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두고 감정싸움, 17일 합동토론회서 갈등 절정말자르기, 말돌리기..“이해찬이 당 위기 몰고 왔다”
  • ▲ 6·9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의 진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사진은 김한길 당선자(왼쪽)과 이해찬 전 총리(오른쪽). ⓒ 연합뉴스
    ▲ 6·9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의 진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사진은 김한길 당선자(왼쪽)과 이해찬 전 총리(오른쪽). ⓒ 연합뉴스

    민주통합당 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의 진통이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6·9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논란을 넘어 계파간 후보자간 감정의 골까지 깊어지면서 갈등 국면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17일 열린 전대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김한길 당선자를 중심으로 한 당내 비주류 후보들은 담합 논란의 당사자인 이해찬 후보를 향해 그동안 갈았던 이빨을 여과 없이 드러냈고, 이 후보는 공세를 코웃음으로 맞받아치면서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이해찬 후보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한길 후보가 선봉에 섰다.

    김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좋게 말해서 이·박 연대이지 패권적 발상에서 비롯된 담합”이라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전날 김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하면서까지 하고 싶을까...헐!”이라는 말로 이해찬 후보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어 “총선 실패는 계파공천에서 시작됐다고 하면서 패권적인 계파정치에 기대려는 사람이 있다. 밀실에 앉아서 당신이 무슨 자리, 내가 무슨 자리 한다고 하는 건 당원과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공세를 미리 예감한 듯 이 후보도 만만치 않았다.

    이 후보는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로 편가르기 위한 게 아니다.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뽑는 것이고, 당대표는 당원과 참여자가 뽑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몇 차례 말이 오가면서 언성은 점점 높아졌다.

    김 후보가 “이 후보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과정상의 잘못에 대해) 여러 번 사과했다고 하는데 제안자는 이 후보 아니냐. 이 후보는 사과한 적 있느냐”고 공격하자 이 후보는 “여러 번 사과했다”는 짤막한 말로 일축했다.

    이어 “(이·박 연대라는) 당내를 이간하는 용어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 나쁜 언론들이 그런 용어를 쓰는데 따라 쓰는 것은 거기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말을 돌리기도 했다.

    이 후보의 말 돌리기에 김 후보는 “이제 그만하라. 내가 말한 것에 대답하라”며 “이 후보가 당의 위기를 몰고 왔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내뱉었다.

    이 말에 이 후보는 코웃음을 치며 “민주통합당에는 중심적인 리더십이 없다. 문제점이 많다”고 반박했지만, 김 후보는 “됐다. 지금 같은 발언은 대단히 옳지 않는 생각”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나머지 후보들도 김 후보의 말에 힘을 실었다.

    우상호 후보는 “(이 후보가) 유력 대선후보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중립성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고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일부러 걱정을 만들어서 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