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정•전•대•핵(집단농장-정치범수용소-전체주의-대량아사-핵무기) 체제 해체를!
  • 인류 역사에서 가장 지독한 전체주의 지배자 김정일의 죽음은 세계사적 사건이다. 김정일은 1991년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도 집단농장과 정치범수용소로 구성된 전체주의 시스템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 죽었다. 인민 전체가 지능, 체격, 건강 등 모든 측면에서 뒤떨어진 ‘열등인종’이 되고 말았다. 137센티만 되어도 현역병으로 징집되는 ‘난장이 사회’가 되고 만 것이다.

    인민을 이토록 비참하게 만들어 놓고도 결사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위험한 게임을 진행해왔다. 한마디로 집•정•전•대•핵(집단농장, 정치범수용소, 전체주의, 대량아사, 핵무기) 다섯 글자로 요약되는 체제를 20년 가까이 끌어온 사람이 바로 김정일이다.


    1.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김정일의 죽음으로 북한 지배계급은 집•정•전•대•핵을 버리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우리는 진심으로 북한 지배계급이 개혁개방을 택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또한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결국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왜냐하면 북한 체제는 약 2천만에 달하는 민중뿐 아니라, 약 4~5백만 정도의 지배계급조차 먹여 살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북한과 같은 극악한 전체주의 사회에서는 민중 봉기가 일어나더라도 잔혹하게 진압되고 만다. 민중은 개만도 못 한 존재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배계급 내부의 불만은 치명적인 체제불안 요소다. 북한 지배계급이 개혁개방을 외면하면, 지배계급 내부의 반란 혹은 쿠데타에 의해 무너지게 된다. 마피아가 조직원을 먹여 살리지 못하면, 조직이 착취해 온 상인들이나 창녀들의 봉기에 의해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 간부의 손에 의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개혁개방은 집단농장과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1979년 중국, 1982년 베트남, 1991년 소련에서 모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사회가 자유스러워지고, 농업 생산력이 급증하고, 도시에 이농인구가 몰린다. 이농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공업과 무역이 성장하게 된다.
     
    이런 개혁개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기업, 지식인, 탈북자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북한 지배계급은 이 길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북한 민중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2. 통일 당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눈과 귀를 가리고 살아왔다. 우리 사회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이런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통일은 무슨 통일? 북한에게 좀 퍼주자. 먹고 살도록 해주자. 그리고 남한 안에서 우리끼리 알콩달콩 살자”

    그러나 통일은 ‘하는’ 것이 아니라 ‘당하는’ 것이다. 북한이 안으로부터 썩어서 주저앉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레 북한의 개혁개방을 떠맡게 될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이번에 ‘외부 조문’을 거절했다. 이는 중국이 보호해온 장남 김정남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이 중국 사절단에 섞여 들어 와서 그들의 보호를 받으며 돌아다니는 경우를 막기 위함이다. 김정남의 입국 자체를 막아야 할 정도로 김정은 체제는 취약하다. 김정은 체제가 내부 변란에 의해 무너지고 급조된 정치 권력이 들어서면서 우리가 북한의 개혁개방에 깊숙하게 관여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올 수 있다.
     
    박세일은 이 같은 상황이 우리에게 결코 부담스러운 것만은 아님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우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 우리의 경제는 연간 약 13% 성장하고 북한의 경제는 연간 약 20% 성장한다.”

    우리의 지원으로 북한의 광산개발, 경공업, 에너지, 농업, 어업, 축산업이 급성장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지불보증을 통해 매우 좋은 조건으로, 전세계의 투자자들이 북한에 철도, 도로, 발전소, 공장을 짓게 될 것이다.


    3. 복지 개념은 한반도 전체로 확대되어야 한다

    북한 민중은 연소득 150달러도 안 되는 극빈 생활을 한다고 추정된다. 반면 우리 고등학생에 대한 정부지원은 연간 4,500 달러를 넘는다. 한마디로 우리 고등학생 한 명을 지원하는 복지예산으로 북한 민중 30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이제 '우리끼리 알콩달콩' 식의 소모적 복지 논쟁을 그만두어야 한다. “삼성가의 손자에게까지 획일적으로 무상 급식을 주어야 한다”라는 식의 선동적인 이야기를 그만두어야 한다. 획일적 복지, 낭비적 복지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복지, 정말 소중한 복지, 정말 고마운 복지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복지 개념이 한반도 전체로 확대될 때 비로소 우리는 떳떳한 시민이 될 수 있다.

    4. 중국은 북한의 개혁개방에 협조해야 한다

    이제까지 중국은 북한 전체주의 체제를 보호하고 유지해 왔다. 이제 더 이상 그 같은 일을 하면 안 된다. 스스로 G2라고 자부심을 느낀다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인류 보편의 가치—자유, 정의, 인권—를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 세계 최악의 극빈 전체주의 체제를 온존시키는 것은 결코 G2 대국이 할 짓이 못된다.

    우리는 중국에게 말한다.
    “북한은 당신들이 먹을 수 있는 땅이 아니다.”
     
    북한 체제는 지난 60여년 동안 지극히 편협하고 배타적인 민족감정을 만들어 냈다. 탈북해서 중국에 숨어살면서 중국남자의 애를 배게 된 북한 여성이 잡혀 오면 국경경비대가 군화발로 여인의 배를 차서 애를 유산시킨다. 정상적인 낙태가 아니라 구타낙태, 혹은 구타유산이다. 이는 사람의 씨를 밴 것이 아니라 짐승의 씨를 배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편협하고 배타적인 민족감정에 취한 사람에게는 ‘중국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돼놈’ 혹은 ‘개돼지나 진배없는 더러운 종자들’만 존재할 뿐이다.

    중국이 북한을 먹는다? 민족감정이 악화되면 중국인들에 대한 테러, 중국계 기업 시설에 대한 방화와 파괴가 일상화될 것이다. 포스코가 인도에 공장을 지으려다 현지인들의 민족감정 때문에 물러섰던 일이 있다. 그렇다. 북한은 중국의 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에게 당당히 말해야 한다.
    “오르지 못 할 나무를 쳐다보지 말라”고.
     
    중국 최대의 이익은 북한으로 하여금 개혁개방으로 나서도록 하는 데에 있다. 중국이 그 같은 역할을 한다면 중국은 우리의 진정한 우방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저자의 이 칼럼 내용을 주제로 <저격수다>에서 '저격수들'이 정치토크쇼를 벌였다. 관심있는 분들의 청취를 기대한다,
     
     

  • 박성현 저술가. 서울대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최초의 전국 지하 학생운동조직이자 PD계열의 시발이 된 '전국민주학생연맹(학림)'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한국일보 기자, (주)나우콤 대표이사로 일했다.
    현재는 두두리 www.duduri.net 를 운영중이다.
    저서 :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망치로 정치하기>
    역서 : 니체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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