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정준길 태운 택시기사 주장 보도 "협박 맞다"정준길 전 공보위원 "택시 안탔다…직접 운전" 반박
  •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보단의 정준길 전 공보위원(왼쪽)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 ⓒ 연합뉴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보단의 정준길 전 공보위원(왼쪽)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 ⓒ 연합뉴스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에게 '대선 불출마 협박'을 했다는 논란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당시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가 등장했다.

    이 목격자는 정 전 위원이 금 변호사에게 '협박'을 가하는 통화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정 전 위원은 "금 변호사와 통화한 당시 택시를 타지 않았고, 내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었다"고 반박, 진실공방이 확대되고 있다.

    <한겨레>는 두 사람의 통화 당일인 4일 정 전 위원을 승객으로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모(53)씨가 "두 사람의 통화 현장을 봤으며, '저렇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협박에 가까웠다”고 말했다고 11일 보도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4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차가 막히지 않았던 시각, 성수동 쯤에서 광진경찰서 부근까지 제 택시를 이용한 사람이 나중에 보니 정준길 위원이었다. 정 위원이 통화를 하면서 뒷자리에 올라타 '안철수 원장한테 꼭 전해라. 주식 뇌물 사건과 최근까지 만난 목동 여자 문제까지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나오면 죽는다' 이런 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고 고압적인 태도로 말해 친구 사이라기보다는 아랫사람에게 협박을 하는 분위기였다."
     - 택시기사 이 모씨

    또 이씨는 "내가 들은 건 정씨의 이야기밖에 없는데 나중에 금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동일했다. '상대방이 누군지 몰라도 저렇게 얘기해도 되나' 싶었고, 한편으로는 '안 원장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대화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에 정 전 위원은 6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운전 중에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 <한겨레> 보도 전일인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당시 택시를 타고 있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4일 아침 저는 제 트라제 차량을 운전하던 중 태섭이와 통화했다. 트라제 차량을 타고 여의도에서 회의를 한 후 점심시간에 광화문 서울경찰청 부근에 있는 음식점에서 대학친구 몇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 정준길 전 공보위원

    여권 내부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 데도 택시기사가 내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점, 진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한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정치적 의도가 작용된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 여권관계자는 "택시기사가 하루에 태우는 승객이 몇 명인데 일주일 전 손님의 통화내용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게 신빙성을 떨어뜨린다. 뒤늦게 택시기사가 이런 내용을 밝힌 것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로서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만일 택시기사의 증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 전 위원의 "친구사이의 사적인 대화"였다는 주장이 힘을 잃게 돼 박근혜 후보에게 별 타격을 주지 못했던 이 사건이 재점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