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함부로 인연을 맺지말라' 詩로 심정 밝히기도"사건의 종결, 공식적 절교선언 등 어리석은 결과만 남아"
  •  "안철수 캠프의 정치꾼들이 '태섭이'를 철저하게 이용하다가 버린 것이라고 확신한다."

    안철수 서울대융학과학기술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정준길 변호사(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으로부터 '안철수 불출마 협박' 종용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정 변호사가 10일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록 지금은 너무 멀리 와 서있지만 그리고 태섭이는 저에게 절교를 선언했지만 저는 아직 절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쓰면서다.

    이어 "대학시절 함께 사진 찍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며 대학시절 금 변호사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정준길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서울법대 86학번으로 20년 지기이며 절친한 사이였다"고 밝혔지만 금태섭 변호사는 이를 부인했었다.

  • "대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들 중 일부입니다. 사진을 보면 앞줄 두번째(검은옷) 안경쓴 친구가 태섭이이고 사진 오른쪽으로 태섭이 무릎 위에 팔을 대고 웃고 있는 사람이 저입니다."
    -정준길 변호사

    ■ 정준길 변호사는 금태섭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 "어리석은 결과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사건의 종결은 오랜 친구사이의 공식적인 절교선언과, 저는 선대위에서 공보위원 사퇴, 태섭이도 개인적인 기자회견으로 격하되며 안철수 캠프에서 입장이 어려워졌다.

    국민에게는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는 분이 오히려 기존 정치인을 뺨치는 고도의 정교한 정치공세를 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확인하게 됐다.

    결과를 보면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은 실패했지만 문재인 후보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정말이지 정치 9단만이 가능한 멋진(?) 안철수 캠프의 정치공학적 결정인 것 같아 씁쓸하다."

    전날 그는 법정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말라'는 시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9월 6일 상상도 못했던 파도가 지나가고 난 후 이제야 조금이나마 제정신을 찾아가고 있다.

    공보위원직도 사퇴하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도 없지 않다. 하지만 간간이 마음 깊숙히 밀려드는 아픔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날 저녁 자리에서 언론 원로 중 한분께서 저를 위로하시면서 읽어주신 법정스님의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 시를 들어보니 모든 것이 저의 허물인 것 같다.

    앞으로 더더욱 심기일전 하겠다."

    앞서 백기승 공보위원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난달 28일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위원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백기승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中>

  • ▲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위원이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 새누리당 제공
    ▲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위원이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 새누리당 제공

    이미 신문에도 보도가 많이 됐습니다만 일례로 최근 8월28일 밤 1시경, 정확하게 12시49분 서로 주고받은 문자를 보면 “다른 사정이 뭐니, 준길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전화 줘”

    그리고 아침 8시53분에는 “야, 우리 새누리당 원외당협위원장 워크숍에 안철수 교수님이 오셔서 1시간 정도 강의 가능하겠니?”

    남들이 통화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서로 ‘전화 줘라. 또 내가 오픈마인드로 너희 좀 생각을 달리하는 분을 모셔서 얘기를 들어보자’ 이런 얘기를 주고 받는 사이가 친구 사이가 아니라고 그런다면, 도대체 친구 사이는 어떤 걸 친구 사이라고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 안철수 원장 측이 생각하는 그 기준을 제시를 해 주실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정에 대한 배신, 신파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냄새가 더 강하죠. 그래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명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했었지, 설마 이렇게 친구 사이에 나눈 대화를 가지고 그것이 협박이다. 종용이다. 이렇게 역공을 하면서 정치 도의를 버릴 줄은 사실은 저희들이 생각을 못했습니다.

     '서울대 법대 86학번' 카페를 보면 금태섭 변호사가 2007년 3월 22일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올리자, 정준길 변호사는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일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하하하"란 덧글을 달았다.

    정준길 변호사는 2007년 2월 26일, "동기 금태섭이 이번에 검사직을 사직하고 서초동에서 변호사를 개업하였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하고, 개업소연이 3월 12일이라고 하니 시간되는 사람은 가서 축하해 줍시다"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금태섭 변호사(그태)는 2007년 3월22일 "동기들의 따뜻한 관심 속에 개업소연을 즐겁게 치렀습니다. 그런데, 준길아. 네이버에서 내 이름 치니까 우리 카페와 함께 내 핸드폰 번호가 인터넷에 그냥 뜨는구나 변호사 영업이 잘 되라고 일부러 그래 준 거지?"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