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생활의 달인’ 최종 우승 전국적 유명세추석 땐 끝없는 줄... 수십명 임시 고용해야느끼한 맛 없앤 ‘청양고추 새우전’ 가장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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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는 날이면 막걸리 한 사발과 따끈따끈한 부침개가 절로 생각난다. 그 유명하다는 경기도 성남 중앙시장 ‘자매전집’을 찾았다. 


    시장 입구에 ‘지꿈대박’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지미 하나로 꿈을 이룬 대박집’이란 뜻이란다. 전 부치는 냄새를 따라가 보니 온갖 전이 가지런히 다 모여있다. 호박전, 김치전, 동태전, 새우전, 녹두전... 속만 바꾸면 새로운 전이 나오는 법이긴 하지만 이 집엔 종류가 많기도 하다. 보통 16가지를 내놓는다.

    생활 속의 ‘달인’을 뽑는 한 TV프로그램에서 최종우승을 한 덕분에 전국적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박미경(45)․경화(44) 자매사장은 “27년 전 어머니가 하던 가게를 물려받았다. ‘자매전집’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장사가 잘 되다 보니 중소기업청에서 ‘지꿈대박’이라는 브랜드를 달아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언니는 달궈진 철판에 전을 끊임없이 뒤집고 동생은 동그랑땡을 반죽하느라 정신이 없다.

  • 자매전집의 다양한 전 ⓒ 정상윤기자
    ▲ 자매전집의 다양한 전 ⓒ 정상윤기자
     

    박경화 사장은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았다는 동그랑땡을 건네주면서 ‘맛을 보고 평가해달라’고 했다. 크기로 봐서는 일반 동그랑땡과 큰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속은 큼지막한 고기와 채소, 양념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서 담백하고, 하나를 먹어도 알찬 느낌이었다.

    “모양을 예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은 집에서 먹는 전답게 부치면 됩니다. 우리 식구가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정성을 다해 부치면 소비자들도 알아주기 마련이죠. 16가지의 많은 종류지만 양념과 반죽하는 비법이 각기 다 달라요. 또한 전의 특성상 기름에 튀겨야하니 알맞은 온도와 때에 맞춰 잘 뒤집는 것이 우리 집만의 노하우에요.”

     

     
  • 박경화, 박미경(왼쪽부터) 자매 사장 ⓒ 정상윤기자
    ▲ 박경화, 박미경(왼쪽부터) 자매 사장 ⓒ 정상윤기자
     

    처음부터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맞춰서 판매하면서 늘어났다고 한다. 전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재료에 맞게 양념해 구워내기만 하면 되니 다른 음식에 비해 간단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전에는 기름기가 많아 먹다보면 느끼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새로 개발한 메뉴가 ‘새우전’이다. 청양고추가 들어간 알싸한 맛으로 인기 품목이다.

    ‘자매전집’은 설, 추석 연휴마다 평소보다 20배 웃도는 매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고 한다. 박 사장은 달인답게 전을 신기에 가까운 기술로 빠르게 뒤집으며 구워내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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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 시즌에는 그야말로 정신이 없어요. 소비자들이 시장 입구부터 100m넘게 줄을 서 있거든요. 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생활의 달인’ 출연 당시의 기술도 선보이곤 하죠. 그 때만큼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해요. 전만 부치는 사람 30명, 하루 종일 계란만 까는 사람도 있고요. 판매만 맡아서 하는 아르바이트생도 있죠. 부쳐도 부쳐도 끝도 없는 전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멀리서 일부러 찾아왔다는 소비자들을 보면 감동의 눈물이 맺히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