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盧風) 잠재울 카드 놓고 새누리당 고심에 고심
  • 새누리당은 ‘문재인 대항마’로 어떤 카드를 꺼내들까?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사상구 혈투’를 앞두고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노(親盧) 진영의 좌장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이후 민심이 들썩이면서 이곳에서의 승부는 더 이상 국회의원 1석의 싸움이 아닌 부산-경남(PK) 민심의 향배를 가르는 변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텃밭을 내줄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은 ‘노풍(노무현 바람)’에 견제할 거물급 인사를 찾는데 분주하다. 하지만 마땅한 카드가 없어 문 이사장과의 승부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2월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사상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2월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사상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이사장은 자신과 승부를 벌일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거물이 나올수록 좋다”고 했다.

    여권 거물급 인사와의 ‘빅매치’ 구도가 형성될 경우 정부·여당 심판에 대한 심판론이 부각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선거판이 커질수록 제가 바라는 효과가 더 커지고 (야권의) 바람도 더 많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한 새누리당 후보는 모두 5명이다. 장제원 의원은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는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고 전략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김수임 전 경실련 정농생협 이사장, 박에스더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부회장, 최연소 신청자인 손수조씨, 신상해 전 시의원도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중앙당에서 기존 후보들로 문 이사장을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면, 이 지역에는 제3의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바로 홍준표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4일 “제가 지역구를 옮겨 (부산 사상구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보도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3일이 지난 17일 현재는 “문재인 이사장과 정면 승부해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당에 도움이 된다면 부산 사상구 출마 여부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문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케무샤’(影武者)”라며 적극 공세를 폈다. '가케무샤'는 일본 사무라이시대에 장군이나 성주가 급서했을 때 혼란을 막기 위해 대역을 맡은 무사를 말한다. 

  • ▲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 ⓒ연합뉴스
    ▲ 새누리당 홍준표 전 대표 ⓒ연합뉴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과연 홍 전 대표를 ‘문재인 대항마’로 발탁할 지는 미지수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새누리당의 1인자였던 홍 전 대표를 투입하고도 선거에서 진다면 문재인 이사장의 주가는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이사장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러한 후폭풍을 감안한다면 ‘지역 일꾼’을 내세우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패배 시에도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측면이 고려된 것이다.

    아울러 홍 전 대표에 대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아직 가라앉지 않아 좀 더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당이 선거 시작 전부터 벌써 패배를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제기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