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 테러는 뉴욕이나 뭄바이만이 아니라 세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닙니다. "

    세계적인 안보ㆍ방위 전문가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3일 한국이 직면한 핵 테러의 위협을 생생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현인그룹의 일원으로 방한 중인 앨리슨 교수는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핵 테러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뉴욕이나 도쿄, 홍콩 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핵 테러가 발생하면 한국의 교역도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핵 테러가 한국에 미칠 간접적인 영향을 언급했다.

    이어 "알 카에다가 북한으로부터 사들인 핵폭탄을 이용해 미국 땅에서 핵 테러를 일으킬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미국은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북한을 공격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한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테러리스트들에게 핵폭탄을 팔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지원할 거라고 상상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면서 "북한은 어떤 행동이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교수는 북핵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작고 가난하며 고립된 국가가 우리 코앞에서 10개의 핵무기를 만들고 2차례의 핵실험을 했다"면서 "이런 점에서 한국과 미국, 중국의 대북정책은 모두 실패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미국, 중국은 이제라도 마주 앉아 허심탄회하게 북핵 문제를 토론해야 한다"면서 "특히 중국은 근시안적인 시각을 버리고 북한 정권을 돕는 것이 자국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앨리슨 교수는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무장괴한 8명이 1만 볼트의 전기철조망과 경보시스템을 뚫고 '펠린다바' 원자력연구센터에 침입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핵물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투명하고 검증 가능한 핵물질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러한 문제가 진지하게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