)…”


    김지하를 총알받이로 사용한 것만으로는 불안했던 것일까?
    노인들의 욕망, 좌절, 어려움을 때로는 연민하고 때로는 비판하는 문단이 10개쯤 된다.
    전체 글의 절반을 훌쩍 넘어 3분의 2에 이른다.

    정말 내시스럽다.
    하긴, 내시란 원래 소심하고 겁이 많은 존재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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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뜨끈뜨끈한 인민의 말투를 사랑한다.
    내시의 말투를 보면 짜증과 함께 구역질이 난다.

    삽을 삽이라 불러야지, ‘수동식 토양 운반기’라 부를 수는 없지 않는가?
    콘돔을 ‘성적 재생산을 방지할 목적으로 남성 섹수얼 오간(sexual organ)에 착용시키는 일회용 러버 스킨(disposable rubber skin)’이라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뱀발:
    고백하자면 나는 인민주의자요 노동주의자다.
    인민의 노동이 자본에 대해 가지는 가치를 높이는 것이 나의 로망이다.

    노조를 통해 악다구니쓰는 것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
    귀족노조가 만들어져 청년 일자리를 줄일 뿐이다.

    [자본에 대한 노동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과 창의력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철밥통 획일 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야 말로, 가장 구역질 나는 ‘자본의 개’이다.
    그들은 아이들의 뇌수와 영혼을 망가뜨리는 수법을 이용해서  [자본에 대한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밤낮없이 사악한 꾀를 내는, [자본의 앞잡이]일 뿐이다.


    이세영의 글은, [종친떼](종북, 친북, 떼촛불 혼합체) 글쟁이들 사이에 널리 보급될 [내시 화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이제 저들은, 자신들의 동지인 [깡통진보] 인사의 등짝에 칼을 박기 위해 김지하 같은 사람을 끌고 들어가 총알받이로 사용한다.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약자에 대한 연민과 복지를 걱정하는 척, 짐짓 너스레를 떤다.

     

    비열한 화법이다.
    이런 화법을 즐겨 쓰면 어떤 결과가 올까?

    육체의 거세가 아니라 정신의 거세가 일어난다.
    정신의 내시—이것이 저들의 운명이다.
    이런 내시들이 줄줄이 행진하는 모습이 이미 보이지 않는가! 



  • 박성현 저 술가/뉴데일리 논설위원.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웹사이트 : www.bangmo.net
    이메일 : bangmo@gmail.com
    페이스북 : www.facebook.co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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