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유세 현장서 "흑색선전 막아 달라""허위사실로 속이고..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2일 대구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벌인 유세 도중 가방을 들어 보이며 2차 TV토론회의 '커닝논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12. 12. 12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2일 대구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 벌인 유세 도중 가방을 들어 보이며 2차 TV토론회의 '커닝논란'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12. 12. 12 ⓒ 연합뉴스

    "제가 10년도 넘게 지방에 갈 때도, 외국에 갈 때도 가지고 다닌 낡은 가방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가방을 보여주며 한 말이다.

    박 후보는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 현장에서 "하도 아이패드 컨닝 얘기가 나와 우리 대구시민께 한번 보여드리기 위해 제가 그때 썼던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경북 경산시 서상동 경산청과시장에서도 가방을 보여줬다.

    그는 "제가 TV토론에서 아이패드로 컨닝을 했다는 등 온갖 허위사실로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며 문 후보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날도 제가 여기에 서류를 넣고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서류를 꺼내기 위해서 보고 있었다.
    또 토론 때에는 다 꺼낸 서류는 책상위에 놓고 가방은 던져 놨다.
    그날 아이패드를 가져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허위사실로 국민을 속이고 인터넷을 도배하는 이런 사람들,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고 무슨 거짓말을 못하겠나."

    그는 "야당의 무분별한 흑색선전을 여러분의 손으로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앞으로 일주일동안 엄청난 흑색선전 마타도어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편없고 말도 안 되는 흑색선전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그냥 두시겠는가.
    그러기에는 너무나도 소중한 나의 삶, 우리 가족, 우리나라이다.
    또 우리는 후손들에게 정말 든든하고 확실한 행복을 보장할 나라를 넘겨줘야할 책임이 있다.'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10일 선관위 2차 토론에서 가방의 매무새를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10일 선관위 2차 토론에서 가방의 매무새를 만지고 있다. ⓒ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12일 박근혜 대선후보의 TV토론 당시 ‘아이패드 컨닝 의혹’을 제기했었던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과 허영일 부대변인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전날 문 후보측은 오전부터 박 후보의 '아이패드 컨닝의혹'을 제기했었다.

    지난 10일 중앙선관위원회의 2차 TV토론을 앞두고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박 후보가 가방의 매무새를 만지고 있다. 손의 위치가 절묘해 가방이 '윈도우백'이 아니냐는 의혹이 SNS를 타고 번졌다.

    윈도우백이란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PC를 수납한 채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가방으로 가방에 아이패드를 넣고 꺼내지 않아도 검색 등 모든 활동이 가능하도록 제작돼 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와 트위터에 박 후보가 가방을 만지는 사진을 올리며 "이젠 최첨단 수첩을 동원하느냐,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라니 참 부끄럽다"며 맹비난했다.

    정청래 의원은 같은 날 늦은 오후 사과글을 올리며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지만, 이미 온라인 공간에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퍼진 상태였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후보께서 무릎 위에 ‘아이패드 윈도우 백’을 올려놓고 있는 것이 찍혀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논평에서도 그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안내문에 따르면 ‘후보자는 토론회장에 입장할 때 낱장 자료 외에 기타 보조자료를 지참할 수 없음’으로 되어 있다. 박 후보께서 ‘컨닝’은 안하셨지만 ‘반칙’을 하신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지난 4일 동일한 가방을 들고 있다. (왼쪽), 오른쪽이 태블릿PC 전용가방인 윈도우백. ⓒ 연합뉴스, 자료사진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지난 4일 동일한 가방을 들고 있다. (왼쪽), 오른쪽이 태블릿PC 전용가방인 윈도우백. ⓒ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이 가방은 박 후보가 평소에도 애용하고 있다. 

    다른 날 다른 각도에서 찍힌 사진을 보면 전면이 가죽으로 덮혀 있어 '윈도우백'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이러한 해명과 손쉬운 검색만으로도 위 두 가방이 일치하지 않음을 금세 확인할 수 있는 데도 민주통합당의 공세는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