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늑대·흑우 이어 코요테까지 성공전문가 "코요테 복제는 상당한 진전…논문 없는 건 흠"
  • 황우석 박사팀이 멸종위기에 처한 코요테 복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연구팀의 동물복제기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7일 과학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복제에 성공한 동물은 개와 고양이, 늑대, 제주흑우(한우)등으로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국내 동물복제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황우석 박사와 서울대 이병천 교수가 2005년에 복제한 개 '스너피'다. 지난 96년 영국 로슬린연구소 이언 윌머트 박사팀이 면양 '돌리'를 복제한 이후 각국에서 젖소, 고양이, 염소, 돼지, 말 등이 잇따라 복제됐지만 개 복제에 성공한 것은 우리나라 연구팀이 처음이었다.

    당시까지 과학자들이 개 복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개가 다른 동물과 달리 난자가 미성숙한 단계에서 배란이 이뤄지는 데다 체외에서 성숙을 유도할 수 있는 체외배양 체계가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 박사와 이병천 교수팀은 보란 듯이 우리 연구팀의 독점기술인 '체세포 복제방식'을 이용해 개 복제에 성공했다.

    이후 황우석 박사와 이병천 교수는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태로 결별한 이후에도 각기 한국의 경찰견과 미국의 탐지견, 삽살개 등을 잇달아 복제해내는 성과를 올렸다.

    최근에는 이병천 교수팀이 단독으로 특정 항생제를 먹으면 녹색형광단백질(GFP)이 발현하는 형질전환 복제 개를 생산하기도 했다.

    고양이 복제에서는 개 복제보다 1년 전인 2004년 경상대 공일근 교수팀이 개가를 올렸다. 당시 공 교수팀은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해 복제 고양이 6마리를 생산했다.

    이 연구팀은 2007년에도 고양이의 피부세포에 바이러스를 이용해 붉은 빛을 내는 형광단백질(RFP) 유전자를 삽입한 뒤 이 세포를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 적색 형광단백질이 발현되는 형질전환 복제 고양이 생산에 성공했다.

    개와 고양이에 이어 이종 간 복제의 가능성을 연 복제동물은 늑대다. 이병천 교수와 황우석 박사팀의 합작품인 이 복제 늑대는 멸종 위기에 처한 회색늑대 2마리였다. 복제 방식은 회색늑대에서 얻은 체세포를 핵을 제거한 개의 난자에 이식해 대리모 개에 착상시키는 방식이었다.

    이후에도 국내 연구팀의 동물복제 성과는 계속됐다.

    2009년에는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팀과 ㈜미래생명공학연구소(연구소장 김은영)가 근근이 명맥만 잇고 있는 제주흑우 '씨수소(Ranking 1)'를 체세포 핵이식방법으로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복제된 흑우 역시 복제 대상인 흑우 씨수소의 귀에서 떼어낸 세포를 핵을 빼낸 난자에 넣어 복제수정란을 만든 다음 대리모 소의 자궁에 수정란을 이식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박 교수팀은 지난 11월에는 멸종 위기에 있는 제주 흑우 씨암소 복제에도 성공하면서 한국의 동물 복제기술을 세계에 과시했다.

    급기야 이 같은 한국의 독보적인 동물 복제기술은 코요테의 복제 성공 발표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코요테의 복제 성공은 염색체 수가 다른 '이종(異種)' 간 복제가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엄밀히 따지면 지금까지 체세포 복제방식으로 복제에 성공한 개, 고양이, 늑대, 소 등의 경우 동종(同種) 간 복제였던 셈이다. 따라서 이 기술이 제대로 상용화된다면 황우석 박사가 기대하고 있는 '매머드 복제'가 실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복제방식은 코요테도 역시 '체세포 핵이식'으로 동일했다. 연구팀은 코요테에서 떼어낸 세포를 개의 난자에 이식해 대리모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코요테 복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연구성과의 '검증'이 논란이 된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동물복제 성과를 언론에 발표하기 전에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놨다. 그럼에도 대다수 과학자는 코요테 복제 성공이 지닌 의미가 퇴색돼서는 안된다는 분위기다.

    황우석 박사는 "이번에 성공한 이종 간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하면 기후변화와 사회·환경적 요인에 취약한 생태계내 기타 품종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박세필 교수는 "코요테의 복제 성공은 지금까지 복제에 성공한 동물과 다른 의미가 있다"면서 "국내 복제기술 수준을 보여준 뜻깊은 연구 성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