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연합, 盧-鄭 단일화와 文-安 단일화는 다르다!"
  • <윤창중 칼럼세상> 

     文·安 단일화에 결코 겁먹지 말자!

     

  • ▲ 윤창중 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 윤창중 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패배주의의 갑옷을 훨훨 벗어 장롱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문재인·안철수가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면 박근혜가 100% 패배하고야 말 것이라는 공포의 패배주의를! 

    문·안 단일화가 ‘꼭’ 대선 승리의 만병통치약이 된다? 그게 빗나갈 수 있다는 점을 역사적·논리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려 한다. 

    물론 단일화는 폭풍을 몰고 올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태풍의 강도(强度)가 얼마이냐에 따라, 그리고 이 태풍을 잠재울 수 있는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박근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아니면 넘어질 수도 있다.  

    박근혜가 문·안이 합치면 패배할 것이라는 정서적 근거는 1997년 김대중(DJ)·김종필(JP)의 DJP연합과 2002년 노무현·정몽준의 단일화가 성공했다는 악몽 때문. 

    그러나 DJP연합과 노·정 단일화, 그리고 문·안 단일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뭐가? 

    첫째, 문재인과 안철수는 DJP 연합의 주인공인 DJ, JP와는 달리 호남과 충청의 절대적 맹주가 아니라는 사실! 

    DJ는 호남에서 싹쓸이, JP는 충청에서 거의 싹쓸이할 만큼 지역에서 묻지마 투표를 견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안철수가 누구 한 사람으로 단일화한다면 호남에서 싹쓸이가 될까? 많은 표가 쏟아질 것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천만의 말씀! 

    이들의 고향인 부산에서 싹쓸이가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 ▲ 1996년 12월 1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민회의-자민련 합동송년회에서 김대중, 김종필 총재가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96년 12월 1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민회의-자민련 합동송년회에서 김대중, 김종필 총재가 합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둘째, DJP연합이 성공한 배경이 둘이 합쳤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인제’ 때문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보수우파 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이인제가 탈당 출마해 500만표를 이회창으로부터 빼앗아 갔기 때문! 결정적인 패인! 

    말하자면 DJ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이인제가 끝까지 잘해 주었기 때문에 DJP연합이 성공한 것! 

    김종필이 DJ와 어깨동무한 것도 보수우파의 분열을 불러왔다. 김종필이 DJ에 합류하고 이인제가 독자 출마함으로써 보수우파가 분열한 것. 

    그러나 현재로서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문·안 단일후보한테 도망가 박근혜에게 비수 던지거나 야권 단일후보의 페이스메이커 역할로 500만 표 정도를 무더기로 빼앗아 갈 저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 없다. 

    셋째, DJP연합이 성공한 또 다른 요인은 경북 포항 출신 박태준의 합류!  

     이로써 DJ가 이회창의 아성인 TK(대구·경북)지역에서 이회창으로 쏠리는 몰표를 깰 수 있었다. 

    박태준이 김대중·김종필과 함께 선거광고 방송에 출연해 DJdoc의 “눌룰루~바꿔봐요”라고 춤을 춘 건 박태준을 보수우파로 보았던 보수우파의 분열에 크게 기여했고, TK를 분열시키는데 한 몫. 

    그렇게 김대중·김종필·박태준이 표를 긁어모으기 위해 사력을 다했는데도 김대중과 이회창의 표 차이는 불과 38만표. 

  •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의원이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의원이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넷째, 문재인·안철수의 후보 단일화 역시 노무현·정몽준의 단일화와는 우선 주인공부터 다른 점을 간파할 필요가 있다. 

    정몽준이 누구? 대한민국 최고 재벌가의 아들로서 노무현과는 물과 기름이라고 할 만큼 섞이기 어려운 출생배경, 성장과정, 노선을 갖고 있어 보수우파 비슷하게 보였기 때문에 이회창 두 아들의 병역 문제에 실망한 보수우파층이 정몽준 지지에 합류했고, 이런 표가 노무현 쪽으로 따라갔던 것. 

    이 역시 보수우파의 분열!, 그래서 노무현을 당선시킨 것! 

    따라서 이회창이 대선에서 두 번 패배한 가장 큰 요인은 보수우파의 분열! 

     또한 호남인들은 DJ가 노무현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신하고 역시 노무현에게 몰표를 준 게 노무현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  

    이번에도 야당 단일후보한테 김대중·노무현이 출마했을 때처럼 몰표를 준다? 글쎄다. 

    이같은 역사적·논리적 사실들을 회상해 볼 때 박근혜가 문·안 단일화가 몰고 올 태풍에 어떻게 대비해야할 것인지, 그 답이 나온다. 

    박근혜는 사람을 불러 모아 앉힐 수 있는 자신의 텐트를 더 크게 쳐야 한다.

    ‘박근혜의 빅텐트’! 

    먼저 이회창과 이인제의 선진통일당을 포용함으로써 충청권을 더 깊숙이 끌어들여야 한다.  

    그리고 사촌형부인 김종필로부터도 지지를 얻어내라! ‘올드 충청인’들 사이에선 JP에 대한 향수가 아직 병아리 눈물 정도는 남아있다. 한 표라도 모아야 한다. 

    호남을 대표할 수 있는, 특히 한화갑 같이 전남-광주에서 DJ 문하생이었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호남의 묻지마 싹쓸이에 혼란을 주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TK를 넘어 부산·경남(PK) 지역에서의 집단적 지지를 유인할 수 있는 승부수를 던지는 것도 필수! 

    그리고 집나간 보수우파들, 예컨대 박세일 같은 인사들도 빨리 영입해 합류시킴으로써 보수우파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  선거 필승의 철칙은 사람을 모아 세(勢)를 불리는 것! ‘무지개 연합’이 승리할 수밖에! 

    패배주의를 벗어버리자!

     


  •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몽준 의원이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 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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