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직 전격 사퇴···박원순 시장 측, "민-형사상 책임 물을 것!"
  •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판승이다.

    지난달 초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박 시장 아들 주신(27)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이후 한 달여간 계속되던 양측의 공방이 박씨의 공개 신체검사로 일단락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22일 “박 시장 아들의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해 판독한 결과 박 시장 아들이 병무청에 제출한 MRI는 본인의 것이 맞다”고 결론을 냈다.

    윤도흠 연세대 의대 신경외과학교실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에 찍은 것과 오늘 찍은 것을 면밀히 판독했고 그 결과 동일인이 맞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진은 박원순 시장 아들이 등 쪽 지방층이 두껍게 나오고 요추 4번과 5번 사이 디스크가 튀어나온 특이체형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4요추 추간판 탈출 정도가 비슷하고 방향이 좌측 동일하며 하요추부에서 피하지방 두께가 있는데 두께가 30mm로 동일하다”고 했다. 이날 병원 측이 측정한 박 시장 아들의 키는 176㎝에 몸무게 80.1kg으로 나타났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시장 측은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의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의료진의 발표 이후 주신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엄상익 변호사는 “스캔들을 만들어 유포하는 것은 현대적 의미의 정치적 암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살에 실패한 이는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밝혀진 마당에 모든 것을 원칙적으로 묻겠다. 그러나 최종적인 결정은 박 시장의 품성과 인격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류경기 대변인을 통해 “그간의 의혹은 완전히 허구이며 무책임한 정치적 공세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 강 의원은 즉각 의원직에서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밝혔다.

    여기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류 대변인은 “강 의원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법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적인 의료정보를 입수한 경위를 밝히고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역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명예훼손을 당한 데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무책임하게 동조한 사람들은 모두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강 의원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자신이 제기한 병역비리 의혹이 근거 없는 사실로 확인되자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두 받아들이겠다.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었다.

    강 의원은 “저는 주신씨 본인의 MRI 사진이 아니라고 확신을 했었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결과이지만 의학적 판단을 존중하고 승복하겠다.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있었던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당사자와 국민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누가 봐도 주신씨의 MRI 사진이 일반적인 사진과 많이 차이가 있었고 병무청의 여러 처리 과정에도 의혹이 있었기 때문에 의혹 제기 자체에는 큰 무리가 없었고 적절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이 공개한 MRI 사진의 출처에 대해선 “적절한 경위를 거쳐 얻었지만 제보자의 신원을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자신이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의원직 사퇴를 선언,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자신이 제기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의원직 사퇴를 선언,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힘을 싣는 글을 올렸던 한석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소아외과 의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박 시장의 아드님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 교수는 지난 20일 감사원 자유토론방에 “강 의원이 제시한 병무청 제출 MRI 사진을 보고 강 의원 주장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었다.

    그는 “제가 작성한 글로 인해 박 시장과 가족, 아드님이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글을 썼을 당시 알려진 박주신 씨의 키와 몸무게는 173cm에 63kg이었다. 이는 오늘 세브란스 병원에서 계측한 결과(176cm, 80.1kg)와 달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짤막하게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전날 강용석 의원이 공개한 MRI의 주인공이 마른 체형의 20대일 가능성이 낮다는 소견을 낸 전국의사총연합회(이하 전의총)는 “박주신씨가 공개검증절차를 거쳐 병역기피 관련 의혹을 벗게 된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전문가단체의 의학적 소견을 밝힌데 대해 박주신씨가 조속히 공개검증으로 의혹을 해소시켜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지난번 밝힌 MRI 소견은 의사들의 추정이 사실에서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의 소견을 밝힌 목적이 논란을 부추기고자함이 아니다.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던 만큼 사실 확인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