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29일 4ㆍ11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재발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데 대해 경제에 대한 정치의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현대가(家)' 출신으로 현대중공업 대주주이기도 한 정 전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는 대충 굴러가는 게 아니며, 정치인이 정치적 계산으로 개입하면 할수록 꼬이는 것이 경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는 수십만 개의 신호등에 의해 움직이는 교통의 흐름과 같이 무질서해 보이는 가운데 정밀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며 "정치인 한두 사람이 경제를 잘해보겠다면서 이 신호등을 대신해 수신호를 하겠다고 하면 곳곳에서 대형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들은 의도가 순수하면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무책임한 사고에 빠지고 그것을 자랑하기도 한다"며 "정치는 좋은 의도로 하는 것이고 경제는 종속변수라는 사고방식인데, 이는 상식의 횡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신중치 못한 경제 개입에 따른 실패 사례로 노무현 정부 당시의 부동산 정책과 IMF 외환 위기를 꼽았다.

    나아가 "정치가 경제를 망친 극단적 사례는 북한"이라며 "김일성이 사망 직전 김정일에 특별히 강조한 것은 `다른 것은 다 네가 책임진다고 해도 경제는 절대로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정 전 대표는 "요즘 대기업들의 일부 행태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것은 자업자득인 면이 있고 이런 것들은 당연히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치가 경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경제를 우습게 보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