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인 척하면서 선거꾼 빌려오는 걸 보니 ‘묻지마 짝짓기’ 정치쇼”
  • 또 다시 시작됐다.

    안철수 후보의 ‘할까 말까’ 정치행보가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 지난해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출마와 양보를 저울질 하며 ‘할까 말까’

    #. 1년이나 준비했으면서 언제쯤 대선출마 선언을 할지 타이밍을 재는 ‘할까 말까’

    #. 결국 야권단일화를 택할 게 뻔한데도 극적인 무대를 연출하려는 ‘할까 말까’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권력은 내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던 사람이 안철수 후보다. 그랬던 안철수 후보는 한달 뒤 “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안 될까요”라며 말을 바꿨다.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번에는 안철수 후보가 “새 정치를 하겠다”며 대선출마 선언을 던졌다.

    안철수 후보의 ‘갈지(之)’자 행보에 정치권은 혼란스러울 뿐이다. 어제는 분명히 안한다고 잘라 말하더니 오늘은 갑자기 하겠다고 손바닥을 뒤집어 버린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물론 야권 내에서 교집합을 이루는 민주통합당은 ‘그래도 안철수는 우리 편’이라는 전제 하에 한숨을 돌리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안철수 후보의 ‘할까 말까’ 정치를 극도로 경계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연일 안철수 후보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열린 국정감사 대책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손님을 끌어다 몰아주기를 하는 호객꾼 역할을 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정당정치를 우롱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이야기하는 새 정치가 이런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대표적인 구태 정치가 아닌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도 안철수 후보의 역할은 완전히 정치판의 호객꾼이었다. 손님을 끌어다놓고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슬쩍 넘기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도 결국 민주당에 손님을 넘기는 역할을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간다.”

    “불과 다섯 달 전에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내며 4.11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선숙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후보 캠프의 중요한 자리를 맡았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 분이 지금 선거고문단을 파견 받는 것 아니냐. 착한 사람인 척하면서 선거꾼을 빌려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5년 전 국정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후보들이 다시 대선에 나오는 이 마당을 냉철히 바라보고 야권의 ‘묻지마 짝짓기’를 하는 정치쇼에 넘어가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많이 노력해야겠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관련해서도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의혹에 대해 궁금해 하는데 본인이 자진신고하기를 부탁드린다”고 일침을 놨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정체성을 철저히 숨기고 있다. 하지만 ‘캠프’ 면면을 보면 안철수 후보의 정체성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박원순 캠프하고 똑같네”

    안철수 캠프는 말 그대로 박원순 캠프의 판박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원순 캠프를 총괄했던 민주통합당 박선숙 전 의원은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비서실장에 임명된 조광희 변호사도 박원순 캠프의 법률특보였다.

    유민영 대변인은 메시지 팀장을 맡았었다. 금태섭 변호사는 박원순 캠프의 멘토단으로 활동했다. 박원순 캠프의 공보특보였던 한형민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안철수 캠프의 공보팀에서 일하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낡은 구태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과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이제껏 다른 정치인들이 택했던 구태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안철수 후보다.

    안철수 후보가 진정한 ‘새 정치’를 원한다면 기존의 뻔한 길이 아닌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적 좌표를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