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노당은 지구 최강 스탈린주의자들! 김일성은 소련군 군화나 닦아!
  • 당신은 한때 원칙이 있는 듯 보였어.
    ‘종북’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평양것들'을 추종하는 주사파(NL)를 공격했던 당신.
    간첩단 일심회 사건 때 민노당 핵심 당원의 명부와 사상성향 분석 자료를 통째로 평양에 넘겨주었던 민노당 간부를 중징계할 것을 요구했던 당신.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민노당을 박차고 나가 진보신당을 만들었던 당신.
    여기까지는 기개가 좋은 듯 보였다.

    그러나 당신의 '진실경멸 증후군'은 여전했지.
    광우뻥 패닉으로 국민을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던 일에 관해서도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았지.
    천안함 때에는 “합동조사단의 주장은 길 가의 아무 돌맹이를 하나 주어 들고 ‘이 돌이 바로 구석기 시대의 유물입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라고 이죽거리며 비아냥댔지.

    그래, 당신, 노회찬씨에게 하는 말이야.  

    당신은 엊그제 이렇게 말했지.

    “종북의 원조는 박정희다”

    이는 ‘거꾸로 뒤집힌 시대착오’야. 시대착오는 원래 과거를 현재에 뒤집어 씌우는 것이잖아? 그런데 당신의 말은, 현재를 과거에 덮어씌운 소리이지. 그래서 ‘거꾸로 뒤집힌 시대착오’라고 말하는 거야.

    해방공간으로 돌아가 봐! 어떤 간 큰 사람이 남노당 당수 박헌영의 귀때기를 붙잡고 이렇게 묻는다고 쳐보자구.

    “헌영아! 너, 일성이 꼬붕이냐?”


  • 박헌영은 허리의 권총을 빼 쏠 거야. 죽어 나자빠진 시체에 대고 박헌영은 이렇게 말하겠지.

    “이 개xx가 사람을 뭘로 보는 거야! 내가 일성이 꼬붕? 웃기지 마! 일성이가 내 꼬붕이다!
    그 xx가 소련군 군화 닦아 주고 있었을 때 나는 광주 벽돌 공장에 숨어 지하당을 조직하고 있었어!”

    지금의 북한은 ‘김일성의 나라’이지.

    북한 헌법 서문은 모두 14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김일성’이란 고유명사가 17번 나와. 이런 식으로 쓰여 있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사상과 령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조국이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창건자이시며 사회주의조선의 시조이시다.”(첫 문장과 둘째 문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주체적인 국가건설사상과 국가건설업적을 법화한 김일성헌법이다.”(마지막 문장)

  • 북한은 언제부터 ‘김일성의 나라’가 되기 시작했을까?

    그 분수령은, 박헌영이 미제간첩으로 숙청당한 1955년 이듬해의 ‘8월 종파주의자 숙청’이야. 북으로 넘어갔던 남노당원 수 만 명이 이때 학살ㆍ숙청당했지.

    1956년 무렵까지의 남노당 사람들은 ‘김일성의 꼬붕’이 아니었어.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이었을까? 세계 최강의 스탈린주의자들이었어.

    그들이 김일성에게 한 수 접었다면 ‘김일성의 꼬붕’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탈린의 대리인 슈티코프(소련 군정청 사령관)가 김일성을 밀었기 때문이었을 뿐. 슈티코프가 북조선인민민주의 공화국의 국부였고 왕이었거든.

  • 당시 소련은 전세계 사회주의 혁명의 보루로 떠받들어졌잖아? 게다가 슈티코프가 어디 보통 사람이었어? 그야말로 막강한 실세였잖아? 그 이야기 좀 해줄까? 귓구멍 후벼 파고 잘 들어 둬!

    사람들은 흔히 그를 군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천만에! 그는 군인 출신이 아니라 당 고위 간부 출신이야. 20대 때였던 1930년대에 스탈린이 일으킨 숙청 작업에서 개백정 노릇을 잘 해서 초고속 승진했던 사람이지. 게다가 1941년 겨울부터 9백일 동안 진행된 레닌그라드(지금의 쌍트 페테르부르그) 포위 때, 시민들의 생사를 주물럭거렸던 염라대왕이었어. 식량배급, 간첩 색출 처형, 외부연결 비밀통로 운영—이런 것들을 총괄 지휘했으니까 염라대왕 아니야? 아니, 그 보다 더한 존재--파리대왕(The Lord of Flies)이었을 지도 모르지.

    파리대왕이 뭐냐고? 베엘제붑(Beelzabub, 악마의 왕)을 파리대왕이라고 불러. 무슨 개독 같은 소리냐구? 안심해도 돼. 나, 교회 안 다니거든. 노래를 좋아할 뿐이야. 춤도 좋아하지. 퀸(Queen)의 노래 ‘보헤미언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 보면 베엘제붑이 나오는 구절이 있어.

    Beelzebub has the devil put aside for me
    (파리대왕이 내게 악마를 한 마리 전담시켰네!)

    그래. 레닌그라드의 파리대왕—이게 슈티코프였어.

    레닌그라드가 어떤 도시지? 상트 페테르부르그. 제정 러시아 때 수백 년 동안 수도. 세계 최강의 금융, 무역, 정밀공업, 군사, 교육, 문화, 음악, 미술, 공연예술의 도시 잖아? 뉴욕, 런던, 파리와 버금가던 도시…. 이곳의 파리대왕이 평양으로 강림하신 거야.

    파리대왕은 북한에 지구 최악의 스탈린주의 체제를 만들고, 남북한에는 지구 최강의 스탈린주의자들을 육성했지…. 한반도 전체에 악마의 대왕이 덮친 거지….

    우리 선배세대는 바로 이 비극을 겪었어. 머리 좋고 피가 뜨거운 수많은 젊은이들이 스탈린주의자가 됐지. 그 틈에 완장차고 날뛰며 세상에 대한 앙심을 터뜨린 정치투기꾼들도 엄청나게 많이 생겨났고….

    또 다른 젊은이들, 특히 북한에서 부모, 친척, 친지가 철사줄에 묶여 돌에 맞아 죽는 것을 보고 월남한 수많은 열혈 청년들은 “빨갱이”에 대해 이를 가는 전사(戰士)—맹렬 우파가 됐어. 그리고 전쟁이 왔고 수 백 만 명이 죽었어. 서로 죽였지.

    당신! 노회찬씨는 이런 선배세대의 비극에 대해 ‘김일성 꼬붕’이라고 불러?

    아니야! ‘파리대왕의 꼬붕’이라고 불러줘! 베엘자붑의 꼬붕! 악마대왕의 꼬붕! 슈티코프의 꼬붕! 스탈린의 꼬붕!

    당시 김일성은 배에 기름기 낀, 통통한 꼭두각시였을 뿐이거든!

    우리 선배세대 중 남노당에 관계했던 사람들은 영혼이 악마대왕에게 홀린 사람들이야. 사악한 악령에 빙의되려면 최소한 그 정도 급의 귀신은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니야?

    거덜난 수령전체주의 따위에 영혼을 팔아먹은 요즘 것들—종북은 감히 남노당에 들이댈 수 없지!

    나꼼수의 김어준은 못 할 짓을 한 거야. 감히 여성 자위기구(일명 ‘부르르’)를 만들어 팔면서 ‘남노당’이라는 상표를 붙였지. “남녀불꽃노동당”의 줄임말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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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과 '평양것들'이 낄낄대며 이렇게 말했겠지.

    “거, 보라우! 김어준이라고 남조선에 아주 걸물이 하나 나왔지 안캈어!
    종파주의 간나xx들의 남노당을, 에미나이들이 혼자 거기에 꼽고 노는 장난감 이름으로 쓴다는 거야!
    남녀불꽃노동당!
    악질 미제간첩 남노당 종파주의 간나xx들!
    죽어서도 더런 꼴 당하니 내래 삼년 묵은 쳇증이 다 뻥 뚫리는 것 같고만!”

    더 황당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

    대한민국 구세대 종북—인혁당, 통혁당, 남민전—은 자신의 선배, 친구, 후배였던 북으로 간 남노당을 잡아죽인 김일성 앞에 아무 조건 없이 꿇어 엎드려 충성을 맹세했다는 사실이야. 구세대 종북은 처음부터 영혼이 썩은 존재들이었던 게지.

    김일성을 받들어 모시려면 최소한 이 질문은 해 본 다음에 모셔야 하지 않아?

    “어찌하여 북조선으로 간 저희 선배, 동료, 후배들을 수 만 명 잡아 죽이셨나요?”

    당신! 노회찬씨! 해방공간에서 스탈린주의자가 되어 무시무시한 악마대왕의 악령에 씌웠던 사람들을 조롱하지마. 그들은 이미 흙이 되었거든. 남에서건 북에서건.

    그들에 비하면 요즘의 종북 성골, 종북 잡골은 정말 따분한 웰빙들이야. 아무 살기(殺氣)도 투지도 없어. 권력이든 돈이든 지 잇속은 귀신같이 챙기지.

    참, 요즘 주사파 조직은 ‘생활공동체’라며? 자기들끼리 취직시키고 혼인시키고 사업 밀어주는 따듯한 조직이라며? 그리고는 남들보고는 “민족을 위해 너 자신의 인생을 파괴하라!”라고 가르치지. 위선자들이잖아?

    주어 섬기는 정치 주장은 차마 못 들어줄 지경이지. 종북 정치활동가들은 3류 코메디에 등장하는 정신병자 같은 저질 코미디언들이야. 이 썩은 걸레들을, 감히, 사악한 초특급 악령에 씌웠던 남노당 선배세대에 비교하지 말도록!

    좀 섭섭한 소리 좀 할께. 할 일이 없어서 당신, 노회찬씨를 위해 이렇게 긴 이야기를 쓴 줄 알아? 나도 알고 보면 바쁜 사람이야. 인사동 ‘미쓰리 별다방’에도 가야 하고 신촌 대현동 ‘떴다 영다방’에도 가야 돼. 이 나이 들면 곰팡이 냄새 나는 지하 다방들을 옮겨 다니며, 펑퍼짐한 주인 아줌씨와 흰소리하면서 시내 한 바퀴 돌기에도 하루가 빡빡해지는 법이야. 하긴, 당신은 이런 운치 있는 생활을 안 해봐서 잘 모를 거야.

    내가 이 긴 글을 쓰는 이유는 따로 있어. ‘우파’란 소리가 듣기 싫어서야. 아, 물론 나보고 ‘우파’라고 하는 사람은 없어. (깔대기 같은 소리 좀 하자면) 남들은 나보고 “헤아릴 길 없는 당신”이라고 해. 헤아릴 길 없긴 뭐가 없어? 개뿔 같은 소리지. 지가 무식하면서 남보고 “헤아릴 길 없는 존재”라고 하지. 아, 물론, ‘당신’이니 ‘존재’ 같은 고상한 단어는 내가 슬쩍 바꿔치기 한 거야…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놈”이라고 해.

    암튼. 나는 남들이 서로를 ‘우파’라 부르는 게 싫어. 왜냐구?

    우파는 좌파가 선명하고 맹렬할 때 등장하는 구원투수야. 근데 종북이 선명하고 맹렬한 좌파야? 스탈린주의자들이야? 아니잖아! 그냥 썩은 걸레잖아! '평양것들'은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 책을 모두 금서 취급하잖아!

    '평양것들' 추종하고 옹호하는 종북은 그냥 썩은 걸레일 뿐이야. 이런 존재들을 상대한답시고 서로를 ‘우파’라고 부르면 선배세대들이 지하에서 통곡할 거야.

    생각해 봐. 아버지 어머니가 북한에서 철사줄에 묶여 돌에 맞아 죽었어. 굶으며 남으로 간신히 도망왔어. 빨갱이라고 하면 이를 갈고 잡으러 다녔어. 그러다 전쟁이 터졌어. 친구들은 죽어나가거나 팔다리를 잃었어… . 눈에 핏발이 올라 빨갱이들을 잡으러 미친 듯이 다녔어…. 이게 우파야.

    우리 선배세대들은 이렇게 싸웠잖아? 그에 비해 우리는 어때? 종북이란 것들은 썩은 걸레들일 뿐이잖아?

    대한민국이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종북이 강해서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문제—주류 제도권이 진실에 대해 비겁하고 진실을 널리 알리는 것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심각한 문제 때문이잖아?

    선배세대는 지구 최강의 스탈린주의자들에 대해 용감히 싸웠어. 그들은 마땅히 우파라 불릴 자격이 있어.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지저분한 썩은 걸레더미 하나 쓸어내지 못 해서 낑낑거리고 있지. 우리는 감히 ‘우파’라 불릴 자격이 없어.

    노회찬씨! 우리가 청소부가 될 때, 우리 심장에 진실을 옹호하기 위해 나설 수 있는 용기가 그득해질 때, 우리 머리에 진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지혜가 넘치게 될 때, 당신은 깨닫게 될 거야.

    종북이 얼마나 속이 곯은 허깨비였는지…, 그때 종북은 한 방에 가거든.
    이미 가기 시작했잖아? 아직 한 방은커녕 손지껌도 한 적 없는데!

    그때 비로소 당신은 해방공간의 남노당을 ‘종북의 원조’라고 불렀던 해괴망측한 발언이 얼마나 무식한 소리였는지 알게 될 거야. 그때까지 당신의 생무식한 헛소리를 잘 기억해 두도록.

    늦게나마 “아, 난, 정말 못 말리게 무식한 놈이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는다면 다행 아니야?


  •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논설위원.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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