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해체했다더니 2004년에도 버젓이 활동”···누리꾼 폭로
  • ‘경기동부연합’의 실체를 부정해온 통합진보당의 주장을 뒤집는 증거 문건이 공개됐다.

    지난 20일 한 누리꾼이 “경기동부연합의 실체를 증명하는 문건”이라며 그 내용을 통진당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

    아이디 ‘붉은영웅’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2005년 3월 13일 진보진영 블로그 ‘진보넷’에 게시된 ‘경기동부연합 민노당 사업 방침’이라는 제목의 문건 주소를 링크했다.

    그는 이 문건에 대해 “경기동부연합이 10년 전 해체됐다는 이정희 공동대표, 김미희 당선자(경기 성남 중원)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란 게 확인됐다. (이 글을 보면) 당내 경기동부 단위가 형성돼 조직적으로 활동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붉은영웅’이 공개한 링크 주소 http://blog.jinbo.net/rnp/16

  • 공개된 문서에는 ‘당직선거투쟁과 당의 현실’, ‘당사업의 목표’, ‘당 사업체계 구성 및 운영’ 등의 소제목이 나오고 실제로 당을 주도하는 사업 내용이 담겨 있다.

    ‘2004년 당직선거에서 대거 최고위원회에 진출을 실현했다’거나 ‘당직선거투쟁을 통해 동지 간 신뢰의 기초를 닦았다’는 대목을 볼 때 문건은 2004년 말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인 2002년을 전후해 경기동부연합이 해체됐다는 이정희 공동대표 등의 주장과 달리 그 이후로도 경기동부연합이 활동해왔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나아가 경기동부연합이 당의 핵심세력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특히 경기지역에 핵심사업주체들이 있는 만큼, 핵심간부를 찾아내 이를 (다른) 지역과 연결해줘야 한다’, ‘당사업의 목표’, ‘당 사업체계 구성 및 운영’ 등 당을 주도하는 사업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동부로 지칭되는 당권파가 주목됐던 것은 그만큼 통합진보당 내 힘을 갖고 있는 세력이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경기동부연합의 실체를 인정하고 이 세력을 ‘당권파’라고 지적했다.

    이 문건은 실명이 아닌 아이디로 운영되는 블로그에 게재된 자료여서 작성자나 명확한 사실관계는 확인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동부연합이란 이름으로 7년 전 작성된 문건이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년 전 해체됐다”는 이정희 공동대표 등 당 관계자들의 주장과 달리 경기동부연합이 2005년 이후에도 민노당의 주도 세력이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경기동부연합의 실체 논란은 통진당과 민주통합당의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이정희 공동대표 측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으로 불거졌다.

    이 대표가 사퇴 결단을 내리지 못하자 그 배후에 경기동부연합을 주축으로 한 민노당 당권파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그의 ‘대타’로 나선 이상규 당선자(서울 관악을), 이석기 당선자(비례대표), 김재연 당선자(청년 비례대표) 등이 경기동부연합 소속이거나 이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