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3천여명...정치인 안철수로 나타나자 8백여명, 학생들 '확' 줄었다!
  • 안철수 강연에 텅빈 좌석들. ⓒ조선일보
    ▲ 안철수 강연에 텅빈 좌석들. ⓒ조선일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2일 부산대학교에서 ‘과거에서 미래로 갑니다’란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러나 이날 강연장엔 예상보다 훨씬 더 적은 인원이 참석했고, 일부 학생들은 안 후보의 방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는 등 논란이 됐다.

    정치인이 된 '안철수'. 그의 강연에 '정치적 발언'이 담기기 시작하자 학생들의 반응도 점차 달라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총학생회가 자유게시판에 '안 후보를 초청해 12일에 특강을 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자 학생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국악학과 김모씨> "전에 박근혜 후보가 올 땐 대선 후보로서 오는 걸 격렬하게 반대하더니 이번에는 안철수 후보가 대선후보로서 오는 걸 격렬하게 환영한다. 이게 어떻게 민주주의냐."

    <행정학과 이모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말을 들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 총학생회가 '학생들과 함께 가겠다'며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

    <경제학과 이모씨> "우리 학교 모두가 총학 당신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통, 소통’ 하면서 왜 다른 후보의 의견조차 들으려 하지 않느냐."

    이에 부산대 총학생회 전모씨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박 후보 강연의 경우 대학 본부와 박 후보 측에서 일정 단계까지 강연을 추진했지만 박 후보 측의 결정으로 무산됐다."

    "해당 과정에서 총학생회가 강연 추진을 환영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의사를 표현한 적이 없다. 당시 정문에서 유인물배포와 항의 시위를 한 단체는 ‘다함께’였다."

    "개인적 견해로 박 후보의 강연추진에 우려되는 점은 유신에 대한 그분의 입장과 평가가 부산대의 역사성과 대치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외에 없다."

    "이번 안 후보 강연은 '대선후보가 아닌 청년멘토로서의 안철수'에 집중해 '지난 5월(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신분으로 부산대에서 강연하던 시절)의 안철수와 11월의 안철수를 바라보다'라는 기획의도로 추진한 것이다."



  • 그러나 반발은 끊이지 않았다.

    <수학-통계학부 김모씨> "초청과 환영은 분명 차이가 있다. 분명한 것은 안철수는 초청을 하였다는 것이다. 총학은 유독 안철수만을 초청했다는 뜻인데 공정하다 볼수 있느냐."

    <기계공학부 강모씨> "부산대는 항상 진보적인 인사, 편향적인 인사만 강연을 온다.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학생들에 대한 강연은 없다고 본다. 다른 후보들의 의견도 듣고싶다."

    <국어국문학과 장모씨> "적어도 세 후보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연락을 시도해서 현재 대통령 후보들의 생각을 학우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총학생회는 "강연회엔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인력이 배치돼 관리한다. 그만큼 선거 유세와 관련된 발언은 일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안 후보는 강연에서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국민이 이기는 단일화’, ‘상식이 이기는 단일화’, ‘미래로 나아가는 단일화’를 단일화 3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기는 단일화”라고 밝혔다.

    "이기는 단일화가 돼야 국민이 이기고, 상식이 이기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본선에서 누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이날 강연이 열린 경암체육관엔 8백 여명의 학생들이 자리했다. 지난 5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안 후보의 강연에 3천여 명이 몰렸던 것과는 큰 차이가 났다.

    당시 안 후보의 강연엔 자리가 없어 그냥 돌아간 학생들을 제외하고도 1천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체육관 밖에서 안 후보를 기다리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