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교육감-시의회 교육위 첫 간담회부터 신경전문 교육감 “혁신학교, 다른 곳보다 학력 떨어져..확대는 없다”일부 의원들 “이대로 가면 협조 어렵다” 압박
  • ▲ 26일 시의회를 방문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위 의원들과 대화를 마치고 위원회를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 26일 시의회를 방문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위 의원들과 대화를 마치고 위원회를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취임 후 처음 마련된 시의원들과의 공식적인 만남이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면서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문 교육감은 26일 오전 서울 서소문에 있는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시 교육위원회(위원장 최홍이)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시의회가 교육감 재선거 뒤로 미룬 2013년도 시교육청 예산안 계수조정 및 의결을 앞두고 열렸다.

    내년도 예산안 의결에 앞서 문 교육감과 시의회 교육위 의원들이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 학교 환경 및 시설개선 등 주요정책에 대한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문 교육감과 의원들의 첫 번째 만남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문 교육감과 교육위 의원들은 곽 전 교육감이 추진한 ‘혁신학교’를 놓고 분명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문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해 재학생의 기초학력이 다른 학교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학교운영비는 두 배가 많은데 기초학력은 다른 곳보다 더 떨어진다”

    이어서 그는 이미 운영 중인 61곳의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유지할 뜻을 밝혔지만, 더 이상의 확대는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교육위 의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 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민통당 소속 의원들은 현재 운영 중인 곳은 물론이고, 내년에 10여곳을 추가 지정하기 위한 예산이 이미 확보돼 있다면서 혁신학교 확대를 사실상 압박했다.

    일부 교육의원들은 문 교육감에게 혁신학교 확대를 요구하기도 했다.

    “혁신학교를 추가지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혁신학교는 문 교육감이 주장하는 행복교육과 맥락을 같이 한다.
    확대추진해야 한다”

        -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문 교육감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았다.

    “혁신학교 평가단을 구성해 이제까지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

    “추가 지정은 혁신학교 평가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하겠다”

    문 교육감이 재차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의원들 사이에서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원들의 설전이 이어지면서 결국 이날 오전 간담회는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끝이 났다.

    문 교육감과 시의회 교육위 의원들이 첫 만남부터 갈등을 노출하면서 시교육청과 시의회 사이의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문 교육감 입장에서는 그가 취임 직후부터 강조하고 있는 학교시설 및 환경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