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은 김구라의 그림자..나꼼수의 모델은 바로?"나꼼수 3인방, 김구라-황봉알-노숙자 트리오 패러디"
  • 과거 스타들을 상대로 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방송인 김구라.  ⓒ 연합뉴스
    ▲ 과거 스타들을 상대로 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방송인 김구라. ⓒ 연합뉴스

    "어쩌다 김구라 김용민 막말 동영상을 봤네요. 그런 구역질 나는 저질스런 진행을 했던 사람이 어떻게 공영방송 공중파 방송 MC를 맡고 있죠?"

    "아이들이 '저렇게 해도 저런 방송을 진행할 수 있구나', 아니 '저렇게 막말해야 성공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할까 걱정이 앞서네요."

    "저도 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이 있는데 이런 인간은 퇴출시켜야합니다. 본인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진 하차를 하시던지요."

    최근 여성과 노인을 비하한 김용민(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의 '막말'이 대한민국 전역을 뒤흔든 가운데, 과거 김용민과 함께 '음담패설'을 주고 받았던 방송인 김구라에게도 여론의 집중포화가 쏟아지는 분위기다.

    네티즌들은 김구라가 출연 중인 지상파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음담패설 방송의 '원조'는 김구라"라며 "여성을 성(性)적으로 비하하고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인신공격과 욕설을 수도 없이 가해 온 김구라를 방송계에서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김용민이 여론의 공격을 받기 시작한 건 7~8년 전 자신이 출연했던 <김구라ㆍ한이의 플러스18> 녹음파일이 인터넷상에 유포된 직후로, 김용민의 각종 엽기적 발언들은 김구라와의 대화에서 나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다 없애라"는 김용민의 '노인 폄하 발언'은 "시청역 앞에서 오버하고 XX하는 노친네들이 많은데요. 다스리는 법이 없을까요?"라는 김구라의 황당한 질문에서 비롯됐고, 'XX맛 오징어'라든가, '한국판 노란국물' 같은 저질 농담을 먼저 건넨 이도 김구라다.

    따라서 네티즌들은 "패륜적인 발언을 수도 없이 내뱉은 김용민도 문제지만, 이같은 저질 발언을 유도하고 옆에서 부추긴 김구라의 작태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와 KBS '불후의 명곡' 시청자 게시판에는 "막말을 일삼는 김구라를 당장 하차시키라"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홈페이지 게시판.
    ▲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 홈페이지 게시판.
     
  •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홈페이지 게시판.
    ▲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홈페이지 게시판.

    아이디 dijey : 최근 김용민과의 대담을 듣고 느낀 점은 막말이 아닌 쓰레기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철없고 힘든 시기였더라도 자기 수련의 치열함이 없이는 현재의 성공의 밑거름과 자양분이 될 수 없다는 점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시궁창 냄새나는 언행으로 지금까지 가면을 쓰고 시청자를 우롱했다고 생각하니 치밀어오르는 화를 주체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김구라의 얼굴이 화면에 비춰져서는 안됩니다. 어린 아이들이 다듣고 흉내내고 있습니다.

    아이디 kdo55552 : 김구라씨....당신이 하는 방송을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거 모릅니다. 어른이 들어도 차마 들어줄 수없은...당신 아들이..우리 아이들이 듣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화가 납니다. 그런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치, 방송계를 활보하고 있다는 자체가...

    아이디 minalw : 막말 김용민과 함께 등장한 김구라가 mbc에 계속 나온다면 mbc 시청을 중지하고 이 이야기를 주위 사람들에게도 알려 시청거부운동이 일어나도록 할 생각입니다.

    아이디 lsj1464 : 김구라/김용민 막말 방송보고 참 놀라고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김구라씨도 아들을 키우는 입장으로 어떻게 저런 방송을 하고 있었는지. 아들이 아빠 방송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지...저런 사람이 가족이 시청하는 세바퀴를 하고 있는지...방송에서 퇴출해주세요.

    또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코너에선 "김구라를 방송에서 퇴출시킵시다" 청원이 진행 중이다. 8일 현재까지 7백여명이 여기에 서명을 한 상태다. (다음 아고라 :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objCate1=1&articleId=121541&pageIndex=1#commentFrame)

    '김구라 퇴출' 건을 발의한 네티즌은 "선거 끝나면 김용민은 잠수타겠지만 그때 같이 방송 대담하며 막말대화 했던 김구라는 뻔뻔하게 아들과 같이 방송에 출연할 것"이라며 "무식하고 무례하고 무자격한 김구라를 방송에서 퇴출 시키자"고 주장했다.

  • ■ "극심한 생활고" 살기 위해..스타 겨냥, '맹독' 살포?

    1993년 SBS 공채 개그맨 2기로 데뷔한 김구라(본명 김현동)는 7년 동안 지독한 무명 생활을 겪었다. IMF한파로 개그맨들이 설 무대가 좁아지면서 생계의 어려움에 봉착한 김구라는 전세 4천만 원에서 시작한 보금자리가 월세 30만 원 짜리 집으로 줄어들고 아버지 마저 루게릭병 판정을 받는 등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다.

    그때 김구라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친 이는 다름아닌 개그맨 주병진. 2000년 4월부터 주병진이 운영하던 인터넷방송 '프랑켄슈타인에 고정 출연하게 된 김구라는 SBS 공개 후배(4기)인 황봉알(본명 황원식)과 손을 잡고 <김기득의 2시의 데이트>를 진행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감히 할 수 없었던 거친 독설로 조금씩 이름을 알려가던 이들은 2001년 프랑켄슈타인이 문을 닫자 딴지일보(총수 김어준) 인터넷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딴지방송에서 정치 시사(?) 프로그램인 <시사대담>을, 인터넷방송 나이스굿에서 각종 연예비화를 소개하는 <안티 연예가중계>를 진행하며 주목을 받은 김구라-황봉알 커플은 2003년 개국한 '라디오21'에서 <김구라 황봉알의 날방개그> MC까지 맡는 등 활동 폭이 점점 넓어졌다. '라디오21'은 2002년 '노무현라디오'라는 선거운동 방송으로 출발한 인터넷방송. 2003년 사명을 현재의 '라디오21'로 바꿨다. 초대 이사에는 명계남, 문성근, 정청래 등이 포함돼 정치적인 색채를 띠기도 했다.

    2004년은 황봉알과 결별한 김구라가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시기. 이때부터 김구라는 <김구라 한이의 +18>을 진행하며 노골적인 욕과 거침없는 독설로 유명세를 탔다.

    한 월간지에 '팝칼럼'을 연재한 게 계기로 작용, KBS 라디오 김광한의 '골든팝스'에 출연한 김구라는 점차 오버그라운드로 영역을 넓혀갔다. 다수의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던 김구라는 2004년 윤선원 PD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김구라의 가요광장> 진행을 맡게 된다.

    김구라는 황봉알·노숙자와 콤비를 이루던 시절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싸잡아 비판하고 여성 스타들의 특정 부위를 거론하며 인신공격성 폭언을 퍼부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다음은 여성단체 및 팬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던 김구라의 주요 발언.

    "이OO XX은 수술한 XX이냐 아니냐 말이 많다. 압력을 줘서 터지면 가짜야."

    "복받을 X들은 어느 순간에 살이 찌면 XX에 살이 올라. 재수없는 X들은 얼굴에 살이 붙어. 그게 돼지거든."

    "황봉알씨는 박OO과 하OO 중에 자야 한다면 어느 냄비를 선택하겠냐?"

    "베이비복스 시절 윤은혜는 부엌데기 이미지 때문에 주목 받지 못했다."

    "(개그맨 김경민에게)정신차려, 이 XXX야."

    "S양은 돼지 같다. 옷차림이 술집 여자 같다."

    "(그룹 god에 대해)내가 소속사 사장이라도 내쫓겠다. XXX한테는 밥값이 아깝다."

    "대마나 약 검사는 무조건 문희준부터 해야한다. 작사작곡을 해야 아티스트 취급을 해주지 XXX."

  •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 ⓒ 연합뉴스

    ■ 김용민이 원하는 건, 김구라가 받은 '언어폭력 면죄부?'

    김구라가 '막말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시절, 그에게 피해를 입은 연예인은 수도 없이 많다.

    당시 김구라는 특정인의 실명을 함부로 거론하며 몸매와 옷차림 등을 험담하는 막말을 퍼부었다. 이 중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수위가 높은 발언들이 많았지만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나 유명인들이라 이를 대놓고 문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수년 뒤 지상파로 모습을 드러낸 김구라는 과거 자신이 힐난했던 연예인들을 찾아 다니며 '사과 퍼레이드'를 펼쳤다. 김구라가 언어 폭력을 가한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사과를 하는 모습은 대부분 TV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소개됐고, 어느 샌가 그의 과거는 더 이상 부끄러운 게 아닌 예능의 주요 소재로 등극했다.

    김구라의 세 치 혀로 농락당했던 다수의 연예인들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 아니겠어요"라며 쿨하게 용서하는 모습은 일종의 '면죄부'이자 김구라의 독설을 '미화'시키는 장치로 다가왔다.

    김구라의 '상품성'을 높이 산 방송국들은 그의 '죄과'를 덮기 위해 수년간 그에게 사과할 자리를 마련해 주고 그의 저질 농담을 이유있는 비판으로 포장시켜왔다.

    그러나 김구라의 언어 성폭력을 정당화시킨 주범은 따로 있다. 이들은 바로 인터넷방송 시절부터 김구라를 추종해온 매니아들이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그의 화장실 유머에 중독된 네티즌들은 구봉숙(김구라-황봉알-노숙자) 클럽을 결성, 수년간 김구라의 버팀목이 돼 왔다.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로 나선 김용민도 한때 구봉숙 회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김구라와 황봉알을 '맹신'했던 인물이다.

    ■ 김구라-김용민, 사제지간 or 이란성 쌍둥이?

    실제로 김용민은 "형들이 인터넷 방송에서 시원하게 육두문자를 날린 것이 오늘날의 '나꼼수'를 있게 했다"며 "나꼼수의 김용민-김어준-주진우 트리오가 바로 김구라-황봉알-노숙자 트리오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자인했다.

    김구라-황봉알 콤비에 영감(?)을 받은 이들이 '나꼼수'를 만들었고, 나꼼수에서 나온 김용민은 자신의 독설을 무기로 정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수년 전 거친 입담을 앞세워 방송을 장악한 김구라. 그리고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정계를 노크하는 김용민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건 이같은 '태생적 근원'이 같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김용민의 언어 폭력에 관대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애당초 김구라의 열성팬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언어 폭력이 세습되고 하나의 능력으로 간주되는 사회…. 이것이 대한민국의 '참 모습'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