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朴에 선거 지원 첫 공식 요청”“朴, ‘라이벌 입’ 나경원 직접 지원 의미 커”
  •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3일 10.26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에서는 친이-친박 간의 ‘화합무드’가 감지되고 있다.

    2007년 대선을 끝난 이후 4년간 양측은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낳아왔다. 대선 이듬해 치러진 총선에서 친박계 중진을 당시 친이계가 대거 공천 탈락시키면서 ‘한 지붕 두 가족’ 동거는 위태로움을 더했다.

  •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10.26 서울시장 보선 선거 지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10.26 서울시장 보선 선거 지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 연합뉴스

    친이계에서는 주요 선거 때마다 ‘대세론’, ‘역할론’을 들면서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당 지도부의 공식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였다.

    ‘현 정권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주요 현안에도 말을 아껴왔던 박 전 대표다. 그러니 지도부의 요청 없이 일부 의원들의 성화에 못이겨 선거 지원에 나서는 일은 원칙에 어긋나는일로 여겨졌다.

    박 전 대표는 4.27 재보선을 앞두고 “(선거는)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고 했고, 친박계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원칙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나 최고위원 출마로 양측간 해동의 기미가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의 움직임 속에 이같은 기류가 미세하나마 감지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조만간 절차를 밟아 박 전 대표에게 선거 지원을 공식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 시기는 내달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먼저 4일 서울시장 당 후보를 결정한 뒤 의원총회를 열고 ‘복지 당론’을 매듭지은 뒤라면 박 전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된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선(先) 복지 당론, 후(後) 선거지원’이라는 전제조건을 제시한 적이 있다.

    당초 친박계가 ‘나경원 카드’에 거부권을 행사,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으나 박 전 대표가 “그런 게 어디 있느냐”며 반박, 나 예비후보의 부담을 덜어줬다.

  • ▲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3일 10.26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에서는 친이-친박 간의 ‘화합무드’가 감지되고 있다. ⓒ 연합뉴스
    ▲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23일 10.26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에서는 친이-친박 간의 ‘화합무드’가 감지되고 있다. ⓒ 연합뉴스

    나 예비후보는 2007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바 있어 당내에서는 ‘골수 친이계’로 꼽힌다.

    박 전 대표가 선거지원에 적극 나설 경우, ‘친이-친박’이 정권 창출 이래 처음으로 한마음이 돼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라이벌의 입’이었던 나 최고위원을 직접 지원하게 된다면 큰 결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어서 마지못해 움직이는 것과는 다르다. 대승적 계파 해체의 의미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