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이 거대 국방조직 개혁 “국방개혁․2015 전작권 단독행사 차질 없이 추진중”
  • 이명박 정부에서 ‘측근’이니 ‘실세’니 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일부는 ‘낙마’했다. 하지만 반대로 맡은 일을 훌륭히 해내 조직 내에서 칭찬을 얻은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이용걸 국방차관이다.

    이용걸 국방차관은 1957년 11월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예산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美밴더빌트大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 기획총괄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재정정책기획관, 재정운용기획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역임한 뒤 2010년 8월부터 지금까지 국방부 차관을 맡고 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국방부내 군출신 인사들조차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이용걸 차관을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가 만났다. 지난 17일 오전 국방부 청사 2층 차관실에서 만난 이용걸 국방차관은 부드러운 미소로 인보길 대표 일행을 맞았다.

    1시간가량의 인터뷰에서 이용걸 차관은 국방개혁, 전작권 단독행사에서부터 대형 무기도입사업, 병영문화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털어놨다.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이하 <인>) 당초 기획재정부 제2차관으로 근무하시다가 국방부 차관을 맡게 되셨습니다. 차관께서는 국가살림 전문가입니다. 그런데 국방부에는 왜 오셨을까요. 솔직히 궁금하네요.

    이용걸 국방차관(이하 <이>) 국방부 연간 예산이 30조 가량 됩니다. 일반 예산의 15%, 전체 예산의 10%에 달합니다. 이를 효율화하는 데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 아무래도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들어가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섞여 도움을 주는 게 더 낫다고 보고 저를 보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 그렇다면 그동안에는 국방부가 예산을 낭비했다는 말입니까.

    <이> 그건 아닙니다. 다만 ‘전쟁에 대비하는’ 국방부와 같은 조직일수록 ‘순혈주의’를 강조할 게 아니라 조금 다른 시각의 사람이 들어가서 의사결정을 돕는 게 필요했다고 보는 겁니다.

    <인> 이 테이블에 있는 글자가 ‘역지사지(易地思之)’네요. 이 글귀가 국방부에 안 맞는 거 아닌가요. 국방부에서 ‘역지사지’면 김정은의 입장을 생각하자는 말 처럼 보입니다.

    <이> 아닙니다. 이건 제가 기획재정부에서부터 부서를 옮길 때마다 늘 들고 다니는 겁니다. 차관 물러나면 또 갖고 갈 겁니다. 제가 왜 김정은의 입장을 고려하겠습니까.

    <인> 농담입니다. 그건 그렇고 국방부 내에서 차관님 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방부에 오셔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습니까.

    <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했습니다. 국방부차관 근무를 통해 안보분야에서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획재정부 근무경험이 가질 수 있는 장점도 많았습니다. 국방부 업무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법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국방개혁과 국방경영의 효율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제가 차관으로서 국방업무를 맡게 된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방예산개선추진점검단 운영을 통한 국방경영효율화, 조직문화개선 등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 점을 높게 평가해 주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인> 우리나라 남성들 대부분이 군대에 다녀오는 탓에 ‘군대’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고, 고지식하고, 비리가 만연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국방부에서는 10년 넘게 ‘병영문화 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사회에서는 잘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기재부에 계시다가 국방부에 오신 뒤 느끼셨던 장점이나 국방부만의 문화 같은 게 있었습니까?

    <이> 그동안 우리 군이 10여년 넘게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성과도 있었습니다만,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테스크포스(TF)로  ‘병영문화개선단’을 차관 직속으로 출범시켰습니다.

    ‘통제중심의 병영문화를 자율위주의 선진형 병영문화로 전환하는 것’과 같이 개념과 발상을 완전히 바꾸기 위해 추진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외국 사례 조사와 우리 병영 현장을 꼼꼼하게 챙겨가면서 과제를 발굴하여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인> 국방부 차관이 되신 지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국방부에 오신 이후 가장 먼저 실행한 정책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그 결과는 어땠습니까?

    <이> 부임 당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하여 국가재정 여건이 악화되고 국방비 획득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국방부는 천안함 피격사건 등으로 조직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였습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그래서 우선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 국방예산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이어 국방부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조직의 사기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때 국방예산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국방예산 개선추진 점검단’을 운영했습니다. 국방 전 분야에 걸쳐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고, 절감한 예산을 보다 중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서입니다. 점검단은 2010년 9월부터 가동해 지금까지 87개의 예산효율화 과제를 발굴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약 1조5,000억 원 가량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민간자원 활용을 확대한다든지 비효율적인 조직 통‧폐합 등과 같은 59개의 제도개선 과제도 내실 있게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군 내에도 경영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공감대가 많이 확산되었고, 국방경영 효율화를 위한 기반도 어느 정도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부대에서는 ‘이제 더 이상 절감할 게 없다, 좀 천천히 하자’는 말도 나왔습니다. 이에 저는 ‘부대장도 기업의 경영자나 마찬가지다. 살림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각 부대장들이 입에 ‘경영 효율화’를 달고 삽니다.

    군수부대나 정비창에서는 경영효율화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도 하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들이 실시하는 ‘린 6시그마 운동’도 도입해 200여 개가 넘는 과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시 대비태세는 확실히 하되 평소 정비도 더욱 빠르게 하려고 합니다.

    다음으로 국방부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문화 개선추진단’을 발족했습니다. 조직문화는 크게 ‘신뢰받는 국방부’, ‘소통하는 국방문화’, ‘역량 있는 국방인’이라는 3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사실 조직문화를 단기간에 바꾸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일하는 방식 등에서는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국방부 직원의 71%가 이전보다 일하는 방식이 좋다졌다고 답했습니다. 올해에는 국방예산의 효율화 점검대상을 방위력 개선 분야 등 모든 영역으로 확대하고, 조직문화 개선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 최근 국회에서 ‘국방개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8개월 동안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국방개혁을 놓고 국민의 78%는 찬성한다는 데 이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를 반대하는 분들의 논리가 무엇인지요?

    <이> 국방개혁법안이 이번 국회에서 아직 통과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이번 개혁 관련 법률 개정의 핵심은 ‘상부지휘구조 개편’입니다.

    상부지휘구조개편의 중점은 ‘군정권’만 가지고 있는 각 군 참모총장이 작전지휘권을 갖도록 해 지휘구조를 효율적으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우리 군은 1907년 구한말 한국군이 해산된 이후 실질적으로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작전지휘권을 갖지 못했습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특히 2015년 이후 우리 군이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때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전・평시 작전 지휘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에 대비한 가장 효율적인 지휘구조를 갖추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법률 개정안에 대해 일부 반대론자들은 합참의장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므로 문민통제 원칙에 위배되고, 육군 중심의 개편, 지휘계선 증가에 따른 지휘결심의 지연과 복잡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쟁점은 설득력이 부족하거나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오해와 왜곡입니다.

    개편 후에도 합참의장의 권한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지휘・감독 아래 행사하게 됩니다. 더욱이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군의 편성과 조직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개편 후 지휘계선은 ‘합참-각 군 본부(작전사령부)-작전부대’로 이전과 같습니다. 각 군 본부와 작전사령부가 하나의 단위조직체로 통합돼 오히려 지휘결심의 신속성과 전투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국방부는 다양한 의견수렴을 할 계획입니다.

    국방개혁은 국가안보 및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향후 북한의 도발 시 그리고 2015년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여 우리 군이 효율적 군사작전수행체계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셨으면 합니다.

    <인> 지금 국회에서 국방개혁법이 통과되지 않는 이유가 혹시 우리 사회에 안보개념이 희미해져 그런 건 아닐까요. 국방이라는 건 전 국민이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한다면 장병에서부터 대통령까지 모두 ‘군인정신’으로 무장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정신전력이 없다면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지 않습니까.

    <이> 그래서 김관진 장관이 부임하자마자 가장 강조한 것이 정신전력 고양이었습니다.

    <인> 국방개혁에 정신전력 강화도 별도의 과제로 설정돼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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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국방개혁 73개 주요 과제 속에 포함돼 있습니다. 정훈교육도 물론 강화하려 합니다. 역사의식이 중요하다고 봐서 자료도 만들고 장병들에게 교육도 하고 대적관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장병들이 이런 교육을 듣고 스스로 바뀌어야 되겠다고 결심할 수 있도록 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정부 예산으로 백범 기념사업회를 통해 김 구 선생에 대한 책을 전군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 구는 통일주의자였습니다. 해방 직후 5.10 총선거를 반대하고 김일성을 찾아가 통일정부를 만들어 대통령이 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니까 UN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반대 사절단’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독당 청년단원에게 암살당했습니다. 이는 사실 남북합작노선, 남북연방제 통일이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런 교육을 지난 10년 동안 전군이 계속 받아 왔습니다. 사실 백범일지라는 것도 김 구가 직접 쓴 게 아니라 춘원 이광수가 대필한 것이라 온갖 미사여구가 들어 있습니다. 이런 게 우리 군의 정신전력 강화에 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

    오늘 제가 드린 ‘독립정신’이라는 책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쓴 책입니다. 이승만 박사가 입헌군주제를 주장하다 종신형을 받고 투옥된 상황에서 쓴 책이죠. 이런 책을 군인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영훈 서울대 교수께서 신문에 이승만 박사 이야기를 연재하시는 걸 봤습니다. 국방부에서도 장병들 정신교육을 위해 ‘건국 아버지 이승만이’라고 해서 1시간짜리 CD 교재를 만들어 그 분이 우리나라 건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최근에 언론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우리가 그동안 역사를 시험공부를 위해 배웠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연도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만 배웠지, 그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배우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인> 최근 상황을 보면 국토방어를 해야 하는 국방부가 외부세력과의 무력전쟁보다는 우리나라 내부의 적과의 싸움에도 대비해야 하지 않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아시다시피 레닌의 러시아 혁명도 불과 2개 연대 병력으로 성공한 것입니다. 군에서는 이런 ‘위험’을 막는 대책이 있습니까.

    <이> 군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부가 책임지지만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간여하지 않습니다. 군 내부의 문제는 기무사가 담당하고, 정신전력은 ‘정신전력과’라고 담당 부서가 따로 있습니다. 이 정신전력과에서 역사의식, 대적관 등을 교육합니다. 문제가 있는 개인에 대해서는 군 수사기관이 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인> 2015년 12월이면 한국군이 전작권을 단독행사하게 됩니다. 이에 대비한 다양한 준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의 전작권 단독행사에 반대하기도 하는데요, 차관께서 직접 국방부에 와서 보신 건 어땠습니까?

    <이> 아직도 일각에서는 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전환이 시기상조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국가안위를 걱정하는 충정으로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입니다. 전·평시 우리 군이 우리가 세운 작전계획에 따라 작전하는 것은 당연하며, 6.25 당시와는 달리 이제 우리의 국력도 성장했습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 업무를 계획된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1년 말 현재 51%의 진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이 이를 지원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꼭 필요한 계획발전, 한국군 능력 증강 등 6개 분야에 대해 110개 과제로 세분화하여 합참, 각 군 본부 등과 연계하여 면밀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예를 들자면 첫째, ‘합참 주도 - 美한국사령부 지원’의 전구(편집자 柱: 戰區. 독자적으로 맡아서 전투를 수행하는 구역.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한반도를 의미. Theater Area)작전 지휘가 가능하도록 독립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2개의 전구급 전투사령부를 설치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합참은 전구사령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주한미군사령부도 美한국사령부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둘째, 한미 간 주도-지원의 지휘관계를 보장하고 작전의 효율적 통합을 위해 모든 부대와 모든 기능에 강력한 군사협조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셋째, 전-평시 작전기획에 관한 공동기획체계로 작전계획을 발전시키는 절차를 세우고 전작권 전환 이후에 적용할 새로운 작전계획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넷째, 합참이 전구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예규, 지침, 위기관리체계, 정보협조체계 등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한미가 공동사용 가능한 연합지휘통제통신체계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연습 시행능력을 구비하기 위한 연습체계를 정립하고 연습기획과  통제능력, 대항군 모의시설 신축, 사후검토반 운영, 워게임 모델 등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국방부와 합참, 각 군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과도 상호 긴밀하게 협조하며 구체적으로, 그리고 세부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추진된다면 2015년 12월 1일 전작권 전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인> 국방부에 비판적인 시각 중 하나가 ‘육군이 국방부를 지배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육방부’라고 비꼬기도 합니다. 국방개혁도 이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차관께서 직접 보신 국방부 모습은 어땠습니까?

    <이> 국방부 본부 및 국방부 직할부대의 현역 장군 직위(예비역 포함)에  육군의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직위별 임무의 특수성 및 전문성, 각 군의 인력운영 여건 등을  감안할 경우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말 군 전력증강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부 전력정책관 직위에 전통적으로 육군을 임명하던 관례를 깨고 공군 장성, 국방홍보원장을 해군 예비역으로 임명했습니다.

    향후 효율적 인력운영 및 군별 정원개선을 통해 국방부 및 직할부대의 현역 장성직위에 각 군을 적정비율로 임명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 차관께서 직접 주관하시는 건 아니지만 올해 국방부에서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F-X 3차), 차세대 대형공격헬기 사업(AH-X), 차기 호위함 탑재 해상작전헬기 사업(SH-X)을 모두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야당 등에서는 ‘먹튀 사업’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왜 모두 올해 안에 결정하기로 했는지 설명 해주시겠습니까?

    <이> 예전에 계획한 대로 진행하는 겁니다. 2011년 국회 논의 끝에 대형구매사업들의 사업예산을 확정해 준 것은 사업추진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이 사업들은 소요결정 이후, 정책적 고려 및 가용재원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수년 간 지연되어 온 사업들입니다. 선행연구 및 사업타당성 분석을 거쳐 최근에 사업추진 기본전략 및 구매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상적인 사업추진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국가방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주요전력사업은 항공기 노후도태에 따른 전력공백 방지, 전작권 전환 등을 위해 당초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인> 노무현 정부 시절 ‘자주국방’이라면서 여러 가지 무기를 개발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 정부는 무기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게 많은 거 같습니다.

    <이> 기재부 근무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고민한 바 있습니다. 무기사업은 무조건 직접 개발하는 게 좋은 건 아닙니다. 직접 개발하는 게 좋은지 사오는 게 좋은지 고려하는 것은 물론 그 무기체계의 수명주기비용(Life Time Cost)과 해당 산업의 발전가능성, 시장규모 등도 모두 봐야 합니다. 쉽게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인> 2011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컸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이어도 등에 대한 욕심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오해와 사실을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이> 우리나라는 무역 절대의존 국가로 전체 교역 물동량의 98%가 제주남방을 통과합니다. 특히 전시증원물자 수송과 이를 통한 전쟁지속능력 확보를 위해서 남방 해상교통로 확보가 중요합니다. 또한, 제주지역은 전력의 집중과 분산에 유리한 위치에 있어서 주변국과 해양분쟁 시 신속 대응이 가능한 최적의 요충지입니다.

    전략적 가치가 높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지난 정부 때부터 계속 추진하고 있는 중요한 국책사업입니다.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는 1993년 합동참모회의에서 소요 결정 이후 2004년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되었고 2005년에 국회에서 사업예산이 의결되었습니다. 2007년에는 제주도 유치건의에 따라 관계부처 간 합의하에 건설하는 것으로 정하였습니다.

    이에 제주도-국토부-국방부간 기본합의서를 체결하여 민군복합항 건설은 물론 지역발전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상호 이행할 것을 합의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안전보장과 제주도의 지역발전을 위해서 중요하며, 앞으로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당부 드립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인> 제주해군기지에 이어 ‘군 비행장 특별법’이라는 게 나와 논란입니다. 이 특별법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국방부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계십니까.

    <이> 한 마디로 이전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동일한 군사적 입지를 가진 부지를 찾을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봅니다.

    <인> 옛날에 ‘공해공장 이전하라’는 시위가 많았던 적이 있습니다. 주로 산업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일반 공장은 쉽게 이전할 수 있지만 비행장은 그게 어렵지 않습니까. 이런 군사기지를 옮기는 게 주민편의를 위해 우선 ‘OK'하는 게 어렵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우선 법부터 만들어 놓고 옮기자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군 비행장 특별법’은 사실 비행장을 옮기는 절차에 대한 법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당장 옮기라는 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법이 통과됐을 때 지역주민이 이전을 요구하면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군 비행장 특별법은 지금 국회 소위를 통과됐습니다. 상임위에는 계류 중입니다.

    사실 군 공항 이전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소음배상법 등으로 엄청난 비용이 지출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이전부지가 있고 여건이 된다면 군 비행장 이전에는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기적으로나 절차 등에서 좀 더 철저하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군에서는 비행장 소음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걱정인 점은 최근 국회에서 소음억제법이 발의된 상태인데 이게 통과되면 배상비용이 더욱 늘어납니다.

    <인>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자 국민들은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우리 군의 대북정보망이 취약하다’는 주장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차관께서 국방부에서 직접 겪으면서 보신 우리 군의 대북정보능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 것 같습니까?

    <이> 우리 군은 한․미간 완벽한 공조체제를 통해 정보수집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북한군의 활동을 면밀하게 추적·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통제국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는 있지만, 예전에 비해 ISR(정보 감시 및 정찰) 자산이 많이 개선된 상황입니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지속 노력할 것입니다.

    <인> 김정일이 지난해 12월 사망한 뒤 김정은이 집권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후 북한군의 동향이나 우리의 대응, 전망은 어떻습니까.

    <이> 지금까지 언론에 나온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북한은 여전히 우리나라에 위협적인 세력입니다. 지금 김정은 체제는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대남공작 역량을 키우는 것에 계속 주력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 대북심리전이 현재 남북대결의 전부인데 언론보도를 보면 대북방송도 안하고 전단도 뿌린다 해놓고 안 뿌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군에서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군의 대북전략도 여러 가지 남북관계를 고려해서 실시합니다.

    <인> 그러니 우리가 김정은 보다 한 수 아래가 되는 거 아닐까요. 김정은은 총칼과 유화정책을 자기 마음대로 쓰는 데 우리는 군사력이 종속변수가 되버린 것 같습니다.

    <이> 여러 가지를 봐야 합니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느냐는 정부의 근본정책에 맞춰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정책에 맞춰야죠.

    <인> 최근 육군 일선부대에서 종북, 친북, 반정부 관련 스마트 폰 앱 차단조치와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조치를 하고 있습니까?

    <이> ‘군인으로서 장병 대적관과 안보관을 훼손하는 친북·종북 사이트와 앱 사용을 차단하고, 군 통수권자와 정부를 비방하는 사이트와 앱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우리 군의 기본 입장입니다. 사이트와 앱 사용에 관한 조치는 병사가 아닌 부사관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효율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인> 차관님께서는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과의 인터뷰는 자주 하지 않으시는 것 같던데요.

    <이> 국방 정책을 다루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언론과의 소통입니다. 군사기밀 등 보호해야 할 가치가 많기 때문에 종종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자유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기밀 이외의 국방정책은 언론을 통해 국민들께 소상히 알리는 데 소홀할 수 없습니다. 언론과의 소통은 곧 국민과의 소통이며, 이를 통해 국방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 우리 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실장 간담회를 적극적으로 열어 언론과의 접촉을 늘이도록 했고, 저 또한 수시로 기자들과 만나서 국방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오늘 뉴데일리 인터뷰도 매우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인> 차관께서는 1년 넘게 국방부 ‘살림’을 맡아 하셨습니다. 안에서 직접 보셨을 때 군 전력의 핵심은 누구 혹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 두 말할 것도 없이 이 시각에도 전방의 혹한을 이겨내며 임무를 완수하고 있는 장병들을 비롯해서 우리 국방 가족(차관은 군인들을 ‘가족’이라 불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군 전력의 핵심입니다.

    국방차관으로 임무를 수행하다보니 이들에 대한 정이 더 애틋합니다. 우리 국방부 영내 병사들은 물론, 간혹 외출 시에 만나게 되는 장병들을 보면 눈길을 뗄 수가 없습니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들 모두 소중한 우리 아들․딸들이고 형제들입니다.

  • ▲ 이용걸 국방차관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등과 함께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를 맞았다.

    우리 장병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군의 전투력은 군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또한 국민의 사랑과 신뢰에서 생기는 충천한 사기가 바로 강군의 핵심입니다.

    <인> 하지만 이걸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군이 존경을 받으려면 우선 강해야 합니다. 강한 군대라야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만약 연평도 도발과 같은 게 또 일어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 장관께서도 여러 차례 말씀하셨지만 예전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한층 강력하게 대응할 겁니다.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지만 다음 번에는 군이 만만하게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 군은 북한의 도발 시 원점타격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군을 위해 국민들께서 사랑과 신뢰, 존중을 보여주신다면 우리 군의 전투력은 크게 향상될 것입니다. 우리 군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더 큰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인보길 대표
    정   리 = 전경웅 사회팀장(차장)
    사   진 = 양호상 엔터테인먼트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