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없애 어린이 2명 포함 7명 탑승…에어백만 8개에 달해현지시간 6월 22일 오후 3시 30분 美캘리포니아 페어몬트 공장서 1호 인도
  • 2013년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발주자인 미국에서는 이미 ‘양산형 전기차’가 고객에게 인도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터스’는 6월 22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페어몬트에 있는 공장에서 양산형 세단 ‘S-모델’ 인도식을 가졌다.

  • ▲ 美테슬라 모터스의 7인승 세단 'S-모델'.
    ▲ 美테슬라 모터스의 7인승 세단 'S-모델'.

    ‘S-모델’은 길이 4,967mm, 폭 2,189mm, 높이 1,435mm로 미국에서는 중형 세단(국내에서는 대형세단)에 속한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2,959mm로 대형차보다 더 길다. 겉모양을 보면 얼핏 유럽산 고급세단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S-모델’은 일반적인 차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단 ‘퍼포먼스’가 다르다. 보통 자동차는 엔진에서 나오는 힘을 바퀴를 굴리는 축으로 전달하고 변속기를 거치면서 10~30% 이상이 손실된다. 때문에 엔진 마력과 실제 휠 마력은 항상 차이를 보인다. 엔진은 또한 ‘토크(Torque)’를 높이는 게 쉽지 않다.

  • ▲ 美테슬라 모터스의 7인승 세단 'S-모델'.
    ▲ 美테슬라 모터스의 7인승 세단 'S-모델'.

    반면 전기차는 복잡한 축이나 변속기를 통한 동력손실이 없다. 동력손실이 없으니 ‘토크’도 디젤 차량을 훨씬 웃돈다. 이런 장점을 잘 살린 ‘S-모델’은 0-100km/h까지 가속하는데 불과 6초 남짓이면 충분하다.

    ‘S-모델’은 엔진 대신 전지와 모터를 사용하는 점을 십분활용, 어린이 2명을 포함해 7명이 탈 수 있게 만들었다. 일반적인 차들의 센터페시아에는 6~8인치짜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달려 있는 반면 테슬라 모터스의 ‘S-모델’에는 17인치 터치스크린을 갖춘 ‘PC’가 달려 있다. 여기서 네비게이션 검색, 음악감상은 물론 인터넷 검색까지 가능하다.

  • ▲ 美테슬라 모터스의 7인승 세단 'S-모델'의 실내. 센터페시아에 보이는 부분들은 모두 1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구현한 것이다.
    ▲ 美테슬라 모터스의 7인승 세단 'S-모델'의 실내. 센터페시아에 보이는 부분들은 모두 1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구현한 것이다.

    차체 안전성도 우수하다. 에어백은 무릎보호용을 포함, 8개나 달려 있으며 차량 전복감지 센서, 어린이들이 차문을 여닫을 때를 감지해 보호하는 센서도 있다. 사고 시에는 전지와 모터가 자동으로 분리되는 장치도 달았다.

    ‘S-모델’은 모터의 출력용량 등으로 4가지 트림을 갖추고 있다. 22일 고객에게 인도된 모델은 그 중 상위 트림에 속하는 ‘시그니처’ 모델이다. 소비자 권장 가격은 8만7,900달러(우리 돈 약 1억100만 원, 1달러=1,150원 기준)나 된다.

    ‘테슬라 모터스’는 올 가을부터 보다 저렴한 ‘S-모델’ 기본형을 고객들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가격은 4만9,900달러부터 6만9,900달러(우리 돈 약 5,780만 원부터 8,380만 원).

  • ▲ 美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는 부자들은 최근 이런 고급 전기차 구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 美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는 부자들은 최근 이런 고급 전기차 구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누가 그 돈을 주고 쉽게 충전하기도 어려운 전기차를 사겠느냐’는 비평도 나오지만 테슬라 모터스 측은 자신만만하다.

    “이 차는 사실 BMW 5시리즈나 아우디 A6를 타던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다. 모든 면에서 그보다 낫다. 가다 멈춘다고?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하루 평균 150km 내외를 운전한다. 우리 차는 완전충전하면 430km를 달릴 수 있다. 최고 속도도 200km/h다. 이 정도면 가정에 있는 차고에서 밤에 충전해놓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보통의 차보다 더 나은 퍼포먼스와 안전성에 유지비도 훨씬 싼 전기차가 시장을 지배할 날이 머지 않았다.”


    이들은 세단인 ‘S-모델’에 이어 전기 SUV인 ‘X-모델’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테슬라 모터스 측이 자신만만할 수 있는 건 미국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지원해주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미 메르세데스 벤츠와 도요타 자동차가 테슬라 모터스에 수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특히 도요타의 경우에는 전기차 생산 노하우 개발을 놓고 협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PayPal)’의 오너가 회사를 세우고, 구글 설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투자했다는 점, 헐리우드 유명 스타들이 매니아라는 점도 미국인들로부터 호감을 사는 요소다.

    헐리우드 유명 스타 등 유명인, 부자들은 자신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전기차를 타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피스커 등 초호화 자동차 수제작 업체들이 전기차를 만들기도 한다. 실제 피스커 카르마 하이브리드의 경우 10만 달러를 훌쩍 넘기는데도 캘리포니아 등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