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을 돕고자 승부조작에 가담했다""후회되고 괴롭다...부모님 뵐 면목없어"
  • 승부조작 혐의로 '야구 활동 정지' 처분을 받은 박현준(26·전 LG 투수)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김성현(23·전 LG 투수)을 돕기 위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박현준은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0년 대륙간컵대회에 함께 참가하면서 친해진 성현(당시 넥센)이가 지난해 5월 승부조작 브로커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당시 성현가 아버지 수술비와 약값이 없어 승부조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현준은 "성현이가 협박을 받고 있다는 얘기에 너무 화가 났다"며 "성현이를 통해 브로커와 먼저 통화를 한 뒤 직접 만나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같이 하면 성현이가 하루라도 빨리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승부조작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하며 "어리석은 행동이었고 지금 생각하면 후회된다"고 말했다.

    박현준은 지난해 5월 24일 잠실 두산전과 6월 9일 잠실 한화전에서 '1회 첫 볼넷'을 고의로 내줬다. 그는 "5월 24일 경기 후 대가로 받은 500만원은 6월 초에 성현이에게 약값에 쓰라고 줬다"고 말했다.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된 뒤 구단측에나 언론에 계속 "난 안 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괴로웠다"며 "한 번 거짓말을 한 뒤 이를 돌이킬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현재 전북 전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현준은 "꿈을 꾸는 것 같다. 그냥 멍하게 지내고 있다"며 "(검찰 조사에서) 자백하기로 마음먹고 내 인생에서 야구를 내려놓기로 했다. 정말 슬펐다. 내가 한 행동은 스포츠 선수로서 절대 해선 안 될 짓이었기에 잘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처분이든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호프집 내부 장식을 온통 못난 아들 사진으로 장식해 놓았는데 최근에는 가게 문을 열지 않고 있다"고 말해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