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쯤 뭔가 있을 줄 알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1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 후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 측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그동안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거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행사가 열릴 때 안 원장 측이 맞불작전 형식으로 또다른 행보에 나서는 바람에 문 후보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푸념에서다.

    11일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양자구도에서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앞섰다는 결과가 나온 날이다.

    문 후보 측은 해당 조사 결과를 기자들에게 배포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안 원장의 출마 언급이 나오면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지 못했다.

    유사한 사례는 지난 7월에도 있었다. 안 원장이 저서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19일은 문 후보가 리얼미터의 다자구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앞선 결과가 나온 날이었다.

    더욱이 안 원장은 출간 며칠 후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해 문 후보는 20%에 육박하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했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측의 `불출마 협박'을 폭로한 지난 6일 역시 문 후보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그날은 민주당 경선 중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광주ㆍ전남 경선이 예정돼 있었다.

    문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상징성을 지닌 이 경선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48.5%의 지지율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언론의 관심은 온통 `불출마 협박' 논란에 집중됐다.

    문 후보 측은 12일 "오비이락일 수 있지만 문 후보 입장에서 호재가 있을 때마다 안 원장이 등장해 곤혹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범야권이 연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안 원장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11일 전국 유권자 1천500명을 대상(신뢰도 95%, 오차 ±2.5%포인트)으로 전화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양자대결에서 44.2%의 지지를 얻어 안 원장(34.5%)을 9.7% 포인트 차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