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중앙위 회의전에 "비대책위 꾸려질 가능성은 0.5%"천호선 "조직적 움직임 있어", 진중권 "윗선 지침 없으면 불가능"유시민 "잘 준비되고 조직적으로 지휘된 듯한 느낌"노회찬 "좀 (계획된) 느낌이 들기는 했다"
  •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심상정 의장이 1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위원회의에서 강령개정을 통과시키고 나서 단상에 난입한 중앙위원과 당원들의 공격을 받고 유시민 공동대표와 행사진행요원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장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자료사진)
    ▲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심상정 의장이 12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위원회의에서 강령개정을 통과시키고 나서 단상에 난입한 중앙위원과 당원들의 공격을 받고 유시민 공동대표와 행사진행요원의 보호를 받으며 회의장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자료사진)

    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의를 '막장 폭력사태'로 이끈 세력으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이 꼽히고 있으며, 이를 기획한 것은 이석기 당선자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경기동부연합> 주도의 당권파가 관리하는 청년조직인 <한대련>은 상당수가 통진당 학생위원회 소속 당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이날 6시간 30분 동안이나 "불법 중앙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특히 이날 오후 심상정 대표가 첫 번째 안건인 강령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선언하자 물병과 자료집 등을 단상으로 집어던졌다. 단상 앞에서는 진행요원과 몸싸움을 주도하고 시비가 붙으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또 대표단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장엔 정용필 <한대련> 의장과 박자은 <한대련> 전 의장, <한대련> 집행위원장 출신인 김재연 당선자도 함께 있었다. 이들은 모두 폭력사태를 그저 방관하고 있었다.

    <한총련>이 노골적으로 김정일 정권의 전위대 역할을 하며 1998년 이적단체로 판시된 후 <한대련>은 2005년 4월30일 출범했다. 이들은 광우병 쇠고기, 반값 등록금, 한미FTA 등 굵직한 이슈 때마다 야간 불법 가두시위, 미신고 집회 등 불법-폭력 집회를 주도해왔다.

    물론 <한대련> 측은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회원 몇몇이 개인의지로 참가한 것을 <한대련> 조직으로 확대해 해석한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통진당 '실세' 이석기 당선자는 지난 12일 MBC '100분 토론' 관계자에게 중앙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MBC 측에 "(중앙위에서) 비당권파 주장대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가능성은 0.5%"라는 말과 함께 유시민·심상정 대표를 불러내 토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가 14일 보도했다.

    보도한 바에 따르면 MBC 관계자가 "오후에 열리는 중앙위원회 결과를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의아해했고 이 때문에 비당권파 일부에서는 '폭력 저지'를 사전에 계획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석기 당선자는 12일 밤 집단 난투극이 벌어진 후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MBC에 전달했다고 했다. 비당권파 한 관계자는 "회의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비례대표 초선 당선자가 당 대표 2명을 불러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실세'임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천호선 공동대변인은 13일 기자들에게 "중앙위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한 조직적 움직임이 있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14일 한 라디오에서 "매우 잘 준비하고 현장에서 아주 조직적으로 지휘해 폭력사태를 일으켰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도 트위터를 통해 "단상 점거와 대표단 폭행은 사건 성격상 윗선의 지침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으로 아주 조직적으로 진행됐다"고 썼다.

    일각에서는 이정희 공동대표가 회의가 시작되기 전 사퇴한 것을 두고 이 대표도 이같은 사태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노회찬 공동대변인은 14일 CBS 라디오에 출연, "좀 (그런) 느낌이 들기는 했다. 이 대표가 사퇴를 하고 먼저 자리를 뜨겠다고 하면서 나머지 공동대표들에게 “회의가 원만하게 잘 진행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남겼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석기 당선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중앙위 당일, 행사장에 들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행사장 인근을 지나간 적조차 없다.‘사전에 알았나’는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고 발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