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생중계 토론...박원순의 본선 경쟁력 의문 주장
  •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정 당내 경선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이 20일 MBC 생중계로 첫 TV토론을 가졌다.

    이들은 토론에서 범야권 후보 지지율 1위인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견제심리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천정배 박영선 추미애 신계륜(기호순) 등 4명의 후보는 여론조사상 박 변호사의 우위가 지속될 지 에 의문을 표했다.

    본선 경쟁력이 회의적이라는 시각으로 박 변호사를 향해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또 천 후보와 박 후보는 사안에 따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천 후보는 "박 변호사가 기호 8번으로 나갈 때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지할지 의문이다. 민주당 후보를 외부에 넘기면 패망의 길"이라고 박 변호사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은 4명의 후보에게 시선이 나눠져 있다. 실질적 여론조사의 출발은 민주당 후보가 선정된 이후로, (그 이후) 다시 여론조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후보는 "(박 변호사가) 외부에서 일시적으로 정당에 때리는 매로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는 있지만 계속 갈 순 없다. 우리 후보들이 뜰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 후보는 "안철수 바람으로 일어난 박 변호사 지지가 민주당 지지층과 동일하진 않다. 양 지지층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변호사가 단일후보로 선출될 경우 민주당에 입당하는 문제에 대해 박, 추 후보는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

    반면 천 후보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신 후보는 "속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 ▲ 20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경선후보자 TV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천정배, 신계륜, 박영선 후보자.ⓒ 연합뉴스
    ▲ 20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선거 경선후보자 TV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천정배, 신계륜, 박영선 후보자.ⓒ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선의 자력 승리를 확신하지 못해 야권 단일화까지 해야 하는 민주당의 처지를 놓고는 후보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천 후보는 "민주당이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안풍(安風)이 불고 참혹한 지경에 빠졌다"며 당 주류인 손학규 대표를 겨냥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지도부 중 내년 대선을 겨냥해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가운데 흐트러진 모습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온 천 후보를 향해 '잽'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추 후보는 "당이 변화를 놓치고 당내 상황에 매몰됐다"고 진단했고, 신 후보는 "안풍에서 보듯 당이 10~30대의 요구를 몰랐다"고 말했다.

    천 후보와 박 후보는 서울시립대 등록금 인하 공약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 후보가 "제가 반값등록금을 공약했더니 천 후보가 무료로 하겠다고 했다"고 하자 천 후보는 "박 의원이 말하기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천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2007년 FTA 조기비준을 촉구하다 지금은 입장이 비준 반대로 바뀌었다는 취지로 지적하고 나섰다.

    "FTA가 주권침해 조항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 찬성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이 덜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인해 이익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참여정부의 법무부 장관이라는) 관료를 했던 분이어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바로 반격했다.