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모 “3개월간 주식 대량매각, 왜?” vs 재단 “월별 재정보고에 표기되지 않은 것뿐”
  • 정영모씨가 확인한 2011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아름다운재단 월별 총기금 현황 자료
    ▲ 정영모씨가 확인한 2011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아름다운재단 월별 총기금 현황 자료

    박원순 서울시장이 10.26 보궐선거 출마에 나서기 직전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아름다운재단의 기금 23억5637만원이 감쪽같이 증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회계장부조작 및 공금횡령 혐의로 박원순 후보를 고발한 정영모(65)씨는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름다운재단에 기탁된 1천억 기부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투명하게 배분돼야 할 ‘아름다운세상’ 기금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름다운세상' 기금의 경우 A사의 창립자가 거액의 주식과 현금을 기부, 한부모여성가장을 지원토록 하는 기금인데 어찌 이를 손댈 수 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는 횡령이 분명하다. 그런데 묘하게도 박원순이 서울시장 출마 직전에 23억원이 깜쪽같이 사라진 점이 수상하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주장에 따르면 재단 내 ‘아름다운세상’ 기금에 속한 주식배당 및 매각 대금 월별 재정보고 등재자료 중 7월분까지는 분명 누계 금액 23억5637만3850원과 수입 내역이 기재돼 있다.

    특히 4월 2억원 배당 이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약 17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대량 매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월별로는 5월 4억9746만원, 6월 9억267만원, 7월 2억8259만원이다.

    하지만 8월, 9월, 10월, 11월 내역에선 배당 및 매각으로 발생한 사업수익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현재 확인 가능한 것은 ‘아름다운세상’ 기금의 잔고가 8억6246만9184원 뿐이는 것이다.

  • 네이버 증권 캡처화면
    ▲ 네이버 증권 캡처화면

    이 기금 운용에 사용되는 A사의 주가를 놓고 봤을 때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 5~6월 사이 주가가 급등했을 당시 재단이 수익을 남기기 위해 주식을 매각했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는 6~7월 사이 가장 많은 9억267만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것은 다소 애매하다.

    7월에서 8월 사이에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데 주식을 대량 매각했다.

    만약 아름다운재단이 더욱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면 8월 초 한차례 더 매각을 고려했을 법하다. 하지만 아름다운재단은 7월 이후 더이상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다.

    이를 놓고 보면 아름다운재단이 반드시 수익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정씨는 “상황이 이런데 재단의 기금회계 담당자는 행정당국의 회계감사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우물쭈물하며 제대로 된 해명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체 기금을 어디에 사용한 것인지 상세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공금을 횡령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현 상임이사, 기금 담당자를 추가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1월 자료부터 현재까지 공개된 내역 모두를 확인했지만 장부조작에 의한 횡령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이에 대해 아름다운재단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월별 재정보고에는 당월에 새로 발생한 수입 및 배분 내역이 표기된다. 기금 현황이 월별 재정보고에 표기된 달은 주식 매각이 있었던 달이라고 보면 된다. 반대로 주식 매각이 없는 달은 그냥 표기되지 않았을 뿐 기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인 자산 내역은 연간 결산과 함께 재무재표에 명시할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도 회계 감사를 받는데 어떻게 조작이나 횡령이 있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재단의 서경원 사무국장도 “재단의 주식자산을 현금자산으로 돌린 것일 뿐, 기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A사의 주식을 매각했던 이유는 2010년 주식시장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외부 자산운용전문가들과 경제학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의 자문과 이사회의 승인에 의해 팔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재단법인은 자산을 운용하게 돼 있는데 발생된 수입을 가지고 목적사업에 사용한다. A사의 기탁 주식 또한 보통자산으로 목적사업 운용에 쓰인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A사의 기탁 주식 가운데 우선주의 경우는 잘 팔리지 않아 어떤 시점에서는 매각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한다. 그래서 월별 회계장부에 보이기도 하고 안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금이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매각 시점 또한 보궐선거와 전혀 상관이 없다. 과거 여러 달에 걸쳐 매각이 이뤄졌기 때문에 정영모씨가 주장하는 횡령 의혹은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재단 관계자가 정씨에게 얼버무렸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내부 자료를 팩스로 보내주겠다고 하기도 했다”면서 정씨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