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서청원 지키다가 참패 하더니...정두언 당장 출당시켜라!
  • <윤창중 칼럼세상> 

     ‘자멸(自滅)의 초대장’ 받아 쥔 새누리당

    

  • ▲ 윤창중 칼럼니스트.
    ▲ 윤창중 칼럼니스트.

    이 못된 버르장머리! 뭐? 새누리당이 정두언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벌건 대낮에 국회 본회의열어 부결시켜? 뭐라고? 징역 2년 선고받은 민주당 박주선과는 케이스가 달라? 정두언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국회가 미리 구속해도 좋다고 심사해주는 꼴 되니 부결시켜도 돼?

    새누리당은 이런 말도 안 되는 당내 궤변에 막혀 찬성 당론 정하지 못하고 쭐레쭐레 본회의장에 들어갔다가 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의 ‘노련한 사인’에 맞춰 민주당이 못 이기는 척 부결에 동참.

    참으로 기가 막히는 결과가 나왔다-새누리당은 부패 정당의 오명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옴팍 뒤집어쓰게 되고, 곧 대검찰청에 불려들어 갈 박지원에 대해서도 면죄부를 선사.

    새누리당, 이들의 도덕 불감증도 불감증이지만, 박지원의 지략 하나 당해내지 못해 매번 놀아나는 ‘정치9급’들이 모여 정권재창출 하겠다고 몰려다니고 있다. 한마디로 웃긴다. 웃겨. 박지원, 정말 대단한 전략가다. 경탄한다.

    대통령 형님이 형무소 가는 사태가 전두환 정권 시절에 벌어졌으면 지금 광화문 한복판에서 민란(民亂)이 일어났을 것! 민란이.

    그런데 뭐? 이상득 뒤 따라 다니던 정두언을 그냥 내버려 둬? 정권에 의해 탄압받는 독립운동가니까?

    새누리당의 이 못된 버르장머리는 정말 뼛속까지 풍토로 남아있다. 기억해 본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1999년, 이회창의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 때 국세청장·차장을 동원해 130억원의 대선자금을 긁어모은 이회창의 경기고 후배 서상목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로 부결시켜 버렸다.

    한나라당은 서상목이 감옥에 가지 않도록 4차례나 단독으로 ‘서상목 방탄 임시국회’를 국민 앞에서 버젓이 열었다 닫았다 했다. 무려 219일을 질질 끌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이회창은 총재실을 찾아온 서상목을 쩍 벌려 포옹! 입이 귀에 걸릴 만큼 파안대소하면서.

    그런데도 누구하나 나서서 ‘이러면 다음 대선에서 또 진다’는 쓴소리 한마디 않았던 게 한나라당. 이회창을 향해 오로지 충성경쟁! 그런 이회창을 대선후보로 또 밀었다가 자멸(自滅)!

    이런 사건도. 2004년 한화그룹으로부터 국민주택채권 10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한나라당 전 대표 서청원에 대한 석방요구결의안을 방망이 쾅쾅 두르려 통과. 서청원이 감옥에서 나와 금방 이발소 갖다온 말끔한 모습으로 본회의장에 나타나는 장면이 신문이고 방송이고 대서특필!

  • ▲ 윤창중 칼럼니스트.

    국민을 졸(卒)로 봤던 이런 추억의 장면들을 새누리당에 대입해보면 새누리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자멸의 초대장’을 스스로 찍어서 손에 쥐고 있는 셈. 다음과 같은 조치를 곧바로 취하지 않으면 공멸한다. 장담한다.

    첫째, 새누리당은 정두언을 신속하게 출당시켜라! 불구속 재판이고 뭐고 멍하게 기다릴 것도 없이 민심의 분노를 해소할 수 있는 조치가 당장 나와야 한다. 정두언을 출당시키는 건 그나마 이번 사태의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

    둘째, 검찰은 즉각 체포동의안을 다시 국회로 보내라! 이런 국회에 굴복한다면 대한민국 검찰은 국민 혈세로 녹봉 받으며 존재할 이유가 없다.

    셋째, 새누리당이 사퇴 의사를 이미 밝힌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의장 진영 등에 대한 사퇴를 반려한다면 그건 새누리당 스스로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악화될지 모르게 되는 상황으로 몰아넣는 독약(毒藥)이 될 것! 즉각 사퇴시키고 새 원내지도부를 꾸려라, 잔꾀 부리지 말고!

    넷째, 당대표 황우여는 즉각 사태 수습의 고삐를 강하게 쥐어 잡고 사태를 수습하며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면피 말라.

    다섯째, 무엇보다 박근혜가 ‘박근혜당’을 똑바로 끌고 가야한다. 총선 때 이런 엉뚱한 짓이나 막하라고 새누리당한테 또 표 몰아주었는지, 정말 싹수가 노랗다.

    박근혜, ‘당은 당지도부가 책임지고 이끄는데’, 하는 한가한 소리 또 하려말고 당을 똑바로 이끌어가야 한다. 이 정도밖에 당을 이끌지 못하는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게 무슨 헛발질인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윤창중 칼럼세상 바로가기 http://blog.naver.com/cjyoon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