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을 공화가치로 인도하고, 지역구 이익을 국가 이익으로 견인하는게 의원!
  • 88년부터 02년 말까지 꼭 15년 동안 3김 시대가 이어졌다.

    3김이 누구인가? 박정희에 대해 각을 세웠던 DJ, YS와 박정희 정부에서 오랫동안 제2인자 역할을 해 온 JP 아닌가! 한마디로 박정희 시대가 만들어낸 걸물들이었다. 3김은 박정치 체제가 남긴 정치적 유산이었다.

    3김 시대는 절대 보스들의 정치 체제였다. 부산 경남에서는 YS의 뜻이라면 대걸레를 공천해도 당선되고 호남에서는 DJ의 뜻이라면 빗자루를 공천해도 당선된다는 농담이 있었다. 3김은 권력과 정치자금의 센터, 그 자체였다. 3김이 마음 먹기에 따라 정치의 왜곡, 부패, 개혁이 춤췄다.

    이런 보스 정치 체제 아래에서 정치인들은 중간 보스, 새끼 보스, 일선 행동대원으로 위계가 잡힌 ‘조직’을 구성했다. 검정 통마이를 입고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형님!”을 외치는 조직문화가 정치권에도 존재했다.

    이제 이런 조직문화는 아득한 과거가 되었다. 지금의 국회의원은 여야를 불문하고 조직의 멤버가 아니라 자영업자들이다. 정당은 시스템이 아니라 자영업자 조합에 불과하다.

    무엇을 하는 자영업자인가? 지역구 기반을 바지런히 강화하는 것이 그 본업이다. 각종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에 개입하는 것이 그 부업이다. 조합 활동—정당 안의 파워게임과 인맥 구축—이 그 사회생활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정당정치가 존재한 적 없다.

    3김 시대에는 보스 정치였고 2003년부터는 자영업자 조합정치일 뿐이다. 여의도 국회는 자영업자들이 입점하는 상가에 불과하다. 자영업자 조합정치는 3김 시대가 남긴 정치적 유산이다.

    유산을 보면 선대(先代)를 알 수 있다. 서양 속담에 “부모의 사람됨을 증명하는 것은 자식이고 애비의 비밀을 드러내는 것은 아들이다”란 말이 있다. 박정희 체제는 3김이라는 걸출한 보스들을  남겼고, 3김 체제는 좀팽이 자영업자들을 남겼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의 좌충우돌, 민통당의 친노-전횡, 안철수 진영의 무기력은 모두, 정당 정치가 무엇인지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자영업자들의 난잡하고 어수선한 조합체제가 빚어내고 있는 3류 코메디—이것이 2012년 대선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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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선은 제대로 된 정당정치에 1센티라도 가깝게 다가선 진영이 이긴다. 그런 진영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 시민의 책임이다.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

    국회의원은 공화가치(共和價値, republican values)를 체질화해야 한다. 공화가치는 민주주의, 즉 다수결로 흔들거나 훼손해서는 안 되는 가치이다.

    대한민국의 공화가치엔 네 가지가 있다.

    1. 대한민국은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2. 북한인권을 신장하기 위해서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를 제어해야 한다

    3. 자유민주주의(개인의 선택과 책임)는 우리 사회의 근본 운영원리이다

    4. 세계경제는 우리 삶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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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이 공화가치를 대-북-자-세(대한민국, 북한인권, 자유민주, 세계시장)라고 부른다.

    대-북-자-세는 선택이 아니라 현실의, 삶의 조건이다. 삶인 것은 받아들이고 삶이 아닌 것은 내쳐야 한다.

    대-북-자-세가 건국 이후 60 여년 만에 대한민국을 선진국 문턱까지 밀어 올렸다.

    대-북-자-세는 감옥에 갇혀 있던 청년 사형수 이승만이 1904년에 쓴 <독립정신>에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북한 인권 대신에 온 백성의 평등한 인권과 번영으로 나타나 있다)

    대-북-자-세는 박정희의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원칙이었다.

    대-북-자-세는 제5공화국에서 세계경제와 시장원리를 중시했던 정책 (이른바 ‘안정화 정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대-북-자-세는 문민정부에서 이루어졌던 개혁들—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WTO 가입, OECD 가입, 세계화—에 녹아들어 있다.

    대-북-자-세는 DJ 정부에서 이루어진 IMF 극복과 인터넷 접속망 강화에도 반영되어 있다.

    대-북-자-세는 참여정부의 이라크 파병, FTA, 강정 해군기지에도 관철되어 있다.

    대-북-자-세는 MB 정부가 취해 온 [북한에 대한 상호주의 원칙]과 [안정된 경제정책 운용]에도 반영되어 있다.

    한마디로 정권에 따라 대-북-자-세 공화가치 중에 혹은 이 가치 혹은 저 가치에 더 중점이 주어지기도 했고, 시기에 따라 이 중 일부에 대해 소홀히 한 측면이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이 공화가치가 우리 삶을 이끄는 핵심 원리로 작동하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이제 이 4개의 공화가치를 통짜로 체질화해야 한다. 정치 세력이 이 가치들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흔든다면 그 세력은 이미 집권할 자격이 없다. 공화가치의 훼손, 공화가치에 대한 도전은 반역(treason)이다. 국가에 대한 반역을 넘어, 우리 시민의 삶의 조건, 삶의 방식에 대한 반역이다. 자신의 삶에 대한 반역 행위의 허리를 분질러 버리는 것이야말로 시민의 존재이유이자 책임이다.


    둘째,

    국회의원은 국민여론공화가치 사이의 긴장, 지역구 이익국가 이익 사이의 긴장 위에서 먹고 자고 싸고 섹스하고 꿈꾸고 달리며 살아야 한다.

    필자는 이 두 종류의 긴장을 양축(兩軸) 긴장(bi-axial polarity)이라고 부른다. XY 축과 같은 두 개의 축이다. 한 축에서는 국민여론공화가치가 팽팽히 당기고 있고, 다른 축에서는 지역구 이익국가 이익이 팽팽히 당기고 있다.

    국회의원의 존재이유와 사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혹은 기회를 만들어서 여론을 공화가치 방향으로 인도하고 지역구 주민의 욕구를 국가 이익의 방향으로 견인해 내는 것에 있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인 까닭은 그가 양축긴장 위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긴장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오직 허겁지겁 국민여론과 지역구 이익만 좇는다면 그는 여론조사 회사 말단 연구원 혹은 선거기획사의 말단 정치공학자일 뿐이다. 혹은 지금과 같은 자영업자 브로커일 뿐이다. 이런 존재를 헌법기관으로 대접해 주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들은, 여론조사 실무자, 정치공학자, 자영업자로 살고 있는 주제에 자신이 아닌 존재—양축 긴장 위에서 사는 헌법기관—인 척 해왔던 것에 대한 벌충으로 우선 양쪽 뺨이 벌겋게 부어 오를 정도로 쥐어터지고 난 다음에 인생을 반성하는 것에서 새 인생을 시작해야 한다.

    “왜 나는 내가 아닌 존재인 척 하면서 살고 있을까? 내 인생은 어디서부터 꼬여서 이런 양아치가 되었나?”

  • 우리는 흔히 18세기 말 영국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에 대해 ‘보수주의의 아버지’라고 알고 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이다. 버크는 보수당(토리)이 아니라 휘그(자유당)였었다. 왕실재정과 국가재정을 분리해서 왕실의 씀씀이에 자물통을 채웠다. 정당정치를 확립시켜 보스 정치를 없애 버렸다. 미국(당시 영국의 식민지)에 획기적 자치권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메리카에 대한 획기적 자치권 부여를 옹호한 버크의 논리는 이런 식이다.

    “아메리카에서 세금을 걷으면 당연히 아메리카 주민들로 하여금 국회의원을 뽑아 런던으로 보내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아메리카의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아메리카 국회의원 숫자가 점점 많아져서 결국엔 영국 정치가 아메리카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이 된다. 그러므로 아메리카에 대해 아예 세금을 부과하지 말고 매우 자유로운 획기적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

    우리 국회의원들은 어떤가?

    세금을 내지도 않는 재외동포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바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이는 사실상의 위헌이다. 참정권은 세금과 직결되어 있다. 대한민국 영토에 사는 사람은 노숙자라도 부가가치세와 특별소비세를 낸다. “세금을 내는 사람과 내지 않는 사람을 구별해야 한다”라는 헌법적 원리조차 모르는 얼간이들이 스스로 ‘헌법기관’이라고 자임해 온 것이다. 버크는 또한 인도의 식민지 지배를 개선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다. 그는 이런 취지로 말했다.

    “신(神)은 우리에게 인도 통치권을 맡겼다.
    (인도 통치권은 무력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다. 무굴 제국이 약화되면서 사회가 극도로 취약해지자 인도의 지방 세력들이 자발적으로 영국에 통치권을 헌납했다—필자)
    최선을 다해 인권을 신장하고, 인도 고유의 전통 및 관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통치해야 한다. 인도 사람들이 우리 방식의 법률을 이해하지 못 한다고 그들의 재산과 삶의 터전을 빼앗는다면 이는 가장 야만적인 약탈에 다름 아니다”

    세계 최대의 아대륙(亞大陸—지금의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을 통치하게 된 영국의 최강 정치인 버크는 인도인들의 인권, 관습, 권리를 위해 늙어 죽는 순간까지 20년 가까이 싸웠다.

    정의감, 사명감이 버크로 하여금 프랑스 혁명(1789~1799)을 격렬하게 비판하도록 만들었다. “인간은 실험대상이 아니고 사회는 엔지니어링 대상이 아니다”라고 부르짖게 만들었다. 프랑스 혁명의 반대말은 반혁명이 아니다. ‘에드먼드 버크’이다.

    그래서 버크가 죽고난 다음인 1820년대에 ‘보수주의’란 말을 만들어 버크에게 바쳤던 것이다.

    이때 보수는 체제를 보수하는 게 아니다. 인간과 삶을 지켜내는 것을 뜻한다. 인간과 삶에 관한 진실을 옹호하고 지켜내는 것을 뜻한다. 

    아메리카와 인도에 관한 버크의 행적은 국민여론핵심가치 사이의 긴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의 행적은 또한 지역구 이익국가이익 사이의 긴장 역시 명확하게 조명했다.

    선거구인 브리스톨(Bristol)에서 유세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국회의원은 여러분의 대리인(delegate)이 아니라 대표(representative)입니다. 우리 지역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 저는 서슴없이 국가의 이익을 옹호할 것입니다. 그것이 대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국회의원들은 크게 각성해야 한다. 양축긴장 위에 사는 존재로 거듭나야 하며 대-북-자-세 공화가치를 옹호하는 전사(戰士)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새누리 의원들은 웰빙 이기주의를 버려야 하고 민통 의원들은 ‘종북과의 동거’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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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민통의 종북 동거 습성에 대해 짚어야 한다. 지금 대선에 내재되어 있는 가치와 가치의 싸움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통의 지금 행태로 보면, 지금 대선은 [삶에 대한 사랑][세상에 대한 복수욕] 사이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말해서 지난 20년 동안 지금 민통이 대변하는 정치집단은 ‘종북과의 동거’를 정치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해 왔다.

    종북과의 동거란 무엇인가?

    노동, 언론, 문화, 교육 등에 걸쳐 막강한 조직적 역량을 구축한 종북, 친북 세력과의 합작이다.

    나도 종북하고 싶다. 그런데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한다. 왜? 북한은 세계 최악, 인류 최악의 전체주의이기 때문이다. 남을 따라 다니려면 이왕이면 좀 번듯한 놈을 따라다녀야 할 것 아닌가? 거지가 된 전체주의 광신도 집단을 뭐 하러 따라다니나?

    북한 전체주의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다. 스탈린주의미카도이즘(Mikadoism)의 교잡종이다. 스탈린주의는 1인 숭배 좌파전체주의이고, 미카도이즘(Mikadoism)은 천황을 신으로 떠받드는 극단적 군사주의-민족주의이다.

    [1인을 신으로 만들어 극단적 군사주의-민족주의를 추구하는 좌파 전체주의]가 바로 김일성체제이다.

    이런 식이다.

    1. 인간의 본질은 민족됨에 있다

    2. 민족은 당이 지도해야 한다.

    3. 민족과 당은 수령의 지도를 받아야 하며 수령은 뇌수가 되어야 한다.

    4. 민족과 당은 수령의 지도 아래, 영원한 사회정치적(socio-political) 생명을 부여 받았다

    5. 영생하는 민족과 당에 의해 수령 역시 영생한다


  • 그래서 북한은 미라가 된 김일성을 아직도 국가원수로 떠받드는 체제이다. 극단적으로 종교화된 전체주의이다. 전체주의적 종교 혹은 종교적 전체주의. Totalitarian-Religion or Religio-Totalitarianism.  그래서 필자는 김일성체제를 미카-스탈린주의(Mika-Stalinism)라고 부른다.

    김일성 체제의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필자는 종북, 친북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좌좀(좌파 좀비) 혹은 좌빨(좌파 빨갱이)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스탈린주의자들—맹렬 좌파가 지금 평양것들의 꼬락서니를 보면 총으로 쏴 죽인다고 나설 것이다.

    필자는 종북전좀—‘전체주의 좀비’라고 부르고 친북전빨—‘전체주의 빨대’라고 부른다.

    민통은 이제 전좀과 가까이 지내면서 전빨 역할을 하는 짓을 그만 두어야 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당신들은 오도가도 못하게 된다. 인터넷에 당신들의 모든 행적이 남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시치미 떼고 빠져나갈 수도 없다.

    돌아오라! 전빨 동포여!

    이제 전체주의 빨대 짓 그만하고 대한민국의 공화가치—대-북-자-세를 옹호하는 전사(戰士)로 거듭나라!

    방향전환을 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우리 시민의 삶의 조건과 진실을 파괴하고 부정하는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 이념을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서, 우리는 당신들을 손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로 하여금 이 살벌한 작업을 하도록 내몰지 않기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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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웰빙 자영업자들은 대-북-자-세도 모르고 양축긴장도 모른다. 따라서 북한 체제의 특성—미카-스탈린주의가 무엇인지도 전혀 실감하지 못 한다. 관심도 없다.

    오직 기능적 전문성 덕분에 평생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만 쪼이던 사람들이 99%이다. 마르고 닳도록 ‘국회의원’이라 불리는 자영업에 종사할 수 있기만을 빌고 또 비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당은 조직이 아니라 자영업자 네트워크가 돼 버렸다. 이들은 정당의 강화, 정당정치의 확립에는 관심도 없고 그 뜻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오직 언론에 보도될 수 있는 한 건을 자기 이름으로 저지르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이들의 영혼은 방송국 카메라 혹은 신문사 카메라의 렌즈 속으로 빨려들어 간 지 오래이다.

    “이번에 송호근 교수를 선대본부장으로 데려오면 어떨까?"
    "김지하를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데려오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마땅히 영입 작업을 ‘조직’에 넘겨 주어 비밀리에 예의를 갖추어 치밀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조직’에 넘기기는커녕 자신의 알량한 인맥으로 여기저기 쑤시고 소문 낸다.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언론에 흘린다. 영입 대상이 된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무례하고 상스런 개양아치 짓이다. ‘조직’에 넘겨주면 자신의 공이 되지 않을까 염려되어 개발질 동네 축구에 나오는 개인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원칙과 가치를 모르는 자는 예의를 모르게 된다. 그게 세상 이치이다. 근사한 밥집에서 식사하고 VIP들과 어울리고 국회의원 배지 차고 다닐수록 더 고약한 양아치—예의와 절차를 모르는 자가 된다. 자기가 양아치란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양아치.

    자영업자면 자영업자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그때에는 땀냄새가 구수하게 나는 생활인이 된다. 그런데 헌법기관이란 자가 스스로 자영업자가 되는 순간—대-북-자-세와 양축긴장을 모르는 정치인이 되는 순간—양아치가 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아닌 존재로 대접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부끄러움, 예의, 절차에 대한 개념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요즘 새누리를 보면 가관이다. 서로 등짝에 칼질하고 난리가 아니다. 28명은 아무 구체적인 정확한 내용 없이 “바꿔라”라고 외친다. 내용 없이 떠드는 “바꿔라”는 잘못 발음된 구호일 뿐이다. “바끄릇”(밥그릇)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정확하다.

    김종인은 “의원들이 내 말을 따라 법을 만들지 않으면 떠나겠다”라고 악을 쓴다. 160개 가까운 배지가 김종인의 아바타이고 고무거수기인가? 70이 넘어 과대망상증이 처음으로 발병하는 경우는 세계 최초가 될 수 있다. 기네스북에 오를 이야기이다. ‘과대망상증 세계 최고령 처녀 발병’

    새누리 주요 멤버들, 특히 의원들은 크게 각성해야 한다. 우선 대-북-자-세를 익히고 양축긴장 위에 올라가서 살도록. 대선에서 개인의 공을 세우려 하지 말고 팀웍을 중시하도록. 당신들 중 단 33명만 이 자세를 가져도 새누리는 다른 모든 정치진영을 순식간에 압도할 수 있다. 해방 68년, 대한민국 65년의 음덕이 죄다 새누리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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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직업 정치인들—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자영업자가 되어 있다. 이게 88년에서 02년까지 15년에 걸친 3김 체제가 만들어 놓은 유산이며 후손이다. 이들이 각성하고 업그레이드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들의 업그레이드는 대-북-자-세를 체질화하는 것, 그리고 양축긴장 위에서 사는 노하우를 몸에 익히는 것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국회의원 배지라는 알량한 성공에 도취된 자영업자가 이 같은 업그레이드를 이룬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선은 이제 70여일 남았다. 국회의원들의 각성과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더라도 그것만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럴 때 대선 주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빨이 없으면 잇몸이다. 눈에 띄지 않는 실무 일꾼들의 전략, 기획, 메시징, 실행 역량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실무 일꾼들로 이루어진 강력한 코어 조직을 구성해서 운영해야 한다. 대선 주자 자신이 전략, 사상, 실무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실무 코어 조직과 밀접하게 손발을 맞추어야 한다. 박정희 스타일이 바로 그것이었다.

  • 그는 한편으로는 가장 추상적인 원리와 사상에 정통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구체적인 실무와 심리에 정통했었다.

    필자는 대통령 박정희가 어느 시골 초등학교에 방문했던 기록을 본 적이 있다.

    마침 음악시간. 그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쳤다. 리듬과 가락에 대해 원리적인 설명을 아주 쉽게 해가면서 손풍금을 쳤다. 이 기록을 보면서 필자의 등골에 소름이 죽 끼쳤다.

    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추상과 구체, 원리와 실무, 사상과 심리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괴물이었다.

    이번 대선주자들 중에 박정희의 이 같은 영민한 리더십을 단 10%라도 실현하는 사람이 있다면 승리는 그의 것이다.

    국회의원들? 천천히 확실하게, 양아치 자영업자에서 대-북-자-세와 양축긴장을 익힌 헌법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시간과 시련을 겪어야 할 뿐이다.

    멀리 있는 물은 눈 앞의 불을 끌 수 없다.

     

  •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논설위원.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도 일체 청구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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