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비굴-종북' 3당은 가라...'식물 국회법'은 '도둑놈 법'...국민 속이지 말라"
  • ▲ 12월 대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이인제 의원 ⓒ뉴데일리
    ▲ 12월 대선을 앞두고 자유선진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이인제 의원 ⓒ뉴데일리

    ‘불사조’가 또 다시 대권을 꿈꾸고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노풍(盧風)을 잠재우고 당당히 6선 고지에 올라선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하는 얘기다.

    15년 만의 리턴매치가 될 것 같다. 현재 선진당 내에선 이회창 전 대표와 이인제 위원장의 재대결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두 사람이 올 9월 전후로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맞붙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실 선진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때만 해도 ‘이회창 대권-이인제 당권’ 구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역할을 분담하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기류는 바뀌기 마련이다.

    지난 20일 선진당 박상돈 비대위원은 “유력한 대권 자산인 이회창 전 대표와 이인제 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조속히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인제 위원장도 23일 충남에서 “9월이나 10월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해 당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 흥행을 통해 1차적 입지를 다진 뒤 본선에서 선진당 후보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인제 위원장의 발언에는 또 다른 배경이 숨어있다. 바로 ‘대권(大權)의 꿈’이다. 

    지난 1997년 7월 신한국당의 15대 대선후보 경선 결선투표에서 이회창 전 대표(60.0%)는 이인제 위원장(40.0%)을 누르며 사실상 ‘대통령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아들 병역기피 의혹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이 위원장은 경선에 불복하고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보수층의 표가 분산되면서 유력 후보였던 이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약 40만표 차이로 석패했다.

    어찌 보면 ‘악연(惡緣)’인 셈이다. 하지만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게 정치다. 둘 사이에 해빙무드가 조성된 것은 14년 후인 지난해 9월이다. 이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선진당에 무게를 싣기 위해 무소속이던 이인제 위원장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하지만 4.11 총선의 성적표는 참혹했다. 그리고 이들은 선진당의 미래를 위해선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하지만 당내 대선주자는 단 한 명 뿐이다.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함께 물 수는 없는 법.

    대선을 불과 8개월 앞둔 현재 이회창 전 대표의 대권 3수는 기정사실화됐다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이인제 위원장은?”, “15년 만에 빅매치를 펼치나?”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그래서 만나봤다.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을 직접 만나 차기 대권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 ▲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좌)와 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좌)와 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이>=이인제 위원장, <인>=인보길 대표.

    <이> 아이고, 선배님 오셨습니까.

    ※이인제 위원장과 인보길 대표는 경복고-서울대 동문으로 인 대표가 7년 선배다.

    <인> 축하합니다. 6선 의원이 되셨습니다.

    <이>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표결권이 더 있는 것도 아닌데요, 뭘...

    <인> 6선 의원 세 사람이 전부 충청도 사람입니다. 이인제, 강창희, 이해찬, 충청권 유권자들이 수준이 높은 거 아닙니까? 충청도 양반들이라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은 사람 취급 안하죠.

    <이> 하하, 꼭 충청도 유권자만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인> 요즘 좌파의 포퓰리즘 풍조에 휩쓸리지 않는 인재 고르는 안목이 중요한 때입니다.

    <이> 그렇죠. 원래 좌파들은 빵을 못 만듭니다. 빵은 생산하지 못하고 갈등만 생산합니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잖습니까.

    ■ “철새 정치인? 소신에 따라 움직인 것”

    <인> 그동안 이 위원장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9번이나 정당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기회주의가 아니라 소신 때문이라고 하던데 그 소신이 무엇입니까?

    <이> 음... 9번이나 되나요? 대통령 하려고 그랬죠 뭐.(웃음)
    크게 보면 우리나라에는 4개의 정당 밖에 없습니다. 영남에 기반을 둔 정당. 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 충청에 기반을 둔 정당, 좌파 이념에 기반을 둔 정당, 이름만 바뀐 것이지 실체가 있는 정당은 이 4개가 전부입니다. 저는 좌파 이념에 기반 둔 정당에는 간 적이 없고 나머지 정당은 모두 섭렵했습니다.

    우선 영남에 기반한 정당인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제가 2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1997년이었습니다, 미국이나 러시아나 영국이나 큰 나라들이 아주 젊은 지도자들이 나왔습니다. ‘3金 시대’는 막을 내려야한다고 생각했던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의 승리는 무망해보이고 ‘3金(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한 축인 DJ가 대통령이 되는 그런 상황이 눈앞에 있기 때문에 저는 맨주먹으로라도 ‘3金 시대’를 끝내고 세대교체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탈당해 독자적으로 출마했습니다. 그러다 좌절했죠. 그 다음에 DJ 정권이 성립됐습니다.

  • ▲ '철새 정치인'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 '철새 정치인'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저는 리버럴(Liberal)한 중도우파의 이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저는 한국의 정치구도가 미국처럼 우파 안에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둘 다 우파입니다. 다만 하나는 컨서버티브(Conservative)하고 또 다른 하나는 리버럴하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DJ는 노선으로 보면 중도좌파의 노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국가위기를 수습하는데 힘을 보태기로 한 것입니다. 그때 통합을 할 때 제가 내건 조건이 딱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지역 패권을 버리고 전국 정당을 추구한다는 것과 중도개혁 노선을 채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장한대로 새천년민주당을 만들면서 중도개혁을 당의 강령으로 채택했습니다. 2000년 총선에선 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정당화를 이뤄냈습니다. 영남을 제외하고 당선자를 모두 냈죠.

    이후 2002년에 당 후보가 되면서 우리 당을 리버럴한 개혁정당으로 발전시켜나가려는 구상을 갖고 경선에 출마했는데 불행하게도 DJ가 자신보다 훨씬 더 좌(左)로 편향된 친북적인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인> DJ가 그랬었지요?

    <이>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저는 친북적인 노선의 노무현이 절대로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예상대로 노무현 후보는 10%대 지지율로 추락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정몽준 후보에게는 (정치적으로) 중립 위치에 있는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는데 권력 나눠먹기를 위해 노무현과 ‘단일화 쇼’를 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노선 투쟁을 통해 제가 생각한 리버럴한 개혁노선으로 당의 중심을 옮길 생각이었는데 노무현이 아예 정권을 잡아버린 것입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권이었습니다. 그래서 탈당한 것이고 저는 그 이후로 별별 탄압을 다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국 당에서 쫓겨나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때 한나라당은 딱딱한 우파 정당이었고 저는 새로운 성찰을 통해서 서부벨트를 중심으로 리버럴한 우파주의를 실천하겠다는 이상을 갖고 꼬마민주당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모든 게 다 실패했습니다.

    <인> 철새정치인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이> 저는 지난해 자유선진당에 합류했습니다. 제 정치적인 이상이나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당을 선택했습니다. 별별 비난이 다 있습니다.

    같은 차원에서 비교하면 안 되지만 일찍이 공자는 자신의 모국인 노(魯)나라에서 국상대리를 하면서 정치개혁을 하다가 기득권 세력들에 의해 쫓겨났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무려 18년 동안 수많은 나라를 다녔습니다. 그 당시에는 공자도 비난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이상을 위해 그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그를 비난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영국 처칠 수상도 자신이 신봉하는 가치를 위해 보수당을 탈당해 자유당으로 옮긴 적이 있습니다. 엊그제 일본 집권당인 민주당 의원 7명은 소득세법에 반대해 탈당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추구하는 노선이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그런 정치적 결단을 하는 것에 대해 칭찬은 몰라도 최소한 비난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 지금은 비난이 아니라 ‘불사조’라는 칭찬이 자자합니다. '피닉제'(피닉스+이인제) 아닙니까?

    <이> 언젠가부터 그런 별명이 붙어다니더군요. 전 다른 건 몰라도 불리함을 면하려고 결단했던 게 아니라 제 이상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힘든 결정을 했고 그때마다 저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양대 지역구도의 패권정당 체제를 깨야 합니다.

    ■ 국회선진화법 “도둑놈들이 도둑질방지법을 만든다고” 버럭

    <인> 자유선진당도 지역기반인데, 이번 총선결과 충청에서조차 입지가 협소해진 선진당이 양대 지역패권을 깨겠다면 어떤 작전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정치공학을 넘은 발상이 필요하겠는데요.

    ※지난 4.11 총선에서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은 대전에서 전멸했고 충남지역에서만 3석을 얻으면서 침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반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충청권에서 각각 12석, 10석을 건졌다.

    <이> 충청인들의 기질은 다른 쪽을 누르고 우위에 서겠다는 패권과는 사실 거리가 멉니다. 그래서 세력의 정치적 모태인 지역 기반은 될 수 있지만 그게 지역 패권이 되진 않을 것입니다.

    지역 패권 구도에서는 주민들이 제일 큰 피해자입니다. 호남과 영남 주민들은 선거 때 선택의 자유를 심리적으로 억압당합니다. 예컨대 그 지역에서 사는 농민들은 농업정책을 잘 할 수 있는 정당이나 인물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죠. 이보다 더 큰 피해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지역패권구도를 거부하는 세력이 등장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구도가 내부의 역량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호남에선 그렇지 않았지만 영남에선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죠.

  • ▲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역패권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역패권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인> 그것도 양대 패권끼리의 싸움이었지, 영남에서 자유선진당 득표율은 빈약한데...

    <이> 밖에서 들어가서 외부의 힘에 의해 부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런 여건을 만들 수 있고 자신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 이제 18대 국회도 끝나갑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식물국회법’이라 논란이 거센데 제가 보기엔  ‘국회 파업법’입니다. 아예 법으로 보장받은 싸움을 하겠다고 나선 꼴입니다. 자유선진당은 이름도 선진당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진짜 선진화된’ 국회운영을 위한 법입니다.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어 주도권을 잡아야 선진당의 존재감이 바로 설 것입니다.

    <이> 지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몸싸움 방지법’을 만든다며 자기들끼리 ‘소가 웃을 짓’들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지역패권구도를 유지해 자기들끼리 그 기득권에 안주하겠다는 것입니다.

    몸싸움방지법이라고 하는 것은 진단과 처방이 정확해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근데 이건 아주 국민들을 또 속이는 나쁜 짓입니다. ‘도둑놈들끼리 모여서 도둑질방지법을 만든다’고 하면 소가 웃을 일 아닙니까. 도둑질을 안하면 간단하지요.

    법이 없어서 도둑질합니까. 몸싸움을 누가 합니까, 다른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하는 것 아닙니까. 몸싸움을 안 하면 되는데 그걸 법을 만들어놓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완전히 바보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안건은 일단 소관 상임위에 상정이 돼야합니다. 거기서 충분히 토론을 해야 합니다. 토론을 누가 막는다거나 거부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정파 간에 타협도 하고 최종적으로 책임 있는 표결을 통해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법안이 됐든 예산이 됐든 결정이 되고 나면 나중에 그것이 좋은 성과를 올리건 나쁜 성과를 올리건 그 정당이나 의원이 투명하게 책임지는 것입니다.

    근데 두 정당은 서로 야당일 때 법안을 주도해놓고 지금에 와서 상정 자체를 막고 있습니다. 토론과 표결을 원천봉쇄하고 무력화 시킵니다. 의회주의의 기본원리를 짓밟으면서 무슨 법을 만든들 무슨 소용입니까. 현재 법이 없어서 그럽니까?

    <인> 자유선진당은 이 법안을 어떻게 할 것인가요?

    <이> 이런 법은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의회주의 원칙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법이 됐든 뭐가 됐든 왜 만날 싸움만 하냐고 국민들이 혀를 차는데 그것을 위해 의회주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 “종북-친북에 휘둘리는 새누리-민통당 비겁하고 비굴해”

    <인> 저희가 이승만연구소를 3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 저는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정의하는 사람인데 반갑습니다.

    <인> '이승만 연구소'를 설립한 이유는 아시다시피 격화된 좌우투쟁때문이었습니다. 해방후는 물론 건국직후 국회프락치 사건 아시겠지요. 1949년 3월에 김약수등 위장한 공산당 국회의원들의 프락치 사건이후 6.25까지 국회내 좌익활동이 대단했습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통합진보당등 야권 단일화 후보나 비례대표등 지하투쟁 경력자들이 여러명 당선됐습니다. 21세기형 '국회 프락치 사건'이 우려됩니다. 

    <이> 그들의 목표는 20석. 원내교섭단체로 국회를 장악하려는 목적이겠죠, 저는 그게 성공할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천만다행입니다.

    <인> 좌익프락치가 아예 선거를 통해 합법화 된 국회로 들어와 버린 셈입니다. 새누리당보다 더 확고한 우파인 자유선진당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습니다. 누가 만든건지 모르지만 '식물국회법'을 방패삼아 국정운영을 원천봉쇄하려는 음모랄지, 국정이 마비되는 사태를 막으려면 범보수 연대, 또는 합당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합당은 불가능하며 좋은 방법도 아닙니다. 지금 선진당은 새누리당과는 차별화되는 그런 보수 우파의 가치를 확대시켜나가려 합니다. 새누리당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보수우파의 진정한 가치를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낡은 지역패권구도에 갇혀있고 또 엄혹한 냉전시대에 공짜로 누리던 기득권 의식에 안주해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대는 냉전 상황이 아닙니다. 국지적 냉전이 엄존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제 세계화된 시대, 지식 경제와 지식 사회로 진화된 사회, 다원적으로 구성된 사회,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대 정권이 국가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말할 수 없는 실업의 공포, 양극화의 공포, 노령화의 공포에 고통 받고 신음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민주통합당은 강령에 명시적으로 사회주의 가치에 기반한 종북 좌파 노선을 추구하는 통합진보당하고 정책연대-선거연대를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해방공간에서나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낡은 냉전 이데올로기, 좌파 이데올로기에 얽매여 북한을 추종하고 추파를 던집니다. 말이 됩니까?

    민족 문제에 있어서도 새누리당은 아주 비겁한 자세를 보이고 있죠. 북한의 실체를 정확히 꿰뚫어보면서 아주 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일관되게 북한을 변화시켜 평화적으로 통일을 성취해야 하는데 이러한 목표도 의지도 신념도 없습니다. 귀찮고 두렵다고 해서 회피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종북 좌파는 심지어 민주통합당에도 침투해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 추파를 던지거나 비위를 맞추고 추종하는 시대착오적인 비굴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쪽은 비겁하고 한쪽은 비굴해 상황을 악화시켜나갈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통해 북한을 압도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정신적, 물질적 역량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켜 통일을 이루겠다는 목표의지가 확고한 정치세력이 나와야하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을 그런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큰 세력을 만들어야지 낡은 틀 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은 모두 다 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선배님, 대통령 좀 만들어주소”

  • ▲ 차기 대권 도전과 관련, 이인제 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인보길 대표 ⓒ뉴데일리
    ▲ 차기 대권 도전과 관련, 이인제 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인보길 대표 ⓒ뉴데일리

    <인> 좋은 말씀입니다. 그러한 자기 이상도 결국 대통령이 돼야 펼칠 수 있습니다. YS의 후계자로 대통령이 되려다 실패했고, DJ와 손잡고 꿈을 실현시키려다가 노무현에 밀려 실패했습니다. 6선에 성공하면서 불사조 ‘피닉제’가 됐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대권의 꿈을 미룰 시간도 충분치 못합니다. 대권은 꿈만이 아니라 정치적 이상의 실현을 위해,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더구나 오랜세월 핍박받으면서 그 꿈은 더욱 굳어졌을것입니다. 이번 대선에 출마를 결심하셨으리라 봅니다만.

    <이> 그것이...일단 올해 12월 대선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 이회창 전 대표가 나온다는 보도는 사실입니까?

    <이> 그 분도 명시적으로 말씀하시진 않았는데 나라를 많이 걱정하고 계시니까요. 국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인> 국민의 부름은 자기가 만드는 것입니다. 자유선진당에선 대통령 후보가 두 사람이 되나요?

    <이> 새누리당이나 민통당-통진당은 후보를 하나씩 내겠다는 것 아닙니까. 저는 두 당이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낡은 기득권 구도에 갇혀있기 때문에 국민들 절반 가까이가 제도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죠.

    제3의 대통령 후보가 나와야하고 뿌리내릴 수 있는 공간도 열려야 합니다. 낡은 지역패권이라든가 이념패권이라든가 이런 구도를 혁파하고 국민에게 신선한 희망을 줄 수 있는 세력이 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선진당은 제3후보를 세우는 아주 좋은 전진기지라고 생각합니다.

    <인> 그런 인물을 당 밖에서 영입할 것인지, 그런 인물은?

    <이> 당 안팎에서 찾을 것입니다. 물론 어떤 후보를 향해 폭발적인 지지가 모아지겠죠. 현재 그런 요구가 안철수 원장한테 있지만 아직도 그는 대통령 후보가 되어 나라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의지를 불태울 수 있겠느냐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그런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나라의 운명을 개척해보겠다는,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후보가 등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태풍은 결국 ‘나비의 날갯짓’(나비효과)에 의해서도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 자유선진당의 나비가 누구인가요? 총선과 달리 대선은 개인적 역량이 절대적인데 그런 불꽃을 쉬지않고 불태우는 분은 ‘피닉제’ 이인제 위원장 밖에 안 보이는데...

    <이> 하하. 저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 이위원장께서 만약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착수하고 싶고 뜯어고치고 싶은 일이 무엇입니까?

    <이> 할 일이 너무 많아 한마디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 그러시면 준비된 대통령이 아닙니다.(웃음) 20년이나 준비했는데...'이인제 후보'는 90년대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후보였습니다. 젊은 리더의 깃발이며 그 상징이었습니다. 지금도 말씀과 외모가 변하지 않으셨습니다. 충분히 젊은이들을 선진당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능력과 이미지가 있습니다.

  • ▲ 인보길 대표와 이인제 위원장 ⓒ뉴데일리
    ▲ 인보길 대표와 이인제 위원장 ⓒ뉴데일리

    <이> 그러면 우선 대통령 좀 만들어주세요. (다시 생각하다가) 전 통일을 담당하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 말씀대로 올해 선출되는 대통령은 ‘통일 대통령’ 역활을 해야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이> 최근에도 통일 문제에 대해 제 사이트에 많은 글을 올려놨습니다. 저만큼 (통일에 대해) 글을 많이 쓴 정치인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쓴 책에도 많이 적어놨습니다. 제가 하나하나 소화해서 쓴 것이지 인용해서 쓴 내용은 없습니다. 미국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시대 소명(맨데이트)이 무엇인지를 밝힙니다. 링컨은 노예해방으로 인한 분열의 위기를, 레이건은 리더십의 위기를, 루스벨트는 대공황을 극복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승만 정권은 건국의 소명을, 박정희 정권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겠다는 소명을 받들었습니다.

    ※이인제 위원장의 저서 ‘한라에서 백두를 보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저력으로 이뤄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마치 국제사회의 승인이 있어야 통일이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이는 진실이 아니다. 우리 민족은 통일을 이뤄 하나 된 조국에서 살아갈 불가침의 신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추구해 가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력 그리고 지원을 얻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들도 한반도의 통일에 관해 진실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노무현 정권이 한반도 통일에 관한 국제사회의 이해관계를 악화시킨 것이 가장 큰 과오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핵 야망을 꺾기 위해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강철 같은 공조가 필수적이었다. 그런데 노 정권은 결정적 순간마다 미국의 입장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두둔했다. 흐트러진 공조체제로부터 오는 반격은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북한은 핵실험이라는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나는 미국과의 동맹은 강화하고, 중국과는 더 가까운 관계로 발전시키며, 일본과는 양국에 서로 도움이 되는 의제를 설정해 연합을 도모하고, 러시아와는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을 증진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당면한 한반도의 안정은 물론 통일과 그 이후 동북아의 번영을 위해 긴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실업(失業)과의 전쟁도 해야겠습니다. 고용창출전략회의를 최우선적으로 하겠습니다.

    <인> 그건 이명박 대통령이 써먹은 것이라 신선미가 약하겠는데요.

    <이> 그래도 (이명박 정부가) 똑바로 하지는 않고 있지 않습니까. 장기적, 중기적,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을 정부의 최우선과제로 해서 젊은이들을 실업의 공포로부터 빨리 해방시켜 나가겠습니다.

    <인>대망을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사모님께서도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으셨지요. 중3때 만나서 결혼까지, 게다가 사모님 덕분에 육사 대신 서울대 법대로 변호사로 인생행로를 바꾸지 않았습니까. 정치인 동반자로 최고의 커플 같습니다. 행복하시죠?

    <이> 많이 고마운 사람이죠.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행복이 뭔지...그래서 행복히지요.(웃음)

    <인> 끝으로 젊은 세대에게, 국민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 부탁합니다.

    <이> 이 나라의 주민은 국민입니다. 국민들께서는 기득권 정치 세력들에 선전선동에 흔들리지 마시고 진정으로 국가의 장래를 개척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세력에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양당이 일으키는 복지 포퓰리즘 선풍(旋風)을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잠재워주셔야 합니다. 나라를 누가 빨리 망하게 하느냐의 경쟁일 뿐입니다. 너무 우려스럽고 개탄스럽습니다.

    자유선진당은 단호히 복지 포퓰리즘을 배격하고 역동적인 성장과 정의로운 분배를 통해 아주 건강하고 생산적인 복지를 추구해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마치고 의원실을 빠져 나갈 무렵 이인제 위원장이 인보길 대표를 불러 세우며 다시 말했다.

    “선배님, (저) 대통령 좀 만들어 주소.”

    인터뷰어   = 인보길 본사 대표
    글           = 김태민 정치 2팀 기자 
    사진        = 양호상 엔터데인먼트팀 기자
    정리/종합  = 오창균 정치 1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