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믿지 못하는가? 경선캠프는 주먹구구..오직 수행진만이 朴心에 정통?
  • <윤창중 칼럼세상> 

     박근혜 안의 사당(私黨)

    

  • ▲ 윤창중 정치평론가 /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 윤창중 정치평론가 /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박근혜가 대선 후보 데뷔전을 막 시작하자마자 비틀비틀 거리고 있는 건 대단히 불길하게 다가온다.
    비박계들이 경선 룰 시비 걸고 나오자 어떡하다가 실수로 바나나 껍질에 발바닥이 걸려 미끌미끌 스텝이 엉켜 불통이라는 이미지를 뒤집어 쓴 줄 알았더니, 실수가 아니고 아예 박근혜 스스로 ’사자 우리‘ 문 앞을 찾아가고 있다.

    사자 우리?
    경선에 참여하는 새누리당의 비박계 후보들-김문수, 임태희, 김태호, 안상수(전 인천시장). 이들이 사자라는 얘기가 아니라, 박근혜 스스로 민심이라는 사자들한테 물어 뜯기기 시작하고 있는 형국!

    이번에 새누리당 비주류들이 일제히 외치는 ‘박근혜 사당화(私黨化)’는 지난번 경선 룰 시비 때와는 달리 없는 걸 찾아내 얼토당토않게 트집 잡으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고개 돌리게 만드는 ‘증거’가 있기 때문.

    박근혜가 정두언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물러나겠다는 원내대표 이한구의 사퇴 표명을 없는 걸로 되돌리게 하고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입 싹 씻고 대표연설 하게 만든 것-이게 무슨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박근혜에게 불통보다 더 고약한 건 한번 성질나면 자기 맘대로 우격다짐한다는 이미지!
    얼마나 꼼짝 못하게 팔 비틀어 댔으면 금배지 10년 넘게 달며, 역시 고집불통으로 소문난 이한구까지 빌빌? 한 집 안에 살면서도 경제권 몽땅 낚아챈 부인 눈에 안 띄려고 안방 갔다가 거실로 옮겨 가고, 거실 숨어 있다가 문 칸 방으로 쫓겨 다니는 남편의 모습이 눈 안에 어른어른 거린다.

    박근혜는 처음부터 정두언 체포동의안 문제에 대해 문제 의식이 부족했고, 대응책도 없었던 것. 바로 이런 경우야말로 친박계가 똘똘 뭉쳐 일사분란하게 처리해버렸어야 할 사안. 이거야말로 날치기 처리해도 욕할 국민이 있었겠는가!

  • ▲ 윤창중 정치평론가 /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그런데 박근혜는 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그럴 줄 몰랐다. 너무 믿었다"?

    박근혜 경선캠프에 핵심으로 들어간 윤상현까지 어쩌구 저쩌구 부결쪽으로 바람 잡았는데도.
    황우여도 ‘우리 정두언’ ‘정두언 동지’하고 욕 먹지 않으려고 인기관리, 몸 관리!

    박근혜는 이틀이나 칩거하더니 나타나 의원총회가 열리기도 전에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는 정두언에 대해 자신이 알아서 처신하라고 씨도 먹히지도 않을 소리를 무슨 대단한 원칙처럼 하고, 사퇴하겠다고 언론에 대서특필된 원내대표 이한구는 이번 임시국회까지 계속하라고 사전(事前) 교시!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박근혜보다 더 당을 사당화했던 김영삼 김대중도 당 회의 땐 먼저 전날 저녁 가신들에게 전화로 메시지 전달해 회의 때 자연스럽게 분위기 띄우게 하고, 회의 막바지에 가서야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 보니 박근혜⇄이한구 간에도 불통이라고 사퇴 발표하고 되돌려주고!

    친박계 안에서도 박근혜⇄친박계 간 쌍방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와 황우여, 이한구는 물론 경선캠프 좌장인 홍사덕, 김종인 누구하고도!

    가장 박심(朴心)에 정통한 사람들은 박근혜 수행진! 이게 엄연한 박근혜당과 박근혜 캠프의 실상! 무슨 원칙과 기준인지 모르게 우~하고 모여 경선캠프 차리더니 체포동의안 처리라는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주먹구구! 그게 이번에 고스란히 압축적으로 나타난 것!

    왜 이렇게 당 따로, 캠프 따로 인가?
    박근혜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그를 움직이고 있는 사조직-말하자면 사당(私黨) 안에 ‘미니 사당(私黨)’이 존재하기 때문. 박근혜와 일해 본 새누리당 인사들은 이 문제를 놓고 깊이 고민해 본 사람들이 많다.

    박근혜를 움직이는 ‘누가’있고, ‘어떤 조직’이 있다는 것!

    왜 박근혜는 ‘사당 안에 미니 사당’을 유지하려 할까?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는 분석한다.
    한마디로 ‘남자의 정치’라는 걸 불신하고 있기 때문!
    한마디만 하면 금방 딴데로 새어 나가는 입 싼 남자들, 박근혜는 질려하고 있다.

    그렇다 해서 여성 정치인을 더 신뢰하는 것도 아니다. 

    박근혜의 불신은 체질화됐고, 박근혜가 어떤 조직을 만들든 불통은 조직을 관통하는 풍토!
    그래서 박근혜 정치는 불통의 연속! 

    이걸 박근혜는 당장 확 허물어야 한다. 사당안의 사당부터.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저 높은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 ▲ 윤창중 정치평론가 /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보았는가? ‘미합중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사살 작전을 참모들과 지켜보는 장면을.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군사령관’을 가운데 앉히고 자신은 점퍼 입고 소파 귀퉁이에 쭈그려 앉아 있는 한 장의 사진을?

    박근혜, 민주적이어야 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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