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은 물론 좌파 논객들까지 비난 대열에 합류
  • “나는 청년비례대표이기 때문에 문제없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당권파인 NL(주사파)계 경기동부연합 소속 김재연 비례대표 3번 당선자가 ‘버티기’에 들어갔다.

    누군가의 지시일까, 아니면 욕심일까. 국민들의 따가운 시건은 안중에도 없다. 진보의 허울과 구태가 송두리채 밝혀졌는데도 자신의 금배지를 반납하려 하지 않는다.

    당내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당선자가 어떻게든 책임을 면피하려는 듯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는 누리꾼들의 비난은 예상된 결과였다.

    이제 검찰수사를 통해 모든 사실이 드러나는 일만 남았다.

  •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3번 당선자 김재연씨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3번 당선자 김재연씨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나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14명에 포함되지만 14명에 속하진 않는다?

    김재연 당선자는 7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에 출연, 자신은 일반 비례대표 경선인 경쟁 명부가 아닌 청년 비례대표 경선으로 자신이 선출됐기 때문에 전국운영위원회의 사퇴 요구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청년비례대표와 관련해 단 한 줄도 나와 있지 않다. 선출 조사위원장을 맡았던 홍진혁 사무부총장이 실제로 청년비례대표 선거와 관련해서 문제점이 없었다고 분명히 밝혀주셨다. 저는 당원들에 의해서만 선출된 것이 아니고 저희가 4만8,000명의 선거인단 투표에서 1위를 했다. 그런데도 제가 사퇴 권고대상자에 포함된다면 이는 전국운영위원들께서 큰 착오를 일으키신 것”라고 했다.

    당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가 당 대표단과 비례대표 경선에 참여한 14명 모두에게 사퇴를 권고했지만 자신은 이러한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5일 밤 공동 대표단과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자 14명 전원의 사퇴에 대한 공식적인 권고안을 채택했다.

    운영위원 50명 가운데 과반수인 28명이 표결에 참가했고 전원이 찬성의사를 밝혔다.

    운영위는 순위 경쟁 비례대표 명부가 선출과정에서 정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점을 감안, 비례대표 1~3번 당선자 윤금순,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를 비롯해 경선을 통해 뽑힌 조윤숙, 이영희, 오옥만, 노항래, 나순자, 윤난실, 황선, 문경식, 박영희, 김수진, 윤갑인재 후보 등 모두 14명을 일괄 사퇴시키기로 했다.

    분명, 운영위가 사퇴를 권고한 비례대표 14명 안에 김재연 당선자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김재연 당선자는 청년비례대표 선거에는 부정이 없었다며 단호히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결론은 당권파인 이의엽 선대본부장, 우위영 대변인 등과 회의를 한 후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비당권파인 노회찬 공동 대변인은 “이번 선거 자체가 실격 처리됐기 때문에 (김재연 당선자를 포함해) 성적이 좀 좋았거나 나빴던 사람들 모두 사퇴하자, 사퇴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게 결정의 취지”라고 밝혔다.

    ■ “이정희보다 김재연이 더 섬뜩해”

    김재연 당선자가 당의 사퇴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자 트위터 상에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59qsl’은 “김재연씨에게 정말 화나는 것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 진보당을 지지했던 당원과 국민들에게 커다란 ‘빅엿’을 선사했다는 것. 국회 개원 전에 출당시켜야”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thezoker’은 “저는 개인적으로 이정희보다 김재연이 더 섬뜩하네요. 그래놓고 청년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섰다니...”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pastlmj’은 “김재연 사퇴 거부, 통진당 내 NL 계열은 지령에 따를 뿐, 결코 사퇴 않는다. 통진당을 집권하고 국회에서 (북한) 김정은의 지령을 수행하라는 지령이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jeong_il_seo’은 “당권파에게 전해주세요. 학부모로써 더이상 전교조를 지지하지 않으며 이정희씨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석기. 김재연 및 모든 비례대표들은 공동책임을 지고 사퇴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아이디 ‘redstock01’은 “종북(從北) 이석기, 김재연, 이정희 덕분에 안철수 찍으려다가 박근혜를 강력히 지지하기로 했습니다”라고 했다.

  • ▲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통합진보당 김재연 당선자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진중권 트위터
    ▲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통합진보당 김재연 당선자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진중권 트위터

    ■ “아예 드러누워 배째라는 식”

    좌파 논객들까지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재연 사퇴거부, 저들의 적나라한 실체를 보고 계십니다. 아예 드러누워 배째라는군요. 어이가 없네요. 진보를 위해, 통합을 위해 이석기, 김재연 반드시 낙마시켜야 합니다”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또 “김재연 기자회견은 당권파의 지시라고 봐야죠. 이석기가 해야 할 기자회견을 대신 하는 셈이죠. 이석기가 나왔다면 계파의 실세가 비난의 표적이 되고 반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을 테니까요. 일종의 완충장치랄까”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재연이 명심해야 할 것은 정당투표 10%의 표는 듣도 보도 못한 김재연이라는 인물에게 보내는 지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지영 작가는 “오래 전부터 경기동부 문제점 이야기를 들어왔다. 나는 이정희 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다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제2의 이정희라 하는 김재연 당선자 기자회견을 보니 한숨 나온다. 손수조가 연상되는 이유는 뭘까”라고 말했다.

    이는 김재연 후보가 6일 비례대표 사퇴거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이 “김재연과 손수조를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공 작가는 “손수조와 김재연을 동시에 떠올린 이유는 무늬만 젊고 구태는 그대로 간직한 젊은이들이 우리를 암담하게 만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