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에 이어 공지영, 김용민, 문규현 등도 ‘해적기지’좌파 지지자들 ‘나도 고소하라’며 SNS에 인증사진 올려
  • ‘제주해적기지’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인 ‘고대해적녀’ 김지윤 씨의 ‘제주해적기지’ 발언 이후 한때 ‘나꼼수’와 호흡을 같이 했던 작가 공지영 씨가 ‘해적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해적녀’가 ‘제주해적기지’ 총대 메자 좌파 '우르르'

    지난 8일 김지윤 씨의 ‘아이패드 인증사진’이 논란이 된 직후 공지영 씨는 트위터에 “해적들은 돈도 없으면서 정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 은근 존경해요”라고 발언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9일 강용석 무소속 의원에 이어 해군참모총장과 예비역 해군단체, 천안함 전사자 유족, 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이 김지윤 씨를 고소한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좌파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제주해적기지 인증사진’을 트위터 등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날 ‘나꼼수’ 진행자 중 한 명인 김용민 씨는 트위터에 “김지윤 씨가 쫄지 않았으면 한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 ▲ '제주해적녀' 김지윤 씨는 국민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해적'발언을 취소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현재 제주 강정동에 가 있다.
    ▲ '제주해적녀' 김지윤 씨는 국민들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해적'발언을 취소하지 않고 있다. 김 씨는 현재 제주 강정동에 가 있다.

    공지영 씨는 10일 재등장했다. 공 씨는 인터넷 방송 ‘뉴스타파’에서 전한 ‘강정마을 특집편’을 본 뒤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도민의 말도, 국회 예산 삭감 행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 패고 물속에 처넣는 너희들 해적 맞다”고 주장해 논란을 부추겼다.

  • ▲ 공지영 씨의 트위터 발언과 함께 그에 대한 비난 트위터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9일 공 씨의 트위터와 '해적' 발언 후 한 비판자의 댓글.
    ▲ 공지영 씨의 트위터 발언과 함께 그에 대한 비난 트위터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9일 공 씨의 트위터와 '해적' 발언 후 한 비판자의 댓글.

    한편 김지윤 씨는 고소를 당한 뒤 “해군 장병을 해적이라 하지 않았다”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김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다 “해군당국의 고소에 맞서 단호히 싸울 것”이라는 기자회견 소식을 올리는 등 ‘제주해적기지’라는 표현을 취소하지 않고 되려 자신을 지지하는 좌파 진영의 성명서 등을 올려 놓고 있다.

    김지윤 씨는 또한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에 전입한 ‘신부’ 문정현 씨의 발언도 소개했다.

    문 씨는 “저도 트위터 많이 하고 트위터 상에서 ‘해적’은 제가 먼저 말했다. 표현이 제가 더 심한데 왜 저는 고소하지 않는 거냐. 구럼비도 빼앗고 빼앗은 땅에 기지를 지으니, 해적이고 해적기지인 겁니다. 그리고 지금 ‘해적’을 돕고 있는 경찰은 ‘견찰’입니다. 이것도 모욕죄로 고소할 꺼냐. 해적이라고 말한 것이야말로 진실입니다. 김지윤 씨 같은 사람이 국회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대 해적녀’ 김 씨에 치를 떠는 고려대 학생들

    한편 이 같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지윤 씨를 비난하는 고대생들의 글도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MBC ‘100분 토론’에 참석해 ‘고대녀’로 알려졌던 김지윤 씨는 사회학과 출신이다.

    김 씨는 2005년 ‘전쟁에 반대하는 고려대 네트워크’의 간사로 활동하면서 당시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러 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계란을 투척하는 활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고려대 학생들은 이들 때문에 삼성그룹의 고려대 기부가 상당 부분 축소된 것으로 믿고 있다.

  • ▲ 2006년 4월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 교수 불법감금 당시 학생들이 교수(오른쪽)를 감금한 뒤 자기네끼리 웃고 있다.
    ▲ 2006년 4월 고려대 병설 보건전문대 교수 불법감금 당시 학생들이 교수(오른쪽)를 감금한 뒤 자기네끼리 웃고 있다.

    김 씨는 4학년이던 2006년 4월에는 고려대로 통합된 병설 보건전문대 학생들에게도 총학생회 선거 투표권을 줘야 한다며 교수들을 17시간 불법감금한 적이 있다.

    당시 고려대의 입장은 3년제인 보건전문대 학생 중 고려대와 통합 뒤 입학한 1학년에게는 투표권을 줄 수 있으나, 그 전에 입학한 학생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고려대로 입학한 게 아니므로 투표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고려대는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이 30%에 불과할만큼 학생회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반면 보건전문대의 투표율은 80%를 넘겼다고 한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운동권 학생들이 억지를 부린 것이었다.

    고려대 측은 교수들이 풀려난 뒤 '고대해적녀' 김 씨 등 7명을 복학도 할 수 없도록 출교 처분했다. 학교에서 ‘쫓겨난’ 7명은 소송을 거는 한편 고려대 본관 앞에 천막을 치고 불법농성을 벌였다.

  • ▲ 교수들을 불법감금한 뒤 출교처분을 당한 운동권 학생들은 사진과 같은 천막을 고려대 본관 앞에 2년 동안 쳐놓고 불법농성을 벌였다고 한다.
    ▲ 교수들을 불법감금한 뒤 출교처분을 당한 운동권 학생들은 사진과 같은 천막을 고려대 본관 앞에 2년 동안 쳐놓고 불법농성을 벌였다고 한다.

    이들은 ‘투쟁’ 당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개교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숙명여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숙명여대 학생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당시 숙명여대 학생들은 ‘눈물이 났다. 뭐 저런 인간들이 다 있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출교생 7명은 700여 일 동안의 ‘투쟁’ 끝에 결국 법정소송을 통해 학교로 복귀했다. 당시 법원은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출교처분이 가혹하다”고 판결했지만, 이들은 “우리가 정당한 행동을 했다”는 식으로 왜곡해 홍보하는 데 사용했다. 하지만 고려대생들은 이들을 용서하지 않은 듯 했다. 김 씨는 학교로 복귀한 뒤 총학생회장에 출마했지만 ‘참패’했다.

    ‘고대 해적녀’는 민노당원에다 ‘다함께’ 소속

    이런 활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김 씨는 민주노동당의 열성당원이기도 했다. 김 씨는 2006년 7월 서울 성북구 보궐선거에서 민노당 박창완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고, 2007년에는 민노당 성북구 위원회 대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김 씨는 민노당과 함께 극좌단체 ‘다함께’ 소속이기도 하다. ‘다함께’는 ‘국제사회주의동맹’ 소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트로츠키주의 단체에 가깝다. 때문인지 김 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적은 공약을 보면 현실성이 거의 없는 게 대부분이다.

  • ▲ '고대해적녀' 김지윤 씨는 민노당원이면서 동시에 극좌단체 '다함께' 소속이기도 하다. 사진은 다함께 홈페이지.
    ▲ '고대해적녀' 김지윤 씨는 민노당원이면서 동시에 극좌단체 '다함께' 소속이기도 하다. 사진은 다함께 홈페이지.

    살펴보면 ‘청년실업수당 80만 원, 공공서비스와 녹색 일자리 100만 개 창출’ ‘국공립대 무상교육, 학자금 대출 부채 탕감’ ‘국공립 보육시설 50% 확충, 공공임대주택 확대, 대학 기숙사 확대 의무화’ ‘서울대를 포함한 대학 공동학위제’ ‘입시폐지’ ‘국방비 삭감, 징병제 폐지’ ‘예비군 폐지, 파병군인 즉각 철수’ ‘한미FTA 폐기’ ‘주요기간산업 국유화’ 등이 있다.

    이 중 ‘국방비 삭감, 징병제 폐지’ ‘예비군 폐지, 파병군인 즉각 철수’ 공약은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다함께’라는 조직의 성격과 함께 보면, 김 씨가 왜 ‘제주해적기지’라는 표현을 쓰며 국방비 삭감, 징병제 폐지,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을 주장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좌파 진영 ‘해적기지’ 투쟁에 힘 싣나?

    김 씨는 12일이 되자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반전평화연대 준비위원회 등 다른 좌파 단체․인사들과 함께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마녀사냥’이라고 우기며 언론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 ▲ '고대해적녀' 김지윤 씨의 홈페이지. 그는 자신의 발언을 취소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 '고대해적녀' 김지윤 씨의 홈페이지. 그는 자신의 발언을 취소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도 슬쩍 한 다리 걸치며 좌파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12일 오전 서울 대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법포획 논란에 휩싸인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의 공연을 중단하고 돌고래 3마리 가운데 1마리를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구럼비 해변 앞바다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돌고래 ‘제돌이’가 구럼비 앞바다에서 마음대로 헤엄칠 수 있어야 한다. 강정마을 앞바다에 돌고래가 많이 살거나 지나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한다는 자신의 의사를 슬쩍 돌고래 문제로 바꿔 표현하는 '박원순표 꼼수'를 부린 것이란 해석이 즉각 나오고 있다. 좌파진영으로부터 제주해군기지 반대에 나서라는 압력을 이런 식으로 걸치고 넘어가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오는 19일부터 서울 대공원의 돌고래쇼를 잠정 중단하고 돌고래 3마리 중 1마리를 2년 동안 8억7,000만 원을 들여 훈련시킨 뒤 방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고대 해적녀' 김 씨와 좌파진영의 주장에 다수의 국민들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주요 포털과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김 씨를 지지한 좌파 인사, 통합진보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제주해군기지'의 당위성을 역설하다 이제와서 말 바꾸기에 급급한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글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이번 ‘제주해적기지’ 발언으로 어렵사리 만든 ‘야권연대’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