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 엘리트 통일전선부 간부 겸 시인,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로 인권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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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대낮에도 인적이 드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을 돌고 돌아서야 겨우 찾았다. 간판도 하나 없는 허름한 건물에서 어두운 지하로 또 내려간다.

    최근 북한 소식을 전하는 일등 공신 <뉴포커스>의 사무실이다. 북한 내부 소식이라면 국정원 저리가라하는 곳이다. 콧대 높은 '유력 일간지'들도 이 부분만큼은 한 수 쳐주는 '언론'이다.

    세간의 관심에 비하면 한참은 남루한 사무실에서 장진성 대표(41)를 만났다.

    작년 12월 탈북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인터넷 신문'을 만들었다. 그의 탈북수기 <시(詩)를 품고 강을 넘다>와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저자이다. 무엇보다 북한 최고의 엘리트가 모여있다는 통일전선부(대남공작기구) 간부 출신이라는 점은 더 눈길이 간다.

    북한 입장에서 정말 아까운 인재가 서울 뒷골목 좁은 지하 사무실에서 북한의 실체를 폭로하고 탈북자들을 묶어 '통일'을 이루기위해 밤을 새우고 있다.

    '임수경 사퇴 촉구' 대회에 다녀온다는 장 대표가 땀을 씻으며 입을 연다.

    "도대체 관심이 없다. 정부쪽도 기업들도.
    탈북자 2만4천여 명을 대변하는 단 하나의 신문인데 탈북자에 무관심하단 반증이다. 북한 뉴스 못지 않게 탈북자 정착정보를 다루는 신문인데….
    탈북자를 지원하는 북한이탈주민재단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북한 정권엔 그렇게 많은 쌀과 돈을 보내면서, 정작 북한 주민들을 위한 매체엔 왜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느냐는 불만이다.

    사비를 털었다.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래도 4명 직원들 월급도 슬슬 밀리기 시작했다.

    "지원해달라고 순진하게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팩스까지 보냈다. 그런데 도와줄 수 없다고 했다. 돈을 달라고 했던 것도 아니고 ‘노트북 3대, 컴퓨터 3대’ 정도였다.
    자기네는 그런 것을 지원하는 곳이 아니라고 했다. 참 멀다고 느꼈다."

    장 대표는 이런 고생에도 <뉴포커스>를 운영하는 원동력을 '의무감'이라고 표현했다.

    사무실 바닥에 놓인 평양 위성 사진을 가리킨다. 한쪽 벽면에 걸린 평양지도와 '조선중앙통신'이 방영되는 TV에도 눈길을 준다.

    "남한 분들에게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장면도 우리가 보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왜냐하면 거기서 살다 왔기 때문"이라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최근 김정은 경호원들이 헬멧을 쓰고 나온다. 그만큼 경호가 벌써 비상사태라는 뜻이다. 김정일 때와는 다르다. 민심이 변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은은 현재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의 눈빛에는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라는 자신감과 예리함이 보인다. 그가 말하던 사명감의 ‘근원’이 무엇인지 보였다.

    실제로 그동안 확인할 방법이 없어 소문으로만 떠돌던 북한 소식도 장 대표가 손을 대면 '팩트(fact)'로 변한다. 2중~3중으로 확인할 수 있는 '취재원'을 가진 장 대표만의 능력이다.

    다음은 장진성 대표가 보도한 주요 북한 기사들이다.

    [단독] 장성택, 북한 권력 장악 본격화
    http://www.newfocus.co.kr/news/article.html?no=2160
    [단독] 박남기 죽음 원인 밝혀졌다.
    http://www.newfocus.co.kr/news/article.html?no=2237
    [단독]김정은 최대 고민은 성병
    http://www.newfocus.co.kr/news/article.html?no=1936
    [단독]김정일, 김정은에게 남긴 선물
    http://www.newfocus.co.kr/news/article.html?no=1333

    덕분에 창간한지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래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쉴새 없이 전한 북한 소식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홈페이지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유력 일간지에서도 <뉴포커스>의 기사를 인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거세게 일고 있는 정치권 종북 논란도 끊임없이 북한의 실상을 전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장 대표는 평가한다. 북한은 물론 탈북자들의 권익 옹호를 위해서라면 남한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과감하게 하겠다는 것이 장 대표의 신념인 듯 싶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아이러니(irony)하죠?'

    '종북척결'을 부르짖는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남한 내 종북(從北)세력을 키운 장본인이다. 평양음대와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인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에서다.

    남한 대학가에 퍼진 이른바 민중시와 <돌아보는 얼굴> <낮과 밤> 같은 남한에서 '불온서적'이라 불리던 작품을 만들던 101연락소 부원으로 근무했다. 통전부에서는 운동권 가요도 침투시켰다. 노래방 가면 운동권 가요들 중 작사-작곡 미상곡들이 있는데 그게 바로 북한 통전부의 문화침투 증거물이다.

    그는 99년 5월 22일 ‘김경민’이라는 가공의 남한 민중시인 명의로 <영장의 총대 위에 봄이 있다>는 장문의 서사시를  노동신문에 게재해 김정일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 공로로 두차례나 김정일을 만나 이른바 '접견자' 반열에 올랐다.

    통전부에서 남한 소식을 접하고 북한 실상을 알게 된 그는 몰래 북한을 비판하는 시를 쓰기 시작했다.
    끝내 탈북에 성공한 그는 남한에서 자신의 탈북 과정을 그린 <시를 품고 강을 넘다>와 북한에서 썼던 시를 엮은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란 책을 냈다.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빵 사 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中에서

    종북 세력을 키웠던 그가 이제 왜 종북 세력 척결에 나섰는지가 궁금했다.

    그의 대답은 간결했다. 통전부에서 남한 소식을 접하고, 북한 실상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15일 오후에도 그는 "기자들과 함께 '임수경 사퇴 집회'에 취재차 갔다 오는 길"이라고 했다.

    "<뉴포커스>는 남과 북의 정서적 통일을 위해 남한 국민들에게 북한의 진실을 알리고 있고, 탈북자가 정착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탈북자 2만4천여명이 주 대상이지만 통일 이후에는 북한 주민 2천5백만명을 위한 언론이 될 것이다."

    인터뷰 중간에 그는 "영국으로 사진을 한장 보내야 한다"며 급히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열리는 시인들의 축제 <더 포이트리 파르나소스(The Poetry Parnassus)> 주최 측에서 요구하는 사진이라고 한다.

    이 축제는 시인올림픽이라고 불린다. 그는 북한 출신 시인을 대표해 축제에 참석한다. 영국 주요 언론들은 장 씨를 "김정일 위원장의 관변 시인"이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머리를 내릴지 옆으로 넘길지 고민하던 그는 결국 '원래 모습 그대로' 사진을 찍는다. 헝클어진 머리스타일이 오히려 더 시인같다. 사진을 찍는 것은 아직도 익숙하지가 않은가 보다. 미소를 잘 짓지 못해 "활짝 웃어달라"고 수차례 부탁하자 그제서야 보기좋게 웃는다.

    "자유의 시가 독재의 핵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은 실패했지만, 런던에서 평양의 중심부를 향해 쏘는 나의 시들은 단 한 치의 실수도 없을 것이다."

    "영광스런 자리에서 북한 인권을 알릴 수 있게 됐다. 역사적인 기회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인터뷰가 끝난 후에 그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식사 후 노래방에 가서 그는 주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 왜 3만원이나 합니까…. 아, 대형룸이라 그렇군요."

    어디가서 절대 속지 않을 까탈(?)스런 이웃집 아저씨인 그는 밴드 '버즈'의 팬이었다. 노래방에서도 연신 '버즈'의 노래를 불렀다.

    자신을 '평양촌놈'이라 부르는 그가 헤어지는 찰나에 한마디 했다.

    "내가 북한 문제에 대해 입을 열면 극우적이라고 비판한다."

    인터뷰 내내 답변을 미적거리기도, 피하기도 했던 그였다. 그래도 자칭 '진보주의자'들에 의해 그는 극우과격분자(?)로 찍힐지 모르겠다. 장 씨는 자신을 '진정한 진보주의자'라고 했다.

    "굳이 보수와 진보로 편을 나누자면 북한에서 탈출한 나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진보주의자다. 왜?
    나는 북한의 세습 권력을 증오했고 그들 또한 나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독재권력이 미워한다는 것은 내가 확실히 진보주의자라는 명백한 증거다."
    - '나는 북한을 비판할 줄 아는 진정한 진보주의자다' <동아일보> 기고문 中에서

    다음은 장진성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평양에 '현지처 촌'...방북자들의 '평양 아내'들이 산다

    <인보길(이하 '인')>
    "왜 역사적 매체인 <뉴포커스>를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장진성(이하 '장')>

    "물질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북한은 권력독재고 남한은 물질독재다.
    대기업들이 자기들에 우호적인 단체에 대해서는 아주 냉정하다. 친기업적인 성향의 보수단체보다 오히려 좌파단체에 더 많은 돈을 지원해준다.
    자신들을 협박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무마 대가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 "이런 얘기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다.
    왠만한 기업들은 해외에 지사가 있다. 북측은 거기 직원이나 간부를 찍어두고 ‘당신 회사 물건을 사고 싶다’며 미인계로 접근시킨다. 접대를 받은 사람이 나중에 본사 중역이 되면 어느날 갑자기 이메일 동영상이 날라오고, 그는 거기에 약점이 잡혀 대가를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또 그런 정보를 북한측이 남한 종북세력에 제공해서 도와주고..."

    <장>

    "일본 쪽에 대해서는 ‘현지처 전략’을 사용했다. 평양엔 '현지처 촌'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한국인은 물론 외국 방문자들의 '현지처'들이 사는 곳이다.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을 했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어느 날 자기 아버지는 일본 사회당 원로 정치인으로 70년대부터 일북 우호 관계의 주역이었다며 자기 어머니는 그 덕에 공화국 영웅이 됐다고 자랑했다."

    <인> "참 무서운 북한의 거미줄에 얽혀있다. 알고보면 '종북'은 골수 이념중독자는 물론, 이런 저런 약점에 묶여 빼도 박도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북한이 돈 대줘 성공한 기업, 북한에 2천만달러 상납

    <장> "약점 잡힌 '종북' 많을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되는 사람들도 '과거의 굴레' 때문에 종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기업 하나는 한국의 모든 채널에서 광고가 나올 만큼 꽤 큰 기업이다.
    70년대 이태리하고 합병할 때 북한에서 사업자금을 대줬다. 당시에는 남한이 더 못살았으니까. 북한에선 나중에 '이제 은혜를 갚아야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나왔다.

    그 기업 회장이 내가 통전부에 있을 때 돈을 가져왔다. 한 2000만불 정도. 그 이후에 들은 바에 의하면 그 회장은 북한의 사슬을 끊고 싶어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고 했다. 
    문제는 가족들이 북한에 있다.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누이가 사는데 대남공작부서 공작원 연고자들을 관리하는 당조직부 11호 부서가 따로 관리하고 있다."

    <인> 어느 기업인가? 말해줄 수 있나?

    <장> "이 정도 내용만으로도 그 기업 회장님은 속이 뜨끔할 것이다. 북한에 더는 끌려다니지 말았으면 한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김정은은 아바타..죽은 김정일이 섭정하는 셈"

    <인> "북한은 더 노골적으로 종북세력을 지지하고 나온다. 통일전선부 전략이 과거와 달라진 점은?"

    <장>

    "달라졌다기보다 북한도 종북주의자들도 정체를 드러낼 만큼 초조해진 것이다. 3대세습의 초조함이라고 할까.
    북한 권력을 요약하면 김정은을 상징적 지도자로 내세운 집단지도체제다. 내 보기엔 지금은 김정은 정권이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김정은 정권이 들어섰다고 보려면 김정은 측근으로 지도 체제가 형성돼야 한다. 지금 김정은은 김정일 측근들로 둘러싸여 있다. 김정은 측근이라고 내세울만한 사람이 없다."

    "김일성이 죽었을 때 북한이 안정적이었던 것은 이미 20년 전부터 김정일이 ‘김일성 유일지도체제’를 형식적으로 내세웠기에 상징이 죽어도 실용적 체제가 유지됐다.
    지금은 반대이다. 김정은을 상징권력으로 만들어놓고 김정일 측근들이 권력이 갖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체제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은 아바타다."

    <인> "대원군 시대로군."

    <장>

    "북한은 집단지도체제 경험이 없다. 그래서 극히 몇 사람에 의한 핵심지도체제로 갈텐데 이 역시 새로운 지도체제이기 때문에 여기저기 불협화음이 나올 것이다. 정책 갈등이 권력 갈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권력불안이 맞물려서 엇박자도 나올 것이다.

    통전부도 결국 지시에 어긋나는 아이디어를 내면 책임을 져야한다. 유연한 정책제안은 투항주의의 증거물로 악용될 수 있어 서로가 강경 경쟁만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기존 제도에 의존하고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 정세보고서를 제출할 때 건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한다.

    현 상황에서는 크게 남한의 대선 전략에 초점을 맞춰나가는 것이다. 새누리당보다 자기들에 우호적인 정책을 갖고 있는 야당 쪽을 많이 지원하는 것이 북한으로선 바람직한데 그것을 위해 고도로 계산된 전략은 아니다. 그냥 위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다보니까 선동하는 방식이 된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인> "통전부 출신으로서 분석을 해본다면?"

    <장>

    "옛날 김일성, 김정일 땐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만큼 수준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충성심이 높지 않다. 과거의 통전부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인> "얼마 전 한국 주요언론사들에 좌표를 맞춰놨다며 기습공격 협박을 했다."

    <장>

    "그건 통일전선부 작품이 아니라 국방위원회 작품일 것이다. 통전부라면 향후 파장까지도 계산할 줄 아는데. 국방위에서는 무엇인가 액션이 필요해 남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남발하는 것은 그만큼 대내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대외적으로 전시분위기를 고조시켜야 그 분위기로 대내에 협박할 수 있는 것이다."

    <인> "그런 불가측성이 높아지면 실제 돌발공격 위험성도 높아지는 것 아닌가?"

    <장>

    "말로 하는 협박이다. 육지에 대한 협박은 중국도 내버려두지 않는다.
    북한이 호전적으로 나온 것은 단지 남한 국민들에 겁을 주기 위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집권할 경우 전쟁이 날 수도 있다’며 전쟁-평화 협박을 하려는 것이다.
    다만 서해5도에 대해서는 행동도 가능하다고 본다. 보수언론에 대한 우회적인 경고 차원에서 탈북자에 대한 테러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인> "북한에서 시위나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장>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위나 폭동은 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에선 주민들이 그 정도의 의식수준을 갖고 있지 못하다. 부분적 권력이 개입한다면 그때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의식과 행동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물론 고난의 행군 때와 같은 아사자가 다시 발생한다면 체제가 전복된다. 과거엔 시장이 없었는데 지금은 시장이 있어서 대량 아사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현재 김정은은 주민들에 다가서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신격화를 위해 구걸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리더십이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을 보면 김정은 경호원들이 헬멧을 쓰고 나온다. 그만큼 경호원은 벌써 비상사태라는 것이다. 민심이 변했다고 보는 것이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인> "대북 방송이나 전단 살포를 더 확대해야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장>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북심리전이 좀 더 진화해야 한다.
    1단계가 감성, 2단계 설득, 3단계가 선동이라고 한다면 아직 1단계에 머물러 있다.
    2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 "장대표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북한을 포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만리장성을 4만리장성이라고 우기며 동진하는 중국을 보면 결국 남북통일의 장애세력 아닌가."

    <장>

    "물론 지금까지 중국이 방해했다.
    그래도 중국을 이용해야 한다. 개혁개방이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북관계만으로 해결하려면 북한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중국을 우회해서 국제동맹으로 북한이 행동을 함부로 할 수 없게끔 압박할 필요가 있다.
    분명 그 압박이 통할 수 있다. 왜? 북한에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의 관계는 외교차원에서 해야한다고 본다. 국제동맹을 끌어내야 한다."

    <인> "통전부에 있을 때 비해 실제 남한에 와서 보니 어떤가? 오히려 종북세력이 자발적으로 더 충성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나?"

    <장>

    "포괄적으로 보면 그러하다. 특히 NL 계열이 자발적으로 더 수면 위로 드러내서 변호하고 있다. 북한도 다급하고, 종북 세력도 조바심치는 것이다.
    과거엔 그래도 남한 국민들을 의식해서 드러내지 않고 음성적인 방법을 썼는데…."

    <인> "종북세력의 행동은 어디까지 북한과 연계돼 있는지 항상 의문이다. 통진당 부정선거 사태에서 보듯이 경기동부연합이다 뭐다, 북한은 누구를 임명하라 제거하라 행동하는 것까지 다 지시하는 것인지..."

    <장>

    "통일전선부 교류1과가 친북조직을 담당하는 곳이다. 남한 여론을 자기 전략에 맞게 유도하는 그런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심회 간첩단 사건이다. 통전부 과장이 직접 친북조직을 불러 회의하다 들통난 사건이다. 근데 이 사건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에 대해 관심 없는 남한 국민들이었다. 장기적으로 분단이 되다보니 면역력이 생긴 것 같다."

    <인> "면역도 생겼고, 젊은층은 교육을 받은 것이 없다. 오히려 거꾸로 교육을 받았지. 전교조가 헤게모니를 잡고 난 뒤에는 더…. 주요 언론 매체만 봐도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만 자르고 가면 되지 왜 이것을 종북으로 확산시키냐는 칼럼/논설이 계속 나온다. 도마뱀 꼬리 자르고 몸통은 살아남아 변신-재기하려는 그 전술에 또 속아넘어갈 것 같은데?"

    진정 진보라면 탈북자를 통합시켜라. 탈북자가 진짜 진보!

    <장>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에 통합진보당 안에서 북한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지 않았는가. 그전에는 그런 논의조차 없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런 논의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본다."

    <인> "그것도 의심스럽다. 통진당은 NL 아니면 PD이고 그 사람들끼리 자발적으로 그런 얘길 하는 것인지 아니면 통전부의 또 다른 위기탈출 꼼수인지를 알 수가 없다."

    <장>

    "사실 그 논의가 전제된 뒤에 통합도 이뤄져야하는 건데 헤게모니 싸움이 진행되는 과정에 그런 얘기가 나온다는 게 한심하다는 생각은 든다. 당명에 모순이 있다고 본다. 자기들끼리의 통합이다. 통합진보당이 진정한 진보이려면 탈북자를 통합시켜라. 탈북자만큼 진보주의자가 없다.

    탈북자들은 탈북할 때 운명이 정해졌다. 우리는 북한 체제를 탈출했을 뿐만 아니라 목숨을 탈출한 것이다.
    북한에서 목숨은 이미 죽었다. 한마디로 목숨을 건 진보주의이다. 종북이란 별게 아니다. 한국엔 배반하고 북한에 복종하는 자들이다. 한국 내 문제보다 인권이 더 절박한게 북한인데도 말이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달력만 봐도 6.15 뒤에 6.25가 있다."

    <인> "그런 탈북자를 임수경 의원이 ‘변절자’라고 했다."

    <장>

    "술에 취해 한 말이 아니라 주체사상에 취해 한 말이다. 내가 임수경에 화난 것은 북한에 갔다 온 사람들은 ‘내가 숭상하던 북한이 아니었구나’하고 정작 그 현실을 보고 아파하며 전향한다. 하지만 북한 현실을 보고 온 사람이 종북 발언을 한 것은 더 큰 문제다. 북한에서 김일성을 아버지라고 불렀던 효심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인> "그런데도 조용히 넘어가려고 한다. 제대로 사과하지도 안했다."

    <장>

    "사과를 하기 전에 먼저 반성을 해야한다. 그런데 임수경의 사과문을 보면 자기는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 아직 반성을 하지 않은 것이다. 임수경은 탈북자를 근본없는 놈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근본이 있기 때문에 탈북했고 인권운동을 한다. 근본 없는 사람들은 오히려 임수경, 최재성, 이해찬 등이다. 그들이야말로 국회의원의 근본도 없다고 본다."

    <인> "왜 근본이 없다고 보나?"

    <장>

    "국회의원의 근본은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유통일을 지향하는 것이다. 헌법에도 나와있지만 북한 주민을 같은 민족으로 바라보고 인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일을 하는 탈북자를 그렇게 대한다는 것은 근본에 대한 도전이다. 이해찬과 박지원이 먼저 사죄해야 한다고 본다. 당 대표로서. 근데 오히려 임수경의 말도 되지 않는 사죄를 용서해줬다. 실언한 사람보다도 더 나쁜 행위이다. 방조한 것으로 봐도 된다."

    <인> "최재성은 '일부 귀족 탈북자들이 쓰레기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고 한다."

    <장>

    "귀족 탈북자? 탈북자는 귀족이 되면 안되나? 항상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탈북사회를 분열시키려는 계획된 발언이다. 최재성 씨는 과거 탈북자들을 매국 단체라고 했는데 그것이 그때로 끝난 것이 아니고 ‘변절자’, ‘근본 없는 놈’ 등으로 진화했다. 그것이 그들의 진보인가? 시대에 역행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의 진보를 역행하고 있다. 자기들이 귀족들이면서 누굴 보고...."

    <인> "이런 정치인들의 적반하장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장>

    "임수경이 사퇴하기 전까지 우리 상처는 아물지 않을 것이다. 사퇴 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탈북자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번 죄를 짓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지원이나 이해찬 대표가 임수경 사퇴로 탈북자들을 위안해줘야 한다.

    사퇴 안시키면 영원히 상처주는 것이고 위로가 안 된다. 민주통합당이 계속 무시하겠으면 막말 의원들을 계속 끼고 있는 것으로 된다. 그러면 무시받은 탈북자들이 그 댓가를 줄 것이다.

    북한 대남전략은 '우리민족끼리'다. 그 뜻은 탈북자와 보수세력을 끌어안을 수 없는 '친북종북끼리’이다. 그런데 남한은 통합진보당, 민주통합당이라고 해놓고 저들끼리끼리 통합하고 있다. 이것은 당명에서 용어 자체가 우선 위반이 됐다고 본다."

    <인> "야당은 북한을 지원하고 북한과 교류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장>

    "지원에 앞서 감시가 돼야 한다고 본다. 그들 말대로라면 이때까지 우리는 순수하게 지원해왔다. 근데 주민한테 지원되지 않았고 정권 지원으로 악용됐다. 지원이 정말 지원이 되려면 그 전에 우리는 북한에 검증을 요구할 의무와 권리가 있고. 감시 기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원을 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미사일이었고 핵이었고 그랬는데. 자유민주주의 사고로 북한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인> "그래서 북한의 눈으로 북한을 이해하자는 주장도 한다."

    <장>

    "자꾸 북한에 내재적 접근법을 이야기하는데 그렇다면 북한에 현재 내재하고 있는 북핵이나 인권 문제 3대 세습과 같은 내재적 악습들도 인정해줘야 하는가? 과연 그것이 내재적 접근법인가. 그건 논리적으로 위치적으로 봤을 때. 보편적 가치로 봤을 때 아니라고 본다."

    <인> "6.15 공동선언을 기반으로 남북관계를 대하자는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

    "달력만 봐도 6.15 뒤에 6.25가 있다. 6.15 공동선언 이후 남한만 달라졌지 북한은 달라지지 않았다. 6.15에 대해 남한만 착각하지 북한은 착각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 했으니까. 선언 이후에도 서해교전, 연평도, 천안함, 핵실험 등이 일어났다. 우리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북한이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도 자꾸 6.15 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북한의 도발들은 다 생략하겠다는 것이다."

    <인> 여당은 어떠한가?

    "새누리당 북한인권법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법안을 보게 되면 인권에 대한 실제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 대안들이 부족하다. 민주통합당과 타협을 하기 위한 요건들을 많이 갖춰놨다. 문제는 그런데도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 뉴포커스 장진성 대표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평양 위성 사진이 놓여있다. ⓒ 뉴데일리

    "‘종북 조롱의 시대’다. 북한 지도자가 수준이 있어야 종북도 수준이 있다."

    <인> "종북 의원들이 성공적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장>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 이석기-김재연이 국회에 입성한게 성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로 인해 종북의 실체가 드러난 것일 뿐이다."

    <인> "실체가 드러났지만 대중적으로 봤을때 그들의 이미지는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다는 말도 있는데..."

    <장>

    "용어에 의한 혼란이다. 이제까지 진보란 용어를 그들이 독점하고 또 거기에 맞게 자기의 행동들을 위장했다. 착시 효과다. 난 그렇게 보고 있다. 계속 이런 행동을 하면 할수록 국민들의 눈을 더 띄어주고 국민 경각심을 높여주게 될 것이다."

    <인> "종북 의원들이 활개를 칠텐데?"

    <장>

    "그래도 과거엔 종북이란 단어 자체가 아주 극우 세력만이 할 수 있는 용어와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 시민들의 입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게 됐다. 몇몇 종북주의자들이 활약하면 한편으로는 국민 각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인> "자신있어하는 이유가 뭔가?"

    <장>

    "김정일 2대 세습 때까지는 종북하는 사람들이 그런대로 민족, 자주, 평화를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북한은 20대 어린애다. 그 어린애와 같이 자주와 민족과 통일을 이야기한다고? 말도 안 된다. ‘종북 조롱의 시대’가 온 것이다. 허경영은 우리에게 웃음이라도 주는데 종북주의자들의 발상은 쓴웃음도 나오지 않고 슬프기만 하다. 북한 지도자가 수준이 있어야 종북도 수준이 있을텐데.. 그게 안 되니 종북조롱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인> "지금까지 보수우파가 그들에게 조롱 받아왔다. 종북 조롱이 효과를 내려면?

    <장>

    "난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싶다. 지금까지 보수당이라고 했지만 영혼이 없는 보수당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보수적 가치가 무엇이냐고 했을 때 “중도 가치”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정치에선 ‘중도’ 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중도 방황’이라는 것이 정확하다고 본다.

    우리가 보수적 가치라고 했을 때 자꾸 전통가치로만 주장하려고 하는데 이것을 미래 가치로 디자인해야한다. 그러려면 보수의 계승도 이야기해야 하는데 새누리당같은 경우엔 선거 때만 보수당이고 선거가 지나가면 철새다. 만약 민주통합당이나 진보통합당, 두 당이 북한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고 국내 문제에 치중하게 한다면 새누리당이 지금 같은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다."

  • ▲ 사진=2012년 런던올림픽 공식 포스터
    ▲ 사진=2012년 런던올림픽 공식 포스터

    "나는 자유의 시가 독재의 핵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인> "북한 대표 자격으로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시인 올림픽'에 나간다."

    <장>

    "역사적인 기회다. 전세계 문인들이 누구나 시인 올림픽에 참가할만큼 영광스런 자리다. 가서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알리고 싶다.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자유'다. 작가라는 것은 시대의 양심이고. 한마디로 시대를 밝히는 등불인데 평양에선 통전부 직원으로 '수령문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자유의 시가 독재의 핵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은 실패했지만 런던에서 평양의 중심부를 향해 쏘는 나의 시들은 단 한 치의 실수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