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이해찬-김한길 박빙, 문재인-김두관 대권주자도 개입충남에선 안희정 힘으로 재역전, 느닷없이 친노 단체에 대의원 자격?
  • 김한길 후보의 뚝심에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위기에 처하면서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구-경북에서 역전을 이뤄낸 김 후보는 수도권과 일반 당원·시민선거인단으로 여세를 몰아갈 기세지만, 낙승을 예상했던 이-박 연대는 충남에서의 압승으로 힘겹게 재역전을 이뤄냈다.

    아직 모바일투표 등 변수는 충분히 많지만, 박빙의 상황에서 바람몰이를 시작한 후보들의 캠프는 각종 전략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후보 캠프에는 잠자코 있던 대권 후보들의 입김도 가해지고 새로운 ‘꼼수’도 등장하면서 민주당 경선판이 더욱 혼탁해지는 양상이다.

  • 민주통합당 대구경북 전당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한길 후보가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 개표를 마치고 나서 이해찬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대구경북 전당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한길 후보가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 개표를 마치고 나서 이해찬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한길 약진..알고 보니?

    이해찬 후보 측에서는 24일 대구·경북에서의 대의원 투표결과는 담합 논란의 당사자인 박지원 원내대표의 연고지인 호남에서의 패배만큼 충격적이었다.

    이 후보가 안팎으로 대권 주자로 밀고 있던 문재인 상임고문에 반발한 김두관 경남지사의 힘이 겉으로 들어난 사건이었다.

    호남 지역에서 이 후보가 3위로 추락한 것이 친노 세력에 대한 당내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친노 세력이 이 후보가 아닌 김 후보를 찍었다는 것은 ‘김두관’이라는 이름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구-경북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이름이 나온다. 이 전 수석은 현재 김두관 캠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김한길-김두관 연대에 대해서 양 측 모두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25일 “이 전 수석이 김한길 후보를 돕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소신과 판단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김 지사는 이번 당대표 경선에 엄정한 중립을 지킨다는 원칙에 추호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2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친노세력이 많은 울산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보다 2배가 넘는 표를 얻은 것은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이 친노와 비노세력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대권주자들까지 경선에 입김을 넣기 시작했다. 사진은 김두관 경남지사(왼쪽)과 문재인 상임고문(오른쪽)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이 친노와 비노세력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대권주자들까지 경선에 입김을 넣기 시작했다. 사진은 김두관 경남지사(왼쪽)과 문재인 상임고문(오른쪽) ⓒ 연합뉴스

    ◆ 충남에서 안희정? 이해찬 1위 재역전..당권 레이스 혼전

    충남에서는 와신상담했던 이해찬 후보가 저력을 보였다. 25일 충남 천안 상록리조트에서 열린 충남도당 대의원대회 투·개표 결과, 이 후보는 총 360명이 투표에 참석(1인 2표, 투표율 76.4%)한 가운데 280표를 얻어 8명의 후보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김한길 후보는 2위 조정식 후보(117표)와 3위 추미애 후보(90표), 4위 우상호 후보(80표)보다 뒤진 75표로 5위로 내려앉았다. 종합에서는 1,099표로 1,252표인 이해찬 후보와 다소 격차가 벌어졌다. 광주-전남에서 1위를 거머쥐었던 강기정 호보는 45표, 문용식 후보는 18표를 얻었다.

    이번 충남 투표결과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양승조 도당위원장(3선 국회의원)의 지원을 받은 이해찬 후보의 지지가 일치감치 점쳐졌다.

    세종시에서 총선 승리를 거머쥔 이 후보 스스로의 조직력도 막강했다.

    이에 따라 26일로 예정된 경남 경선에서 김두관 지사의 김한길 지원이 얼마만큼의 화력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만약 경남에서 김 후보가 다시 1위를 탈환한다면 수도권에서 다시 한번 바람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 김한길 후보(왼쪽)과 이해찬 후보(오른쪽) ⓒ 연합뉴스
    ▲ 김한길 후보(왼쪽)과 이해찬 후보(오른쪽) ⓒ 연합뉴스

    ◆ 불리한 상황, 이-박 다시 ‘꼼수’?

    이해찬-김한길 후보가 박빙의 경쟁 구도를 연출하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은 25일 느닷없이 친노 성향의 시민사회조직 300명에게 대의원 자격을 주기로 하면서 또다시 파문을 일으켰다.

    정책대의원 구성과 관련해 한국노총 2,000명을 포함해 노동부문에 2,300명, 약 13%의 전국 대의원을 배정하면서 온라인 부문으로 ‘국민의 명령 백만민란’에 200명, 기타부문으로 ‘내가 꿈꾸는 나라’ 100명을 배정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민주당 측은 “지난 1·15 전대 당시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설명했지만, 김한길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이해찬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편들기’라고 반발하고 있다.

    1.2위가 100표 내외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특정 성향의 300명의 대의원은 향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미 통합 6개월 전에 논의되고 합의되어 결정되었던 사안”이라며 “이 문제를 특정후보에게 유리하다, 불리하다로 보도되는 것은 당헌·당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에 불공정 논란이 있었음에도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룰이 정해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