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시각 다가온다..진실옹호용기-진실대중화열정 없는 얼치기들에게
  • 한국 정치는 거대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상수로 작용해 왔던 평양 커넥션(=종북 성골)이 제거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진당은 귀신 나오는 폐가(廢家)가 된다.
    민주통합당은 종북과의 연대 ('진보 빅텐트'라는 고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야권연대)를 끊어내게 된다.
    새누리는 자신의 정체성(identity)에 관한 심각한, 불구덩이 같은 고민/혼란에 빠지게 된다.

     

    1.

    이러한 거대한 변화는 먹물 한 명 한 명에게 이렇게 묻는 상황을 가져오고 있다.

        "너는 진실을 인정(affirmation of truth)하니? 아니면 진실을 부정(negation of truth) 하니?

        진실을 인정한다면  진실을 위해 나서는 용기 (courage for truth)를 보여 줘!
        진실 대중화를 위한 열정(passion for popularization of truth)을 증명해 봐!

        진실을 부정한다면
        진실 경멸(contempt for truth)을 보여 줘!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는 허깨비 우상이라며? 그렇다면 그 우상을 경멸해야 하잖아?
        또한 진실을 부정한다면, 삶에 대한 절망과 허무를 보여 줘!
        [삶에는 아무런 의미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진실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거든!"


    상상해 보라. 먹물들에게 위와 같은 사나운 질문이 시시각각으로 제기되는 상황을!  먹물 한 명, 한 명이 엄혹한 저울에 올라서는 상황이다!

    이 상황이 바로 니체(F. Nietzsche)가 말하는 '위대한 정오'(Der grosse Middtag). 해가 하늘 우듬지(solstice)에 떠 있는 상황. 사물의 그림자가 모두 없어지고 그 숭고한 혹은 흉측한 실체가 훤하게 드러나는 상황.

    니체는  "진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 이것이 인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잔인한 이치를 까발긴 최초의 철학자이다.

    "진실을 경멸할 것인가, 혹은 존중할 것인가?" — 이것이 세상과 인생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수령이다.

     

    2.

    진실에 대한 태도가 세상과 인생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이야기는 반드시 니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몇 사람의 예를 더 들어보자.

    일찍이 1920년대 말, 프랑스 철학자 방다(Julien Benda)는 “먹물들이 아무런 줏대, 아무런 싸가지가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유럽은 쇠퇴할 수 밖에 없다”라는 주장을 했다. 이 주장을 담은 책이 <지성인의 배반>(The Betrayal of the Intellectuals)이다.

    사실 이 영문 번역 제목은 황당한 자화자찬이다.
    지성인은 무슨 얼어 죽을 지성인? 방다 책의 원래 제목은 <먹물들의 반역>(La Trahison Des Clercs)이다.

    먹물들에게 진실옹호용기(Courage for Truth, 진실을 위해 나서는 용기)가 없을 때,
    또한 진실대중화열정(Passion for Popularization of Truth)이 없을 때,
    이는 사회를 붕괴에 이르게 만드는 반역 행위이라는 것이 방다의 이야기.
    직무유기(임무를 수행하지 않음)에 의한 반역이다.

    <동물농장>, <1984>를 통해 전체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조지 오웰(G. Owell)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 헝가리 공산주의 전향자 쾨스틀러(A. Koestler)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의 책 <한 낮의 어둠>(Darkness at Noon)은, “인간은 ‘나’(I)라고 불리는 개인으로 존재한다”는 궁극적 진실을 부정하는 사회 및 이념이, 사람을 어떤 흉측한 괴물로 타락시키는지 숨막히도록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경영학을 만든 사회사상가 드러커(P. Drucker) 역시, 진실옹호용기진실대중화열정이 없는 먹물들에 대한 경멸과 증오를 감추지 않는다. 그들이야말로 공동체를 해체하는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는 흉악범이란 게 드러커의 주장이다.

    진실옹호용기진실대중화열정의 아이콘은 갈릴레오(G. Gallileo)이다. 그는 망원경을 획기적으로 개량한 후 그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했다. 아마 요즘 같은 특허를 이용했다면 ‘갈릴레오’란 명칭은 전세계의 부를 쥐락펴락하는 대부호 가문의 이름이 되었을 게다. 그는 또한 지동설을 주장하는 대표작 <대화>(Dialogo)를, 라틴어가 아닌 현대 이탈리아어 — 못 배운 자, 가난한 자, 시정잡배의 언어로 썼다.

    이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갈릴레오보다 근 백년 후에 활동한, 자연 과학 방법론을 정립한 영국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F. Bacon)이 그의 대표작 <노붐 오르가눔>(Novum Organum)을 라틴어로 썼고, 영국 수학자 겸 물리학자 뉴튼(I. Newton) 역시 그의 대표작 <프린키피아>(Prinkipia)를 라틴어로 썼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갈릴레오가 얼마나 발칙한 인간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진실옹호용기, 진실대중화열정의 화신이었다. 그래서 요즘 시대의 <위키피디아>(영문)와 같은 ‘지식공유운동’의 상징 아이콘이 갈릴레오이다.

     

    3.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금의 정치 지진은 우리 사회 먹물들 한 명 한 명에게 “너는 진실에 대해 어떤 입장,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어?”라는 엄혹한 질문을 묻는 상황을 가져 온다. ‘위대한 정오’가 닥쳐오고 있다.

    이 서슬 퍼런 칼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잠시 <칼날의 족보학>(The Genealogy of Blade)을 살펴 보자. 니체는 이런 취지의 말을 했다.

    “도대체 진실이란 놈은 무엇에 써먹는 물건이야? 왜 진실을 떠받드는 거야?

    철학자들은 ‘진실이 중요해! 나야 말로 진실에 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야!’라고 거들먹대지.
    웃기는 짬뽕 같은 소리야. 가장 많이 알기는 무슨!
    만약 진실이 강남 룸 살롱 언니 이름이라면, 철학자 꼰대야말로 그 언니를 자빠뜨리기는커녕 손목 한 번 못 잡아 볼 좀팽이들에 지나지 않아!

    비밀을 하나 말해 주지. 이제껏 꼰대들, 권력자들은 이렇게 말했어.
    ‘너는 진실을 알고 있느뇨?’
    한마디로 x까라구 해! 쫄지마 씨바!
    이제 진실의 중요성, 진실에 대한 권위를 떠벌이는 개xx들 상판에 대고 이렇게 되물어야 돼!

    ‘진실이란 놈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감요?"

    내 말이 상스럽다고? 천만에.
    위 ‘번안’에 등장하는 주요 개념 — 예를 들어 ‘강남 룸살롱 언니’ 혹은 ‘자빠뜨린다’ — 는 모두 니체 자신의 말이다. 물론 그는 ‘논다니’(날라리 창녀)라는 용어를 썼지만. 윗 글은 니체의 <선과 악을 넘어서>의 서문 첫머리의 번안이다.

    이런 말을 읽은 기억이 없다고? 맹숭맹숭한 철학 전공자들이 말의 신랄함을 모두 뭉개버리고 번역했기 때문이다. 영어 번역본으로 읽어 보시길!

    니체는 입맛(taste)에서 출발한다. 왠 입맛?
    인생은 입맛에 관한 전쟁이다. 니체는 입맛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친구들, 기호와 입맛은 사람마다 달라서 서로 다툴 필요가 없다고?
    천만에! 인생 전체가 기호와 입맛에 대한 투쟁이야!
    입맛은 저울이고 눈금이고 저울추야.
    저울과 눈금과 저울추에 대해 다투지 않고 살려 하는 모든 생명에 재앙이 있기를!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 35:9~35:10)

    입맛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유식한 말로 미덕(virtue)이라고 부른다. 입맛은 "가치평가의 기준"이며 미덕은 그 입맛이 판정해 낸, "소중하다고 여겨서 보듬어 안은 가치"이기 때문이다. 니체는 미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너무 여러 가지 미덕을 원하지 않는 사람을 저는 사랑합니다.
    한 가지 미덕이 두 가지 미덕보다 큰 미덕입니다.
    미덕은, 운명이 매달리는 밧줄 매듭이기 때문입니다.
    밧줄 매듭 하나에 매달릴 때 제대로 매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 0:72)

    그렇다면 무엇에 관한 미덕이 왕초 미덕인가? 니체가 말하는 '단 하나의 매듭, 단 하나의 미덕'은 무엇인가? 이를 알려면 다음 질문을 물어야 한다.

    무엇에 관한 입맛’이 왕초 입맛인가?

    니체는 나다움(becoming oneself, 나다운 존재가 되는 것)과 생명번영을 좋아하는 것을 최상의 입맛으로 꼽았다. 니체는 “너인 존재가 되어라!”(become what you are)를 인생의 모토로 삼았고 생명(Life, 삶)을 “애인”이라고 불렀다.

    빙고!
    이런 입맛을 가지면 진실을 옹호하는 전사(warrior)가 되고, 진실을 대중화하는 시인(poet)이 되기를 열망하게 된다. 니체는 이를 ‘진실에 대한 의지’(Will to Truth) 혹은 ‘머리의 정직성’(intellectual integrity)이라고 불렀다.

    진실이라는 물건은, 나다운 존재가 되고 싶을 때, 생명(삶)번영의 길을 지켜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물건이다! 그것이 바로 진실의 쓰임새이다.

    진실인가 아닌가에 비추어 자기 자신의 한계, 편견,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용기가 없다면 자아(나다운 존재)가 될 수 없다. 진실에 대한 용기가 바로 자아가 먹고 자라는 양식이다.

    또한 진실은 생명번영을 위한 길, 역동적 비밀이기도 하다. 과학을 떠나서 공학(engineering)이 존재할 수 없듯이, 진실을 떠나서 생명이 번영할 수 없다.

    나다움을 좋아하고 생명번영을 좋아하는 입맛을 가진 사람들! 바로 우리들!
    우리는 그래서 진실옹호용기와 진실대중화열정을 최상의 왕초 미덕으로 삼는다.
    니체가 말하는 ‘단 하나의 매듭’으로 삼는다.

    우리에게 자유는 ‘향유하는 즐거움’이 아니라 나다움이 성장하기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주는 천국 같은 사회’를 약속하는 거짓말에 속지 않는다. 그런 사회란 망상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진실’이라고 부른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나서는 것은 ‘대한민국을 위해 나서는 것’ 이전에 ‘진실을 위해 나서는 것’‘나다움을 위해 나서는 것’을 뜻한다.

    6.25 때 우리 선배 세대는 ‘나다움’과 자유민주주의 사이의 이 같은 관계를 철학으로 정립하지 못 한 상태에서도, 본능에 따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나섰었다.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던 4백만 월남 실향민이 바로 그 생생한 증인들이다.

    우리에게 생명은 벋어 나가가야 하는 도도한 강물이다. 삶에 대한 존중은, ‘길 잃은 강아지를 위해 싸구려 연민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생명번영을 위한 역동적 비밀, 진실을 파악하고 지지하는 태도이다. 우리는 글로벌 문명(세계시장 질서)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로 생명 번영의 길이라고 파악한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 문명을 ‘진실’이라고 부른다.

    또한 글로벌 문명은 나다움을 위한 성장 촉진제이기도 하다. 글로벌 문명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세계와 나’ ‘인류와 나’라는 궁극적 긴장을 매 순간 느끼며 사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이 얼마나 살 떨리는 축복인가!
    가족, 친지, 문중, 지연, 학연, 민족, 국가….
    삶의 우연에 의해 주어진 이 모든 소중하면서도 구질구질한 제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도 때도 없이 ‘세계와 나’ ‘인류와 나’를 느끼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1968년에 숨진  천재시인 김수영은 이 소중하면서도 구질구질한 제한 조건을 ‘거대한 뿌리’라고 불렀다. 그는 이렇게 읊었다.

     

    버드 비숍 여사(女史)*를 안 뒤부터는
    썩어빠진 대한민국이  괴롭지 않다.
    오히려 황송하다.
    역사(歷史)는 아무리  더러운 역사(歷史)라도 좋다
    진창은 아무리 더러운 진창이라도 좋다
    나에게 놋주발보다도 더 쨍쨍 울리는 추억(追憶)이  있는 한
    인간(人間)은 영원하고 사랑도 그렇다

    비숍 여사(女史)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는
    진보주의자(進步主義者)와  사회주의자(社會主義者)는 네에미 씹이다.
    통일(統一)도 중립(中立)도 개좆이다
    은밀(隱密)도 심오(深奧)도 학구(學究)도 체면(體面)도 인습(因習)도 치안국(治安局)으로 가라.
    동양척식회사(東洋拓殖會社), 일본영사관(日本領事館), 대한민국관리(大韓民國官吏)
    이 아이스크림은 미국놈 좆대강이나 빨아라.
    그러나  요강, 망건, 장죽, 종묘상(種苗商), 장전, 구리개, 약방, 신전,
    피혁점, 곰보, 애꾸, 애 못 낳는 여자, 무식(無識)쟁이, 이 무수(無數)한 반동(反動)이 좋다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 제삼인도교(第三人道橋)의 물 속에 박은 철근(鐵筋)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 비숍: 조선말 사회상을 관찰하여 기록으로 남긴 사람)

    얼핏 보면 ‘민족문화 지상주의’로 읽힐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왜 이를 ‘뿌리’라고 했을까? 왜 ‘세계’라고 하지 않았을까?
    김수영은 당대 지식인 중에 가장 유창하게 영어를 잘하고 가장 널리 안목이 트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알았던 것이다.
    이 구질구질한 제한조건이 소중한 ‘뿌리’라는 것을!
    ‘거대한 뿌리’에서 글로벌문명을 향해 벋어가는 ‘더 거대한 등걸, 가지, 잎’이 자라난다는 것을!

    거대한 뿌리에서 자라난 거대한 나무(글로벌문명의 활용)의 우듬지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세계와 나’, ‘인류와 나’ 사이의 궁극적 긴장이 한없이 투명하고 한없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상황 — 살 떨리는 축복을 가리키고 있지 않은가!
    이 궁극적 긴장 속에서 나의 삶을 끊임없이 곱씹고 튜닝할 수 있다는 것! 우리는 이 긴장이 더 높아지기를 더 건강한 것으로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 문명을 지지한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문명 ‘생명번명에 관한 진실이라고 부를 뿐 아니라, 나다움 촉진에 관한 진실’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우리에게 자유와 생명은, 자유민주주의와 글로벌문명을 뜻한다. 우리에게 그것들은 정치체제 혹은 경제발전전략 차원의 문제이기 이전에, 입맛이며 진실이다. 남은 일은 하나.

    자유와 생명을 위해 나서는 것뿐!
    나섬(standing up)은 엮임(engagement)이며 물림(commitment)이다.
    나섬, 엮임, 물림을 우리는 ‘지킴이 촛불(vigilance)’이라고 부른다.

    자유와 생명을 위한 지킴이 촛불.
    줄여서 자생초.
    이는 우리 같은 사람들의 입맛, 미덕, 정신을 부르는 이름이다.

    좌든 우든, 진보든 보수든, (나다움, 생명번영, 진실에 관한) 입맛과 미덕에 관해 아무 스토리가 없는 정치적 주장은 우리 귀에는 죄다 개 짖는 소리로 들린다.
    “진실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을 가장 소중한 기준으로 삼는 태도(미덕)야 말로, 나다움과 생명번영을 좋아하는 입맛을 가진 사람의 징표”라는 점을 우리는 너무 잘 안다.
    그러니 우리 귀에 대고 더 이상 개소리 짖지 마시도록.

    정치적 주장은 정치 사상에서 나오고, 정치 사상은 정치철학(political philosophy)에서 나오며 정치철학은 도덕철학(moral philosophy)에서 나온다. 도덕철학이 바로 입맛과 미덕에 관한 스토리이다. 이것이 바로 ‘칼날의 족보’이다.
    도덕철학이 바로 칼날이다. 나다움, 생명번영, 진실존중이라는 삼위일체(三位一體, The Unity of Trinity)는 칼날 중에서도 가장 서슬이 시퍼런 칼날이다.

     

    4.

    대한민국의 먹물들이여! 축하드린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정치지진은 당신들 한 명 한 명을 나다움, 생명번영, 진실존중이라는 삼위일체 칼날 위에 세우고 있다.
    위대한 정오!
    당신들은 이제 더 이상 느물거리며 개길 수 없게 되었다. 주류 제도권 먹물이든 ‘개념-진보 먹물’이든.

    주류 제도권 먹물은 자유민주주의와 글로벌문명을 진실이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자생초 시민은 이들을 ‘진실인정먹물’(affirmation of truth)이라고 부른다.

    위대한 정오는 당신들에게 이런 서슬 시퍼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네가 진실을 존중한다고?
    그으래?
    그렇다면 너 자신의 불편, 불이익, 편견을 뛰어넘어
    진실을 용감하게 주장하고 있어?
    진실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진실을 대중화(popularization of truth)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어?
    입으로만 "나는 진실을 존중해!"라고 말하고 있잖아?
    하지만 네 관심은 오직
    네 동네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 자리 출세하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잖아?

    아, 책을 한 두 권 쓴 것도 있다고?
    어떤 책이야?
    1970년대의 리영희나 박현채가 (당시 기준으로) 얼마나 섹시하고 설득력 있는
    문체를 썼는지 알기나 해?
    아, 물론 그들은 거짓 선동을 하고픈 욕망에 이를 갈고 또 갈아서
    그런 문체에 도달했지.

    그래서 그들은 너의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너, 머리에 총 맞았니? 너, 바보? 너, 병신?
    넌 비교할 줄도 몰라?

    상대방은 구역질 나는 거짓을 위해서도 그토록 세련되고 이쁜 문체를 썼는데,
    너는 나다움과 생명과 진실을 위해서 쓴답시고
    한낮 웅얼거리는 현학적인 꼰대질만 한 거잖아? ,

    그래서 너를 보면 토나와.
    진실 존중이 동네 강아지 이름인줄 알아?

    니 분야의 전문지식,
    니 동네에서의 처신,
    니 커넥션을 이용한 출세...
    이게 너의 인생좌우명이잖아?

    진실인정과 진실존중은 다른 거야.
    이성(異性)에 대해 생각해 봐.
    여자가 남자를 볼 때, 남자가 여자를 볼 때
    그냥 “응, 괜찮은 사람이군”이라고 ‘인정’하는 것과
    없으면 죽고 못 살 정도로 뜨겁게 ‘사랑’하는 것은 전혀 다르잖아?

    네 에너지 전체,
    인생 전체를 걸고
    진실을 옹호하기 위한 용기를 발휘할 때
    진실을 대중화하기 위한 열정을 쥐어짤 때
    그때 비로소 너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야.    

         “나는 진실을 존중하는 사람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진실 존중은 진실 사랑이야.
    이제 좀 알겠어? 이 밉살스런 기회주의자야!

    이 주류 제도권 먹물들이 특별히 밉살스런 이유는 진실에 대한 비겁함과, 진실을 대중에게 알리기 싫어하는 아전근성(衙前, 하급 관리) 때문이다. 진실을 위해 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고 눈알만 요리조리 데록데록 굴릴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전혀 없는 존재들. 이런 자들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는 돈 없고 가방 끈 짧은 젊은이들에게 끊임없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이다.

    니들은 글로벌문명을 위한 3류 부품 인생이야. 그러니 햇볕 따듯하게 쪼이는 양지바른 곳, 내가 서 있는 이곳에는 얼씬도 하지마! 그냥 지금 그대로 늙어 죽도록 살아!

    나꼼수가 공연히 인기를 끌었던 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주류 제도권 먹물들의 위와 같은 태도가 무수히 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에 좌절과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왔기 때문이다.
    진실인정먹물들, 즉 주류 제도권 먹물들의 비겁함과 아전근성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통합력과 안정성을 갉아 먹고 있는 가장 지독한 암 덩어리이며 독기이다. 이 비겁함아전근성이 바로 국가 반역이다.

     

    5.

    이른바 개념-진보 먹물들은 자유민주주의와 글로벌문명을 진실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이를 진실이라고 파악하는 우리 자생초 시민은 그래서 개념-진보 먹물들을, ‘진실부정먹물’이라고 부른다. 위대한 정오는 이들 개념-진보 먹물에게 다음과 같은 참혹한 질문을 던진다.

     

    네 눈알에는 자유민주주의, 자유, 개인실존의 소중함이 안 보이지?
    너는 입 속에서 이렇게 종알거리고 있잖아?

    "뭐…민주주의에 자유민주주의만 있는 건 아니잖아?
    자유민주주의는 여러 가지 민주주의 중에 하나일 뿐이라구..”

    그으래?
    지구의 살만 한 나라 중에 자유민주주의 아닌 다른 민주주의 하는 넘들 있으면
    하나만 꼽아봐!
    설마 평양것들을 꼽는 것은 아니겠지?

    네 눈알에는 글로벌문명을 향해 내닫는 이 위대한 흐름이 안 보이지?
    너는 입 속에서 이렇게 종알거리고 있잖아?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
    가난한 자와 부자 사이에 엄청난 장벽을 만들어.
    이것은 광란의 질주일 뿐이야!”

    그으래?
    세계적 규모의 전쟁이 70년 가까이 안 일어났다는 사실은 안 보여?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지역에서조차
    평균수명, 영양상태, 교육환경이 급속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은 안 보여?
    전체주의 진영이 전쟁 한 번 못 일으켜보고,
    중국-베트남-동구-소련 순서로 무너져 버렸다는 사실은 안 보여?
    이게 모두 글로벌문명의 힘이야…
    이런 위대한 역동성에는 눈을 감은 채,
    오직 문제점만 부각시키고 있는 네 심뽀는 뭐야?
    그렇게 비판하면 네가 마치 “가슴이 따듯하고, 진보적이고 개념 있는 지식인” 인 것처럼 느껴져?

    이 돼먹지 않은 허영덩어리 녀석아!
    허영은 그런데 쓰라고 있는 게 아니야!
    깨끗하고 정갈하게 깎은 머리카락
    혹은 검소하지만 잘 코디해서 입은 옷 같이…
    너 자신의 인격을 다잡는 버팀목으로 사용하는 것이 ‘허영’의 쓰임새야!
    그런데 네 허영은,
    되도 않은 엉터리 소리를 주어섬겨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픈 욕망으로 타락하고 말았잖아!
    우선 참된 허영이 무엇인지부터 배우도록!

    게다가 너는 그동안 종친초(종북-친북-떼춧불 혼합체)와 어울려서
    ‘진보 빅텐트’ 속에서 그룹섹스를 즐겼었잖아?
    너는 종친초의 싸구려 나팔수,
    혹은 심정적 동조자 노릇을 했잖아?

    이제 평양것들이 얼마나 참혹한 수령전체주의자들인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지.
    이제 평양것들과 깊은 커넥션을 맺어 온 종북성골이
    대한민국을 20년 가까이 쥐고 흔들어 왔다는 진실이 다 드러나고 있지.

    진보 빅텐트를 세웠던 기둥(hoist)과 갈빗대(폴대)가 바로 종북 성골이잖아!
    그런데 지금 와서 종북 성골을 제거하고 진보 빅텐트를 유지한다고?

    너, 바보니? 너, 미쳤니?
    니가 말하는 진보는 온갖 이념이 뒤죽박죽으로 섞인 음탕한 그룹섹스 그룹이잖아?

    모든 이념이 들어있지만 어느 한 이념도 순정하지 않은 상태.
    그래서 니들은 이념형 깃발을 세울 수 없었지.
    그래서 니들은 나꼼수라는 가짜광대를
    깃발로서, 정치 아이콘으로서 사용했지.

    나는 니들에게
    나다움, 생명번영, 진실존중으로 이루어진 삼위일체를 가르칠 생각이 없어.
    어차피 니들은 그 길로 오기에는 너무 깊게 망가진 영혼들이야.

    그 대신에 비상탈출구를 가르쳐줄께.
    니들 뼈속에 박힌 진실부정 습성을 아예 진실경멸로 악화시켜 봐.
    아, 이미 진실을 충분히 경멸하고 있다고?

    하기야 광우뻥 스타 우희종은 자기 페북 소개란에
    “진실과 사실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웅얼거리고
    ‘선의의 2억’ 곽노현은
    “진실은 당파성을 초월한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도 칭찬할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니들의 진실부정은 이미 진실경멸의 경지에 들어선 것 같기도 해…

    하지만 니들의 진실경멸은 코스프레일 뿐이야.
    진짜 진실경멸이 무엇인지 말해줄까?

    삶에 아무런 의미와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깜깜한 허무와 절망이 바로 진실경멸이라는 사악한 악령이 생겨나는 무덤굴
    이야.

    이 무덤굴 속에 갇히면
    세 길 밖에 없어.
    굴 자체를 안에서부터 허물어 버리든가
    깜깜한 허무와 절망을 예술로 표현하든가
    혹은 진실경멸이라는 사악한 악령과 접신하든가

    악령과 접신하면 무엇이 좋으냐고?
    영어로는 이를 ‘파우스트의 거래’(Faustian Deal)라고 불러.

    세상을 비틀어 배배꼬아 사악하게 해석할 수 있는 창의성이 생기지.
    사람들은 배배꼬인 사악한 해석을 좋아하잖아?
    그런 해석 앞에 열광하고 납작 엎드리잖아?
    나꼼수가 그런 것이었다고?
    천만에! 아직 멀었어.
    니들은 죄다 웰빙이잖아?
    악령과 접신해서 거래하면 우선 니들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해야 돼.
    니들은 아직 멀었어.
    지 살갗은 조금도 안 다치는 웰빙이면서
    짐짓 악마와 접신한 척, 흉내만 내지.
    넘들더러는 인생을 파괴하라고 유혹하지…

    제대로 된 접신의 대가는 파멸이야.
    그 대가를 치러야 사악하게 비틀린 창의성을 얻어.
    ‘악마와의 거래’를 했던 초기 재즈 음악가 존슨(R. Johnson)은
    대가를 치르기 직전에 이렇게 읊었어.

    나의 사악한 악령은,
    또 다른 먹이감이 될 새 깜둥이 하나 위에 올라타서
    혹은 계곡을 가로질러
    낮과 밤을 나누며
    "내가 곧 죽음이다!"라고 크게 소리지르겠지.
    죽은 고기를 뜯어 먹는 커다란 독수리가 되어 소리지르겠지.

    나의 악령은,  빛을 사랑하는 놈들에게
    죽은 영혼의 바다를  떠도는 썩은 고기(carrion) 덩어리를 던져줄 테지

    나는 떠나네.
    나의 악령이 뜨거운 심장을 빼내어 차가운 놈들에게 주며 떠나는 것을 보며 떠나네..

    나의 악령, 그놈에겐 빈민가가 천국이지.
    그 비열한 놈에겐...
    가슴이 부서지는 슬픔에 가득찬 황야
    절망으로 물든 사막..이게 천국이지.

    '악의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
    끔직한 공포를 나팔처럼 부는 거야!
    엄마에게서 아이를 뺏어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슬픔이 생기잖아?

    썩은 고기를 뜯어 먹는 흉측한 독수리가 오는 것을 보면
    그 독수리가 네 맘 속에 빙빙 날기 시작하면
    벗어날 길 없어
    바짝 뒤를 쫓아오지...

    아, 내게 약속해 줘
    싸움을
    악령과의 싸움을
    당신의 영혼을 위해 그리고 내 영혼을 위해..위해..위해…

    자, 이제 간단히 말해줄께.
    니들, 개념-진보 먹물들!
    니들의 진실부정, 진실경멸은 되다만 얼치기야.

    우선 삶의 절망과 허무의 무덤굴 깊은 곳으로 기어내려 가.

    거기서 니들 영혼을 악령에게 팔아.
    그러면 진짜 살벌한 ‘진실경멸’ 파워를 얻을 거야.

    그 파워를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원독(ressentiment)을 하얗게 닳아오른 쇠토막처럼 뜨껍게 만들어.
    그러면 정말 강력한 비틀리고 사악한 창의성을 얻게 될 거야.

    그 때 비로소 너희는 우리 자생초들의 적이 될 자격이 생겨….

    삶에 대한 깊은 허무와 절망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진실부정, 진실경멸을 떠드는 얼치기는?

    혹은
    자신의 주장이 '진실경멸' 태도에서 파생되는 그림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 하고
    또한 진실경멸이 자기 인생을 파괴하는 데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모른 채

    “저는 진실된 사람입니다”라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는
    우희종, 곽노현 같은 사람은?

    대단히 미안하지만
    당신들은 이 위대한 정오에서는,
    햇볕 속에 타 죽는 미생물 같은 존재일 뿐

    당신들은 우리 자생초의 적이 될 자격이 없는 존재.
    당신들은 '환경 변화에 의해 도태되고 있는 생명종'일 뿐. 

    당신들을 적으로 삼는 것 보다는,
    기름기 낀 주류 제도권 뺀질이들…
    ‘진실인정먹물’들…..
    진실을 알면서도
    구역질나는 비겁함과 아전근성에 찌들어 있는 인종들…
    진실옹호용기와 진실대중화열정을 조금도 모르는
    엄친아/엄친딸 범생이들....

    우리 자생초들이 이들을 쥐어패는
    정벌 전쟁에 나설 날이 다가오고 있지


  • 박성현 저술가/뉴데일리 논설위원.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본지에 논설과 칼럼을 쓰며,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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