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의 사퇴 거부 기자회견... 정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중앙운영위의 결정에 모두 따르고 손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비례대표 3번 당선자 김재연씨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자료사진)
    ▲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비례대표 3번 당선자 김재연씨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진상조사위원회와 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에서 나란히 앉아 있다. ⓒ 연합뉴스(자료사진)

    통합진보당 한국외대 학생위원회가 10일 오전 비례대표 3번 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당선자는 외대 러시아어학과 99학번으로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학생위는 통진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청년비례경선인 ‘위대한 진출’을 통해 청년 비례대표가 처음으로 탄생하게 되었을 때 대학생 당원으로서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보냈다"며 글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출 과정에서 온라인 투표 기간에 투표 프로그램 업체가 임의로 소스코드를 수정하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즉시 선배님과 경쟁을 했던 후보들은 수정한 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었지만 총선이 끝난 후에 이야기하기로 정리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위는 "지금까지도 선출위원회는 소스코드 기록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고 청년비례경선 뿐만이 아니라 통진당의 많은 경선에서 부정행위가 이루어졌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진보 정당의 ‘부정 및 부실 선거’라는 소식은 저희에게 가히 충격이었다. 주변에 자랑스럽게 당을 소개했던 외대 당원들은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학생들이 중앙운영위원회를 방해하고 고성을 지르는 것을 보았을 때, 선배님이 사퇴 거부 기자회견을 하셨을 때 정말 얼굴을 들 수 없었다."

  • ▲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화면캡쳐
    ▲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화면캡쳐

    이들은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다같이 책임져야 한다. 누가 더 잃고 덜 잃는 것을 재고 따질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이 진보정당으로서의 자존심이 꺾이면 모두의 명예가 떨어질 것이므로 다같이 책임지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은 12일 당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학생위는 “중앙운영위의 결정에 모두 따르고 다시 굳게 손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결정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는 길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추성호 씨도 지난 9일 '외대 후배가 통합진보당 김재연 당선자에게 드리는 편지글'을 한 인터넷매체에 올리며 사퇴를 권유한 바 있다.

    그는 편지에서 "대중들은 보이는 것을 바탕으로 진보당을 평가한다. 문제가 분명한 상황이 생중계되고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당원들끼리 결정하자’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대의 후배로서, 통진당을 지지하는 한 명의 국민으로서 간절히 호소한다. 집권에 대한 통 큰 포부보다 더 큰 책임을 보여줘야 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물러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