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개성,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등 6개 지역 153종 복원해 전시문헌조사, 전문가 자문회의, 실향민·새터민 인터뷰 등 통해 발굴표준조리법, 우리말로 옮겨져… 동영상으로도 제작이애란 "北에서만 나는 재료, 구하기가 힘들었다"
  • ▲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은 21일 종로구 낙원동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사무실에서 북한 전통음식 조사발표회 및 시식회를 열었다.  ⓒ 연합뉴스
    ▲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은 21일 종로구 낙원동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사무실에서 북한 전통음식 조사발표회 및 시식회를 열었다. ⓒ 연합뉴스

     

    어복쟁반, 평양노치, 해주비빔밥, 연안식혜, 새미튀기, 총떡, 우메기….

    북한 주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들이다. 낯설지만 우리민족의 '전통음식'이다.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이 21일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사무실에서 북한 전통음식 조사발표회 및 시식회를 열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을 통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한식 원형복원사업'의 첫 결실이다.

    [농식품부 관계자]

    "정부는 앞으로도 한식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의 발굴과 문화상품으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북한전통음식은 문헌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실향민과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등을 통해 발굴됐다. 총 153가지다.

    쇠고기 편육을 놋쟁반에 담아 여럿이 먹는 어복쟁반 등 평양 지역 35종

    잉어과의 민물생선 새미를 튀긴 새미튀기 등 평안도 지역 25종

    소금에 절인 명태에 소를 넣고 얼려서 다시 찌는 명태순대 등 함경도 지역음식 27종

    밥위에 닭고기와 나물 등을 얹어서 먹는 해주비빔밥 등 황해도지역 23종

    메밀 부침개 안에 김치소 등을 넣어 지져먹는 총떡 등 강원도 지역음식 19종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섞어 지져먹는 우메기 등 개성음식 24종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이애란 원장]

    "평소 '통일은 밥상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먹는 것은 문화를 먹고 정신을 먹고 정성을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소개할 때 밥상을 차릴 때 남쪽 밥상만 차리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의 통일 밥상을 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남과 북으로 분단됐지만 우리는 통일밥상을 먹어온 한민족이었다. 향후 밥을 함께 먹어야 할 한민족이다."

    "칠색송어·밝은쟁이나물 등 북한에서만 나는 재료를 이용한 음식재현이 가장 힘들었다. 중국을 돌아다니면서 재료를 구했고, 정 구하지 못하는 재료들은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북한은 조선요리협회에서 음식개발하고 있지만 대중 속에서 일반화되지 못했다. 심층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탈북자들이 북한 전통음식을 김일성·김정일 생일 때만 먹는 고급음식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특히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계기로 음식이 많이 사라졌다. 20대 탈북자들에 물어보니 '이런게 있었느냐'고 묻기도 했다."

    발굴된 북한음식의 식재료 용어와 계량단위 등은 우리말로 옮겨져 표준 조리법으로 재현됐다. 평양온반 등 10대 대표음식은 일반가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동영상으로도 제작됐다. 관련 자료는 한식재단 홈페이지(www.hansik.org)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한식재단 양일선 이사장]

    "한식세계화는 남과 북의 식문화를 함께 제시할 때, 더욱 가치가 있다. 이 조사결과가 관련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위한 기초자료로 널리 활용돼 북한의 전통 식문화를 계승하고 한식의 원형을 찾아나가는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

    "분단의 역사로 남북한 이념과 사상에 차이가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식문화다. 김치, 된장 등 발효음식, 계절변화에 따른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남북한을 아우르는 식문화의 특징이다. 남북한이 한민족이란 증거다."

    "북한은 국가배급제로 인해 북한 각 지역 전통음식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다."

  • ▲ 평양노치 = 찹쌀이나 찰기장 차조 가루를 익반죽하여 엿기름가루를 넣고 삭힌 다음 기름에 지진 것 ⓒ 뉴데일리
    ▲ 평양노치 = 찹쌀이나 찰기장 차조 가루를 익반죽하여 엿기름가루를 넣고 삭힌 다음 기름에 지진 것 ⓒ 뉴데일리
     
  • ▲ 평양온반 = 닭, 꿩 또는 쇠고기를 고아 우려내어 밥에 말아 먹는 장국밥의 일종 ⓒ 뉴데일리
    ▲ 평양온반 = 닭, 꿩 또는 쇠고기를 고아 우려내어 밥에 말아 먹는 장국밥의 일종 ⓒ 뉴데일리
     
  • ▲ 원산잡채 = 당면은 삶아서 간장과 참기름으로 무치고 해물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에 여러가지 채소와 한데 섞어 양념하여 기름에 볶은 잡채 ⓒ 뉴데일리
    ▲ 원산잡채 = 당면은 삶아서 간장과 참기름으로 무치고 해물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에 여러가지 채소와 한데 섞어 양념하여 기름에 볶은 잡채 ⓒ 뉴데일리
     
  • ▲ 함경도 순대 = 돼지 대창 속에 돼지 선지, 찹쌀, 배추 우거지, 숙주, 배추 잎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후에 찜통에 쪄서 만든 순대 ⓒ 뉴데일리
    ▲ 함경도 순대 = 돼지 대창 속에 돼지 선지, 찹쌀, 배추 우거지, 숙주, 배추 잎 등을 버무려 속을 채운 후에 찜통에 쪄서 만든 순대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