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화란 권력을 나눠먹자는 제도다


  • ▲ 김창준 전 미국연방하원 의원ⓒ
    ▲ 김창준 전 미국연방하원 의원ⓒ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에 온통 운명을 걸고 있던 단일화가 이제 본격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미국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제도다. 미국에 없는 제도라고해서 잘못됐다는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 서민경제는뒷전에 두고 오직 단일화에만 매달리니 안타깝다.

    안철수 후보가 애당초 당을 창당해서 공천을 받은 후에 민주통합당과 합당한 뒤 경선을 거쳐 단독 후보를 내는것이 미국의 경선 방법이다. 때문에 오히려 지금 시점에선 차라리 단일화를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남는것이 현 기존정치에 혐오를 느낀 많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수십년동안 권력을 누려온 낡은 정치인들, 바로 이들을 증오하는 젊은이들이 뭔가 다른 신선한 변화를 갈망했었는데 결국은 바로 이들과 합쳐 권력 나눠먹기 목적의 단일화를 한다면 안철수에 대한 그 열렬했던 지지율도 반드시 금이 갈것이다.

    단일화 말이 나올 때마다 안철수 캠프에서는 똑같은 답변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주시면 반드시 승리” 할 것이란 답변만 반복하더니 결국 단일화 협상을 시작했다. 단일화 하자는건 혼자 힘으론 박근혜후보를 꺾을 승산이 없으니까 전략적으로 둘이 합쳐 권력을 나눠먹자는 모양으로 밖에 안보인다. 권력 나눠먹자고 안철수 후보가 건너온 다리를 불태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기성 정치인들의 권력 나눠먹기만을 노리는 정치담합의 유혹을 뿌리치고 당당히 자기 소신대로 나 홀로 무소속으로 정치개혁을 주장해야 한다고 믿는다. 부패한 정치가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희망을 주는 새로운 정치개혁의 메세지를 국민들은 갈망하지 권력 나눠먹기의 단일화를 갈망하는게 아니다. 대통령은 하나인데 다른 한 명은 국무총리직을 수락해야 한다면 평균수명이 1년 반밖에 안되는 초라한 국무총리직을 맡게 되면 그동안 따라 다니던 지지자들에게는 무엇으로 논공행상을 할 것인가.

    문재인 후보도 만만치 않다. 안철수 후보와도 격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다. 우선 인물도 호감있게 생겼고 정치경험도 안 후보보다 훨씬 풍부하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완전 국민경선제도에서 국민들에게 검증을 받고 정정당당히 승리한 문재인 후보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민주통합당이란 거대한 야당 조직이 있다. 문재인 후보가 패하고 공천을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넘겨준다면 민주통합당 내에선 심각한 위기가 올 것이다. 때문에 문재인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에서 이겨야 한다.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안철수와 현재 시스템을 유지해야 이득을 보는 기득권과 어떻게 단일화가 이뤄질지 아무리 봐도 단일화는 어려워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설사 단일화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국민들은 결코 안철수를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민주통합당 지도자들을 나무랄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잃을게 없다. 설사 삼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아직 젊은 나이기 때문에 차기 대통령을 바라볼 수 있다.

    박근혜 쓰러뜨리기 단일화에 억매이지 말고 차라리 지금부터 차근차근 차기 대통령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당을 조직하고 사람을 모으기 시작하면, 유력한 인물들이 구름떼같이 모여 들 것이며 앞으로 5년동안 정치경험을 쌓고 탄탄한 조직을 만들어 놓으면 감히 대적할 인물이 없으리라고 믿는다.

    박근혜 후보도 5년전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실패하고 그동안 온갖 경험을 통해 오늘까지 왔다. 안철수 후보같이 아까운 인물이 시간에 쫓겨 정치 9단들과 단일화협상을 하느니 차라리 새로운 희망에 찬 메세지를 계속 전달하면서 차기를 노리는 것이 내가 보기엔 더 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